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18화 특수부대

  • 방규언은 흠칫하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입꼬리에 경련을 일으키며 마치 터무니없는 소리를 들었다는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 “하하하,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나한테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라고?”
  • 그는 손을 내밀어 영주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말을 이었다.
  • “네까짓 게 뭔데 감히 나한테 그딴 소릴 지껄여?!”
  • 영주혁이 싸늘하게 그의 손을 치우고 또박또박 힘주어 말했다.
  •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
  • “네가 뭘 어쩔 건데?”
  • 순간 두 사람이 팽팽하게 신경전을 벌였다.
  • 도유진은 두 사람 모두 쉽게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수습하려 애썼다.
  • “됐어요. 다들 그만해요.”
  • 방규언이 그녀를 째리더니 말했다.
  • “네가 온나리 대신 나랑 잘래?”
  • “당신 입 조심해! 난 민은찬의 약혼녀야!”
  • “민은찬이 뭔데?”
  • 방규언이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
  • “고작 재벌가의 도련님 주제에 내가 신경이나 쓸 것 같아?”
  • 도유진은 반박하지 못하고 그저 씩씩대며 다시 영주혁의 뒤에 숨었다.
  • 방규언이 앞으로 나서며 영주혁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불과 10cm도 되지 않았다. 그는 험악한 표정으로 턱을 들고 침을 튀기며 말했다.
  • “꿇을 사람은 너지! 지금 당장 꿇고 내 신발을 핥는다면 내가 자비를 베풀어 안에 들어가서 식사를 하게 해 주지!”
  • 말을 하며 발을 들어 보이고는 계속하여 말을 이었다.
  • “방금 껌을 밟은 것 같은데, 깨끗하게 핥아.”
  • 영주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보며 말했다.
  • “방규언이라고 했지? 당신 너무 건방 떠는 거 아냐?”
  • “X 발! 여긴 내 구역이야! 내가 어떻게 하든 그건 내 자유라고!”
  • “당신 구역?”
  • 영주혁이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웃었다.
  • “곧 여긴 당신 구역이 아니게 될 거야.”
  • “그게 무슨 말이야?”
  • 영주혁은 폰을 들고 담담하게 답했다.
  • “내 전화 한 통이면 여기 코드인 호텔은 주인이 바뀌게 돼.”
  • 그의 말에 방규언이 미친 듯이 웃으며 말했다.
  • “하하하, 내가 키우는 개보다도 못한 놈이 감히 그런 소릴 지껄여?!”
  • 주위의 사람들도 폭소를 터뜨렸고 직원과 보디가드들은 영주혁이 모자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의 눈빛은 모두 같은 생각을 품고 있었다.
  • ‘대체 어느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환자야?’
  • 코드인 호텔은 코드인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성운시를 통틀어 저런 소리를 입에 담을 수 있는 재벌은 없었다.
  • “허세가 정말 너무하네.”
  • “저건 허세를 넘었어. 허언증이 습관인 사람이군.”
  • “하하. 많은 재벌들을 모셨지만 저렇게 뻔뻔한 사람은 정말 처음이라니까!”
  • 사람들의 비아냥거리는 소리에 도유진은 영주혁의 옷자락을 잡으며 작게 말했다.
  • “그냥 가요. 방가네는 쉽게 건드릴 수 있는 가문이 아니에요...”
  • 그녀는 영주혁의 재산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100억의 반지와 코드인 호텔 인수는 같은 레벨이 아니었다.
  • 그녀는 영주혁이 그런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 온나리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주혁아, 진정해. 내가 방규언에게 복수할 방법을 생각해 볼게.”
  • 그녀는 자신의 비즈니스 능력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기에 10년가량의 시간을 들인다면 분명 자신도 방가네 규모를 뛰어넘는 사업을 일궈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어딜 가려고?”
  • 방규언이 으르렁대며 말했다.
  • “허세 잔뜩 부리고 도망가려고? 생각도 야무지군.”
  • 그는 잔뜩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영주혁을 보며 말했다.
  • “너에게 전화할 시간을 주지! 네가 남자라면 여기서 어디 네가 한 말을 증명해 봐.”
  • 사람들도 재밌다는 듯이 그들을 지켜보았다.
  • “좋아.”
  • 영주혁이 바로 전화를 걸었다.
