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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내분

  • 그룹은 시 중심에 있는 35층짜리 상업 빌딩에 위치해 있다.
  • 본래 이 빌딩은 맹씨 그룹의 본부였다. 헌원 그룹을 건설하기 위해 맹씨 그룹은 단체로 이사를 갔고 이 빌딩을 비워놓았다.
  • 빌딩 주변 큰길 하나의 범위 내에 모두 계엄이 내려졌다. 무장경찰 부대가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그 장면이 얼마나 성대한지를 미루어 알 수 있다.
  • 진군과 주임림은 그녀의 아우디를 몰고 빌딩 문 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주임림은 경계가 이렇게 삼엄한 걸 보자 조금 당황했다.
  • “군이 오빠, 아니면 됐어요. 정 안되면 제가 다른 방법을 찾아볼게요.”
  • 만약 보통 개업식이라면 주임림이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헌원 그룹의 개업식은 이렇게 성대하고 안조 태세가 강했다. 더군다나 그녀는 인맥이 넓지 않았기에 들어가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다.
  • 진군이 그를 따라가기만 한다고 말한 거에 대해서 주임림은 애초에 믿지 않았다. 어쨌든 그녀도 주씨 가문의 아가씨고 동해에서 몇 년 동안 사업했기에 그녀도 체면이 있다.
  • ‘진군은 금방 외지에서 돌아와 이곳이 낯설고 물설텐데 무슨 인맥이 있을까?’
  • 그 당시 진씨 가문과 관계가 좋았던 가문들도 몰락하지 않으면 배신했기에 그들은 진군을 도와 줄리가 없다.
  • “그럴 필요 없어. 그냥 들어가면 돼.”
  • 주임림은 조금 난감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진군이 이미 그녀를 잡아끌며 안으로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 “군이 오빠, 아니면 저희 그냥 돌아갈까요?”
  • 진군이 웃으며 말했다.
  • “걱정 마.”
  • 말하면서 두 사람은 보안 검사하는 곳까지 걸어갔다. 주임림은 아주 어이가 없었다. 왜 자신이 군이 오빠를 따라 터무니없이 구는 건지 몰랐다. 만약 정말로 쫓겨난다면 내일 체면이 깎이는 건 바로 그녀의 주씨 가문이다.
  • “여사님, 신분증을 보여 주세요.”
  • 주임림이 딴생각하고 있을 때 이미 그녀의 차례가 왔다. 어쩔 수 없이 눈 딱 감고 신분증을 꺼냈다.
  • “띠.”
  • “여사님, 들어가세요.”
  • 주임림은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 ‘들어가라고? 내가 잘못 들었나?’
  • “저 맞아요? 제가 들어갈 수 있다고요?”
  • 무장경찰은 무표정으로 말했다.
  • “당연하죠.”
  • 주임림과 진군 두 사람은 보안 검사를 지나 회의장에 들어갔다.
  • 그녀는 어리둥절했다.
  • ‘군이 오빠가 정말 나를 데리고 들어왔다니? 말도 안 돼! 주씨 가문에서 분명 두 사람밖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내 신분증으로도 들어올 수 있는 거야?’
  • 바로 주임림이 놀라워하는 한편 기뻐하고 있을 때 주명 부자가 갑자기 걸어왔다.
  • “주임림!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야!”
  • 큰 아버지와 주문도를 보자 주임림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 “제가 왜 여기에 있는지, 당신들과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
  • 주명은 안색이 새파래졌다.
  • “너희들 간이 부었구나! 감히 몰래 들어오다니?! 너희들 여기 어딘지는 알고 있어?!”
  • 주씨 가문에서 총 두 사람밖에 들어올 수 없고 주명과 주문도가 이미 들어왔기에 주임림은 무조건 들어올 수가 없다. 그런 그녀가 지금 회의장에 나타났으니 몰래 들어온 것이 분명했다.
  • 이 여자는 담이 너무 크다!
  • “너 들키기만 하면 너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야. 우리 주씨 가문이 말려들 거라고. 이 책임, 너 감당할 수 있겠어?!”
  • 주임림은 미간이 찌푸려졌다.
  • “저희는 몰래 들어온 게 아니라 신분증을 긁고 들어온 거니까 헛소리하지 마세요!”
  • 주명이 코웃음 쳤다.
  • “신분증을 긁어? 너희들이 무슨 자격으로?”
  • “주임림 네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모를까, 네가 뭐라고 입장 자격을 가질 수 있는건데? 내가 세 살 아이로 보여?”
  • 주임림이 말했다.
  • “군이 오빠가 절 데리고 들어온 거니까 트집 잡지 마시죠, 그렇지 않으면 창피 당하는 사람은 당신들이니까!”
  • 주명이 크게 웃었다.
  • “진군? 진군이 널 데리고 들어왔다고? 주임림 너 머리가 잘못된 거 아니야?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어? 이런 사람이랑 어울려 다니며 나쁜 것만 배웠네. 안되겠다, 너희들 들어가면 안 돼, 그렇지 않으면 주씨 가문이 망신 당할 거야!”
