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운이 좋은 편
- 이휘도가 발을 들어 소진표의 무릎 위로 그대로 내리찍었다.
- “뿌드득.”
-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귀를 찔렀다.
- “으아악——!”
- 소진표의 눈이 뒤집혔고, 돼지를 도살할 때 나는 듯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 하지만 이휘도의 얼굴은 여전히 차분했다. 그는 다시 발을 들어 다른 쪽 무릎을 향해 내리찍으려 했다.
- 그때, 유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 “내 충고 하나 하지. 그만두는 게 좋을 거야.”
- 이휘도가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 “오? 왜?”
- “지금 네가 저지르면, 후회할 날이 반드시 올 거야. 그때가 되면 너 하나만 위험한 게 아니야. 이 집안 전체가 너 때문에 몰살당할 거라고. 소 씨 가문의 힘은 네가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
- 이휘도는 비웃듯 미소를 지었다.
- 그는 ‘전투의 신’이라 불리던 자였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테러 조직을 소탕했으며, 전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명문 가문들이 그의 발밑에서 무너졌는지 셀 수도 없었다.
- 그 가문들 역시, 한때는 그를 이런 식으로 위협한 적이 있었다.
- 하지만 지금은…
- “알고 있나? 예전에도 똑같은 말을 들었지. 근데 그놈들 무덤 위에 풀이 벌써 한 자는 자랐더군.”
- 이휘도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발을 내리찍었다.
- “뿌드득.”
- 또 한 번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 “으아아악——!”
- 소진표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다시 한 번 비명을 질렀고, 결국 그 고통 속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 양쪽 무릎이 모두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아무리 뛰어난 의사라도 그의 다리를 온전히 회복시키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 어찌 보면 그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 임유비가 옆에 있지 않았다면, 이휘도는 그를 죽였을지도 모른다. 이휘도에게 소진표 같은 존재는 개미에 불과했다. 소 씨 가문조차도 그의 눈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 그때 임유비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 평소 자신과 가족을 괴롭히던 그 기세등등한 소 씨 가문의 도련님이 이렇게 처참하게 발에 짓밟히는 모습을 상상조차 못했다.
- 하지만 충격이 가시자 남은 것은 오직 통쾌함뿐이었다.
- 속이 다 시원했다. 이휘도의 행동은 그녀의 억눌린 분노를 완전히 해소시켜 주었다.
- 칼자국이나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이휘도가 악마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임유비에게 그는 영웅이었다.
- 어쨌든 이휘도가 이런 일을 벌인 건 그녀와 그녀의 가족을 위해서였다.
-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지만, 이휘도가 멍청한 사람은 아니라는 건 분명했다. 이런 일을 저지를 배짱이 있었다면, 그만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 다만 임유비는 여전히 궁금했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잘생긴 남자일 뿐인데, 그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 “넌 끝났어. 진짜로 끝났다고. 소 씨 가문이 반드시 너희를 죽일 거야.”
- 유는 공포에 질린 얼굴로 이휘도를 바라보았다. 그가 이 정도까지 나설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
- 소 씨 가문이 그를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안 드는 걸까?
- 그의 위협에도 이휘도는 그저 비웃을 뿐이었다. 마치 성가신 파리라도 쫓는 듯 손을 휘저었다.
- “내 기분이 좋을 때, 저 쓰레기 데리고 빨리 꺼져. 그리고 소 씨 가문의 가주에게 전해. 복수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해보라고. 어떤 수라도 다 받아줄 테니까.”
- 이휘도는 당장이라도 그들을 완전히 박살낼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면 장면이 지나치게 잔혹해질 것 같았다.
- 그리고 무엇보다, 임유비가 그런 피비린내 나는 광경을 보게 하고 싶지 않았다.
- 유는 몸부림치며 일어나려 했지만 끝내 일어서지 못했고, 결국 칼자국이 소진표와 유를 부축해 차에 태우고는 서둘러 떠났다.
- 그들이 사라진 후, 이휘도는 임유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 이휘도는 코를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 “왜 그렇게 쳐다보는 거예요?”
- “고마워요.”
- 임유비는 진심 어린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했다.
- 그녀도 알고 있었다. 만약 이휘도가 없었다면, 지금쯤 자신은 소진표에게 짓밟혔을 게 분명했다.
- 이 남자는 분명 그녀의 은인이었다.
- “뭘, 별것도 아닌 걸로.”
- 이휘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 “말했잖아요, 난 원래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저런 인간 쓰레기는 제대로 혼나야죠.”
- “하지만 그 사람은 소 씨 가문의 도련님이잖아요…”
- 임유비는 여전히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 소 씨 가문은 동해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존재였다. 임유비 같은 평범한 사람은 그들과 상대할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 “나만 믿어요. 내가 있는 한 그 사람들이 당신을 다시는 건드리지 못할 거예요.”
- 이휘도는 진지한 표정으로 약속했다.
- 만약 그가 이 가족조차 지켜주지 못한다면, 그는 더 이상 ‘동방의 전투의 신’이라 불릴 자격이 없었다.
- 그의 강한 확신이 담긴 눈빛을 보고, 임유비는 완전히 안심할 수 있었다.
-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 “가요. 생활용품 사러.”
- 이휘도는 온화한 눈빛으로 임유비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순수한 미소는 그가 평생을 바쳐 지킬만한 가치가 있었다.
- 그렇게 임유비의 안내에 따라, 두 사람은 집 근처 마트로 생활용품을 사러 갔다.
- …
- 한편, 그 시각.
- 유은정은 동방 은행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이 은행은 세계 최대 은행 중 하나로, 전 세계에 지점을 두고 있었다. 많은 동방 사람들이 이곳에 돈을 맡기고 있었고, 그녀도 그 중 한 명이었다.
- 유은정이 은행에 온 이유는 돈을 찾기 위해서였다. 아까 너무 급하게 나오느라 시장에 도착할 즈음에야 자신이 돈을 깜빡하고 안 가져온 걸 깨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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