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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진 대표님

  • “죽여! 빨리 죽여!!”
  • 폭탄 머리 남자가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자 주위의 깡패들은 그제야 반응했다.
  • 눈앞의 남자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겨우 한 명뿐인데 그들이 두려워할 이유가 있겠는가?
  • 곧 십여 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염우영에게 달려들었다.
  • 그들은 각자 손에 다양한 무기를 들고 있었다!
  • 이 모습을 본 조효성은 두피가 저려 옴짝달싹 못했다.
  • 장미란은 기회를 틈타 차를 몰고 도망쳤다. 이건 그녀와 상관없는 일이다!
  • 그러나 일정 거리를 운전한 뒤 그녀는 뜻밖에도 스스로 차를 멈추었다.
  • 백미러를 통해 뒤의 광경을 본 장미란은 깜짝 놀라 차에서 뛰어내렸다.
  • 염우영 혼자 십여 명의 깡패들을 상대해 싸움에서 이겼다!
  • “이거 진짜야?!”
  • 건장한 사내가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을 본 장미란은 놀라서 두피가 저려왔다!
  •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조효성도 휘청거리며 일어났고 두 다리는 아직도 후들거렸다. 그러다가 염우영을 향한 존경심에 또다시 무릎을 꿇었다!
  • 이 남자, 정말 대단하다!
  • 염우영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스는 그들의 영혼까지 완전히 흔들어놓았다!
  • “퉤!”
  • 염우영은 입 안에 고인 피를 한 번 뱉어내고는 한 손으로 폭탄 머리 남자의 머리를 들어 올려 차갑게 물었다.
  • “이젠 웅 씨 어르신이 어디 있는지 말해줄 수 있겠어?”
  • 십여 명의 사내를 때려눕힌 염우영도 몸에 부상을 입었고 온몸에 핏자국이 묻은 그에게서는 살기가 감돌아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 “말… 말할게!”
  • 폭탄 머리 남자는 눈앞의 남자가 분명 사람을 죽여봤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무서운 살기를 뿜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 그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말했다.
  • “웅 씨 어르신의 낮 일정은 나도 잘 몰라, 연락도 안 되고. 다만 요즘엔 헤븐 클럽의 아가씨한테 빠져있어서 아마 밤에는 그곳에 계실 거야!”
  • 헤븐 클럽?
  • 운성 사람으로서 염우영도 물론 이곳을 알고 있다. 클럽 안은 너무 커서 한 사람을 찾아내는 게 결코 쉽지 않다.
  • 하지만 진유월의 준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그는 어쩔 수 없이 가야 했다.
  • 염우영은 폭탄 머리 남자를 놓아주고는 뒤돌아 그곳을 떠났다.
  • 극도의 충격을 받은 조효성은 그제야 겨우 입을 다물고 서둘러 염우영의 뒤를 쫓아갔다.
  • “우영 씨… 아니, 우영 형님, 설마 진짜 웅 씨 어르신을 찾아가실 건 아니겠죠?”
  • 조효성의 질문에 장미란도 염우영을 주시했고 여전히 공포와 불안에 떨었다.
  • “네, 난 반드시 이 사람들을 쫓아내고 운건이 제시간에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 염우영의 대답에 조효성은 깜짝 놀랐다!
  • 장미란은 더욱 경악했다!
  • 이 남자는 가난해서 미친 걸까? 돈을 위해서 그녀보다 더 미친 짓을 하다니!
  • 염우영은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든 상관하지 않고 포엠 아파트로 돌아가 상처를 처리하고 이틀 휴가를 냈다.
  • 천강 그룹, 진유월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퇴근시간에도 회의를 하고 있었다.
  • 회의에서는 천강 그룹의 전략 창고 프로젝트를 다음 달 초에 가동하지 못할 경우 대량의 오더를 날리게 되고 대략 천칠백억의 이윤을 손해 볼 것이라고 예측했다.
  • 그룹 주주들이 주는 압박에 진유월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 그제야 그녀는 염우영을 떠올렸다.
  • 하루가 지났는데도 그는 그녀에게 진행 상황을 보고하지 않았다!
  • 역시 그 남자는 믿을 수 없었다!
  • “소윤, 당장 운건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진행 상황 정확히 알아보고 보고해!”
  • “네, 진 대표님!”
  • 하소윤은 얼른 대답했다.
  • 그녀는 진유월의 비서로 가장 큰 직책은 진 대표에게 각종 업무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것이다.
  • 몇 분 후, 그녀는 진유월에게 다가가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보고했다.
  • “진 대표님, 운건 프로젝트는 여전히 방치되어 있는 상태이고 이번 달까지 마무리하지 못할 것 같아요. 오늘 천강 그룹의 담당자가 현장 답사를 갔다가 거기에 죽치고 있는 깡패들과 한판 붙었다고 합니다!”
  • “뭐?!”
  • 진유월의 흥분한 모습에 하소윤은 깜짝 놀랐다!
  • 진유월의 옆에 앉아 있던 진윤서는 더욱 놀란 표정으로 사촌언니를 바라보았다. 그녀 기억 속의 사촌언니는 늘 빙산 같은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었고 한 번도 이런 표정을 짓는 걸 본 적이 없었다!