  • “천괴, 지금 당장 코드인 호텔을 인수하고 경안구 부대에서 특수부대를 보내 호텔을 봉쇄하도록 해. 15분 줄게.”
  • “하하하하...”
  • 그의 말에 방규언이 몸을 뒤로 젖히며 웃어댔다.
  • “15분? 특수부대? 너 정말 웃기는 놈이구나!”
  • 한참을 웃던 그는 순간 정색하더니 음험한 표정으로 말했다.
  • “만약 15분 뒤에 네 말대로 되지 않는다면 그땐 반드시 꿇고 내 신발을 핥아야 할 거야.”
  • 14분 뒤. 방규언은 손목에 찬 롤렉스 시계를 보며 말했다.
  • “1분 남았어. 신발 핥을 준비는 된 거지?”
  •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코드인 호텔의 매니저가 사람들을 데리고 땀을 뻘뻘 흘리며 헐레벌떡 달려왔다.
  • “사장님, 방금 들은 소식인데요. 여길 누가 인수했다고 합니다!”
  • 뭐?!
  • 방규언은 벼락에 맞은 것만 같았고 주위 모든 사람들 역시 깜짝 놀랐다.
  • 방규언은 멍하니 매니저를 보며 입을 열었다.
  • “그게 무슨 소리야? 인수라니? 누가 감히 코드인 호텔을 인수해?”
  • “제울그룹이라고 합니다.”
  • 매니저나 얼른 답했다.
  • 제울그룹이라는 말에 사람들이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
  • 그 거대한 그룹은 어제 막 경안구에 자리를 잡았는데 오늘 바로 코드인 호텔을 인수하다니.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 방규언은 몸을 부르르 떨며 믿을 수가 없다는 듯이 영주혁을 보며 고개를 저으면서 중얼거렸다.
  • “이... 이건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 매니저는 앞으로 나서며 폰을 방규언에게 내밀며 말했다.
  • “사장님, 계약서도 모두 체결이 되었습니다.”
  • 방규언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그의 뒤에 있던 직원들과 보디가드들도 그와 다를 바가 없었다.
  • 이 짧은 시간 동안 코드인 호텔의 주인이 바뀔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 사람들의 경악한 시선 속에서 매니저가 영주혁의 앞에 다가가 허리를 숙이며 예를 갖추었다.
  • “제울그룹에서 전하길 영주혁 님은 호텔의 VVIP 고객이라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예약할 필요 없이 모든 특권을 누리시면 되겠습니다.”
  • “헉...”
  • 그의 말에 호텔의 모든 직원들이 입을 떡 벌렸다.
  • 코드인 호텔이 지어지고 나서 그들은 수많은 재벌들과 명문자제를 대접했지만 이런 대접을 받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 영주혁을 모욕하던 직원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고 감전이라도 된 듯 몸을 떨었다.
  • “아... 아니야...”
  • 방규언이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 “집에 가서 아버지께 물어야겠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어떻게 코드인 호텔을 팔 수가 있어?!”
  • “어딜 가려고?”
  • 영주혁이 그의 멱살을 잡으며 싸늘하게 말했다.
  • “허세 잔뜩 부리고 도망가려고? 생각도 야무지군.”
  •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방규언의 말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 “너... 무슨 짓이야?”
  • 방규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 “쿵쿵쿵...”
  • 열 대가 넘는 군용 헬기가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코드인 호텔의 창가에 등장했다.
  • 곧이어
  • “펑!”
  • “펑!”
  • “펑!”
  • 벽 하나를 채운 창문이 그대로 깨지고 말았다.
  • 그 뒤로 20여 명의 무장을 한 특수부대 대원들이 창문을 통해 안쪽으로 진입했다.
  • 가볍게 착지한 뒤 얼른 영주혁의 앞에 질서 있게 다가가 부채 형의 대열로 그를 등지고 한쪽 무릎을 바닥에 꿇고 앉았다.
  • 가지런한 총구가 방규언 일당을 조준했다.
  • 그와 동시에 무전기에서 소리가 전해졌다.
  • “1층, 제압 완료!”
  • “2층, 제압 완료!”
  • “3층, 제압 완료!”
  • ...
  • “저격수 1번 준비 끝!”
  • “저격수 2번 준비 끝!”
  • ...
  •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너무도 놀란 나머지 정신을 놓을 것 같았다.
  • 정말 특수부대가 소환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