  • 주명은 원래 이기적인 사람이다. 주임림과 진군이 몰래 들어온 게 발견되기만 하면 화를 입는 건 무조건 전체 주씨 가문이지 주임림 한 사람이 아니다.
  • 다른 사람한테 발견되느니 차라리 그가 일찌감치 고발하는 게 낫다.
  • “경호원! 경호원!”
  • 주명이 갑자기 소리쳤다. 이윽고 뭇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들에게 쏠렸고 경호원 두 명도 걸어왔다.
  • “무슨 일이세요?”
  • 주명이 주임림을 가리키며 말했다.
  • “이 사람들 초대장 없어요, 몰래 들어온 거라고요! 얼른 내보내요!”
  • 순간 뭇사람들이 흥미진진하다는 눈빛으로 보았다.
  • ‘내분이 일어났어! 주씨 가문 사람이 왜 자기네 집 사람과 맞서 싸우고 있는 거야? 서로 고발하다니? 이거 참 재밌네.’
  • 경호원 두 명이 다가왔다. 진군과 주임림의 신분증을 받은 후 재차 검사했다.
  • “문제없어요. 두 분은 입장 자격이 있으시고 VIP 자리에요.”
  • 말이 끝나자 주명은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요! 어떻게 들어올 자격이 있다는 거죠, 그것도 VIP? 잘못 알고 있으신 거예요, 당신들 무조건 잘못 본 거예요!”
  • 주명은 크게 소리쳤는데 보는 사람들은 아주 짜증 났다.
  • 본래 진군은 그들을 상대하기 귀찮았지만 생각 밖에도 그들이 막 기어올랐다.
  • 핸드폰을 꺼내 또 맹문강의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 “선배 저 맹문강이에요, 무슨 분부가 있으세요?”
  • “주씨 가문의 주명과 주문도의 입찰 자격을 취소해.”
  • 진군의 말이 끝나자 주명이 웃었다.
  • “진군, 너 내 앞에서 무슨 허세를 부리고 있어? 다른 사람 앞이라면 몰라도 내 앞에서까지 허세를 부려? 내가 네 상황을 모르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 “네 전화 한 통이면 우리 자격을 취소할 수 있다고? 꿈 깨!”
  • 주명이 이곳에서 허풍을 떨고 있을 때 경호원의 무전기가 울렸다.
  • “팀장님, 말씀하세요!”
  • “맹 사장님께서 주씨 가문의 주명과 주문도의 입찰 자격을 취소하셨고 그들을 내쫓아라고 통지하셨어.”
  • 소리가 크지 않았지만 모든 사람들 귀에 다 들렸다.
  • ‘자격을 취소했다고? 정말 취소했다고? 그것도 맹 사장님께서 직접 통지하신 거라니?’
  • 진군의 전화 한 통 때문에 그들 두 사람의 자격을 취소하다니, 진군을 바라보던 무사람들의 표정에 변화가 생겼다. 그들은 속으로 이 젊은이가 도대체 무슨 정체인지 궁금해졌다.
  • 경호원은 무표정으로 두 사람 앞에 걸어가 말했다.
  • “두 분 자격이 취소되었으니 회의장을 나가주세요.”
  • 주명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 “뭐라고요? 당신들 잘못 알고 있어요. 전 주씨 가문의 주명이고 이건 제 아들 주문도예요. 저희 둘은 입찰 자격이 있단 말이에요!”
  • 경호원의 표정이 엄숙해졌다.
  • “지금은 없으니까 얼른 나가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저희가 강제로 내보낼 거예요.”
  • 주명은 멍해졌다.
  • “지금 없다는 건 무슨 말이에요? 그럴 리가 없어요, 책임자는 어디 있어요, 당신들 책임자 불러요. 전에 저희 다 말해…”
  • 주명이 투덜거리고 있을 때 몇몇 경호원들이 바로 그들을 쓰러뜨리고는 들어 밖에 던져버렸다. 전에 왕씨 부자와 똑같았다.
  • 주임림은 고개를 돌리고 매우 놀란 얼굴로 진군을 바라보았다.
  • ‘주명 부자가 짧은 몇 분 안에 자격이 취소되었는데 설마 정말로 진군의 전화 한 통 때문인 건가?’
  • 이에 진군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
  • “임림아, 우리 빨리 가서 자리에 앉자.”
  • 시간이 거의 다 되자 주임림도 더 깊게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얼른 정면 홀에 들어가 자신의 차리를 찾아 앉았다.
  • 주임림은 자리에 앉고 나서야 발견했다. 이건 VIP 자리가 아니라 그야말로 핵심 위치였다. 앞줄 정중앙이었고 눈앞 2미터 되는 곳이 바로 단상이었다.
  • ‘이 자리 너무 좋은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