  • “우리 측 담당자는 지금 어떤 상황이래?”
  • 진유월은 긴장한 듯 물었다.
  • 염우영 그 자식은 바보인가?
  • 그 깡패들을 쫓아내지 못한다고 해도 천강 그룹과는 상관이 없다!
  • 싸움이 났다고 해도 프로젝트를 맡은 운건의 사람이 싸워야지 그가 왜 나선단 말인가?
  • “싸움을 끝내고 돌아갔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상황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 염우영이 대표님의 남편인 줄 모르는 하소윤은 진 대표님이 왜 그 남자를 신경 쓰는지 궁금했다. 이건 진 대표님의 평소 스타일이 아니었다!
  • “회의 마칩니다!”
  • 진유월은 바로 일어나서 회의실을 나갔다.
  • 평소와 다른 것 같은 진 대표의 모습에 천강 그룹의 고위층 인사들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 깜짝 놀란 진윤서는 얼른 물었다.
  • “소윤 씨, 천강 그룹 대표로 누가 현장에 간 거예요? 이름이 뭔데요?”
  • “셋째 아가씨, 그 남자 이름은 염우영입니다. 진 대표님이 직접 임명하신 분이에요!”
  • “오! 그렇군요!”
  • 진윤서는 무언가 깨달은 듯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 다른 사람들은 아직 발견 못했을지 몰라도 그녀는 이미 알 것 같았다. 빙산처럼 차갑던 사촌언니가 그 남자로 인해 조금씩 녹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 포엠 아파트로 돌아와 문을 열자 진유월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닥에 널린 피 묻은 거즈였다.
  • 염우영은 마침 상처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 이 모습을 본 진유월은 순간 미간을 찌푸렸고 차갑게 물었다.
  • “죽는 게 무섭지 않나 봐요? 어떻게 혼자서 그 사람들과 싸울 생각을 했어요?”
  • 염우영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한 번 쳐다보고는 대답을 하지 않고 계속 거즈를 감았다.
  • “이 자식이…”
  • 진유월은 아주 화가 났다. 어떤 장소에서든, 어떤 사람을 상대하든 감히 그녀의 말을 무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이 남자는 죽고 싶은 걸까?
  • 하지만 염우영의 온몸에 난 상처와 아직도 피가 나는 등을 보니 그녀는 참지 못하고 그에게 다가가 약을 발라주었다.
  • 염우영은 돈을 위해서든, 그녀를 집에 데려가기 위해서든, 목적이 무엇이든 그녀의 일을 돕고 있다!
  • 진유월의 손이 그의 등에 닿자 염우영은 몸을 움찔했다!
  • 정말 뜻밖이었다!
  • 그가 착각한 걸까? 이 오만한 여자가 그에게 약을 발라주다니?
  • 자신의 피가 진유월에게 묻을 까봐 염우영은 무의식적으로 그녀와 거리를 두었다.
  • “움직이지 말아요!”
  • 진유월의 말에는 마력이 있는 듯 염우영은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 이내 진유월은 남은 소독약을 부어 전혀 측은한 마음이 없이 거칠게 상처에 문질렀다.
  • 마치 밀가루를 밀 듯이!
  • “아아…”
  • 염우영은 너무 아파 펄쩍 뛰면서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 “날 살해할 생각이에요?”
  • 진유월은 무표정으로 대답했다.
  • “아픈 걸 무서워하긴 하네요? 그 깡패들과 혈투를 벌였다길래 난 우영 씨가 불사신이라도 되는 줄 알았어요!”
  • 그녀의 이런 모습에 염우영은 화가 났다!
  • 염우영은 당신을 도와주기 위해 그런 것 아니냐고 큰소리로 말하고 싶었으나 목구멍까지 튀어나온 말을 다시 집어삼켰다!
  • 비록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진유월은 흥분한 그의 모습에서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 “앉아요!”
  • 진유월은 또 차갑게 명령했다.
  • 염우영은 미간을 찌푸렸지만 등의 상처는 혼자 약을 바를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 의외로 진유월의 손길은 많이 부드러워졌다!
  • 이 광경을 천강 그룹의 사람, 특히 진윤서가 봤다면 분명 세계관이 붕괴됐을 것이다!
  • 안하무인인 진 대표가 남자한테 약을 발라주다니?!
  • “만약 내일 운건에서 공사팀을 투입해 착공하지 못한다면 이번 달에는 절대 완공할 수 없을 거예요. 도대체 그 사람들을 쫓아낼 수는 있는 거예요?”
  • 진유월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물었다.
  • 사실 사람을 죽이지 않는 전제 하에서 그녀도 그 불량배들을 쫓아낼 방법이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진작에 손을 썼을 것이다!
  • 그러나 염우영은 그녀를 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 “오늘 밤, 답을 들고 올게요!”
  • 진유월은 잠시 멈칫하더니 예쁜 눈동자로 온몸이 핏자국인 남자를 주시했으며 뜻밖에도 그 순간 그에게 조금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