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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너는 자격이 없어!

  • “영주혁 씨,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 나서희는 혼혈인으로서 혼혈의 특성상 그녀의 몸매는 D국 사람들보다 우월했다.
  • 영주혁의 앞에 무릎을 꿇자 그녀의 그런 몸매가 여실히 드러났다.
  • “왜 저한테 사과를 하세요?”
  • 영주혁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 “제가 당신을 해고한 것도 아닌데요.”
  • “영주혁 씨만 저를 용서해 주신다면 뭐든 다 할게요. 저 진짜 해고당하면 안 돼요!”
  • “뭐든 다 한다고요? 예를 들면?”
  • 나서희는 고개를 들어 애원의 눈빛으로 영주혁을 보며 답했다.
  • “그 어떤 요구라고 해도 좋아요. 함께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어요!”
  • 나서희는 말하며 가슴을 내밀며 자신의 몸매를 영주혁에게 어필했다.
  • 그녀는 타이트한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안에 입은 흰색의 셔츠가 팽팽해져 가슴 앞에 달린 단추가 터질 것만 같았다.
  • 그녀의 몸짓에 모든 남자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 “하, 나랑 하룻밤을 보낸다고?”
  • 영주혁이 그녀를 힐끔 보고는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
  • “당신에게는 그럴 자격 없어요.”
  • “세상에...”
  • 주위에 있던 남자들이 부러움에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것 같았다.
  • 저렇게 아름다운 혼혈 미인이 자신을 바치는데도 마다하다니! 눈이 높아도 너무 높다고 생각했다.
  • 영주혁은 나서희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부러움의 시선들 속에서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 부첼라 주얼리를 나선 온나리가 참지 못하겠다는 듯 물었다.
  • “주혁아,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네가 무슨 돈으로 그렇게 비싼 반지들을 이렇게나 많이 샀어?”
  • 영주혁은 어깨를 으쓱하며 도유진을 가리키며 답했다.
  • “유진 씨에게 물어봐.”
  • 그는 누나를 속이고 싶지 않았지만 이번에 그가 맡은 임무가 너무 위험했기 때문에 누나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고 그녀가 이번 일에 휘말리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컸다.
  • 때문에 자신의 신분을 속이는 수밖에 없었다. 한 마디의 거짓말은 백 개의 다른 거짓말로 덮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귀찮았던 그는 도유진이라는 좋은 핑곗거리를 찾았다.
  • 온나리의 궁금해하는 눈빛에 도유진이 더듬거리며 답했다.
  • “그게... 사실 그 반지들은 내가 산 거야. 너에게 선물로 주려고.”
  • “네가 샀다고?”
  • 온나리가 경악을 금치 못하며 물었다.
  • “네가 이렇게 많은 돈이 어디서 났어?”
  • 도가네와 온가네는 비슷한 수준의 가문으로서 일류는 아니었다.
  • 그녀는 도유진에게 절대 100억이 없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 “내 돈 아니야.”
  • 도유진이 얼버무렸다.
  • “내 약혼자 은찬 씨가 줬어. 은찬 씨 돈 많아.”
  • “민은찬 씨의 돈이라고?”
  • 온나리는 얼른 가방에서 반지를 꺼내 다급하게 말했다.
  • “내가 이걸 어떻게 받아! 얼른 환불해!”
  • 영주혁이 얼른 그녀를 말리며 말했다.
  • “누나. 이걸 어떻게 환불한다고 그래? 유진 씨 성의를 봐서 그냥 받아. 선물이라잖아.”
  • “그래.”
  • 도유진이 맞장구를 쳤다.
  • “맞아, 이건 선물이야. 은찬 씨는 돈이 넘쳐 난다니까. 돈은 쓰라고 있는 거야.”
  • “그... 그럼 일단 받을게. 기회가 되면 내가 꼭 너에게도 선물할게...”
  • 온나리가 수긍했다.
  • 반지를 덥석 받기도 싫었지만 친구의 체면을 깎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게 되면 도유진에게 같은 가치의 선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 온나리가 더는 의심하지 않자 도유진이 몰래 영주혁에게 눈치를 주며 화제를 돌렸다.
  • “나리야, 너 오후에 선 본다던 사람은 어떤 사람이야?”
  • “양씨 그룹의 자제분이래.”
  • “어머, 너무 괜찮다. 양씨 그룹 요즘 잘나가잖아. 양씨 그룹의 자제분이라면 유학파라고 들었어.”
  • 도유진이 신나서 온나리의 손을 잡고 말을 이었다.
  • “얼른 가자. 정말 소문대로 능력자가 맞는지 보고 싶어!”
  • ...
  • 코드인 호텔은 경안구 최고급 호텔 중의 하나로써 가장 번화한 시내 중심에 위치했다. 66층의 호텔은 도시의 심볼이나 마찬가지로 그 위엄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한 끼의 식사가 적어도 몇천만 원은 되는 곳이다.
  • 명문 재벌이 아닌 이상 이곳에서의 식사는 불가능했다. 따라서 여기에서 식사를 한다는 건 단지 식사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 특히 60층 이상은 더욱 심각했는데 돈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예약할 수 없는 자리였다. 예약하려면 신분, 지위, 세력, 인맥 어느 것 하나도 빠져서는 안 된다.
  • “내 결혼식을 66층에서 했으면 소원이 없겠어.”
  • “꿈 깨. 민은찬 씨 아직 그 정도는 아니야.”
  • 온나리가 농담 식으로 말했고 도유진은 무심결에 영주혁을 힐끔 보더니 말했다.
  • “나리야, 너의 결혼식은 거기서 할 수도 있겠어...”
  • “난 더욱 힘들지. 경안구 전체에 그런 능력 되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
  • 영주혁이 턱을 긁적이더니 말했다.
  • “그냥 호텔이잖아? 누나가 66층에서 식사하고 싶으면 내가 예약할게.”
  • “그래, 어디 한 번 해봐. 네가 일자리 찾으면 꼭 여기서 나한테 밥 사기다!”
  • 싱긋 미소를 짓는 온나리의 얼굴이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 “나도 갈래! 나도 갈래!”
  • 도유진이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 “나도 가고 싶어.”
  • 온나리는 영주혁이 농담을 하는 줄로만 알았지만 도유진은 그가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 150억을 마음대로 쓰는 사람이 코드인 호텔쯤이야 식은 죽 먹기가 아닌가.
  • 영주혁은 도유진의 귓가에 다가가 그녀의 향기를 맡으며 놀리듯 말했다.
  • “만약 나랑 결혼하면 여기 66층에서 결혼식 하게 해주죠.”
  • “정말이에요?”
  • 도유진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 “나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에요.”
  • 영주혁의 입술이 그녀의 귓볼을 살짝 스쳤다.
  • 남자의 페로몬 향기가 그녀의 코끝을 간지럽혔고 도유진은 어느새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미친 듯이 빨리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