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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남준의 인터뷰 3

  • 그녀는 힘껏 남준의 손을 그러쥐었고 손톱이 그의 손등을 파고 들어갔다.
  • 남준은 짙은 눈썹을 살짝 찡그렸지만, 하던 것을 멈추진 않았다.
  • 그녀의 하얀 셔츠 위로 남준의 손이 올라왔다. 하지만 그가 셔츠의 단추를 풀려고 하니 권민아가 얼른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의 손등에 손이 닿자 입술을 깨물며 다시 팔을 거뒀다.
  • 남준은 갑자기 나지막이 웃더니 분노가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 “민아 씨, 제가 그렇게 싫어요?”
  • 그의 말을 들은 권민아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 “대표님, 이건 우리 인터뷰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 같은데요?”
  • 그녀의 목소리는 조금의 동요도 없이 매우 평온했다.
  • 남준의 얇은 입술이 오므려지더니 눈동자가 서서히 어두워졌다. 그는 한참 후 입꼬리를 움직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 “그럼 우리 상관있는 일 좀 해보죠!”
  • 그의 손이 빠르게 억압하듯 권민아의 턱을 그러쥐었다. 그런 다음 그녀의 입술을 벌려 그 속을 탐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혀가 입속에서 서로 얽히고설켰다.
  • 권민아는 깜짝 놀란 나머지 그의 목에 팔을 감싸며 잠시 멈칫했다.
  • 그는 눈을 빛내며 밑에서 눈을 감고 있는 권민아를 뚜렷이 바라봤다. 곧이어 자신의 행동을 자각한 그녀는 얼른 팔을 거뒀다.
  • 그는 자기도 모르게 더 깊게 입 맞추며 그녀와 맞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 그렇게 시간은 지나갔고 남준은 매우 만족스럽게 권민아의 입술을 놓아주었다. 그런 다음 귀여워하듯 손가락으로 가볍게 그녀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 “착하지.”
  • 권민아는 분노하며 그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그를 밀치며 몸을 일으켜 옷과 머릿결을 정리했다. 그녀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 “대표님, 이젠 인터뷰 시작해도 되죠?”
  • 남준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맺혔다. 그는 몸을 권민아 쪽으로 내밀더니 손가락으로 자신의 볼을 가리켰다.
  • 권민아는 입술을 삐죽이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 ‘이 사람이 정말…. 뻔뻔하구나!’
  • “왜요? 싫어요?”
  • 그녀가 머뭇거리고 있자 그가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 “지금 인터뷰 계속하고 싶지 않은가 보네요.”
  • “당신….”
  • 권민아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얼른 얼굴에서 쑥스러운 기색을 거둔 다음 대충 그의 뺨에 입술을 맞췄다.
  • 남준은 매우 만족스럽게 웃으며 여유롭게 소파에 기댄 채 어디 진행해 보라는 듯 제스처를 취했다.
  • “인터뷰 시작하시죠.”
  • 권민아는 몰래 그의 뒤통수를 향해 한심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다음 그의 맞은편에 앉아 일하는 모드로 들어갔다.
  • 하지만 막상 질문이 들어 있는 서류를 꺼내 본 권민아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스쳤다.
  • ‘이 질문들… 전에 보던 거랑 다른데?’
  • “왜 그래요?”
  • 남준은 손을 들어 시간을 보더니 참지 못하고 질문했다.
  • 그를 향해 엷게 웃은 그녀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 “아니에요. 대표님은 현재 세리 씨와 결혼할 생각 있으신가요?”
  • 남준은 천천히 시선을 돌려 어두워진 권민아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는 능청스럽게 눈을 빛내며 말했다.
  • “그건 세리 씨의 의견을 먼저 물어봐야겠죠.”
  • 권민아는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기 위해 얼른 고개를 숙이며 서류를 바라봤다. 그러나 다음 문제도 그녀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예리했다.
  • “대표님, 굉장히 갑작스럽게 이 열애를 인정하셨는데 혹시 숨겨진 이유라도 있나요?”
  • 그녀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애써 강한 척 남준의 눈을 마주했다.
  • 남준은 손바닥을 펼치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 “당연히 없어요.”
  • 권민아는 그제야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그녀가 진짜 묻고 싶었던 건 따로 있었지만,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 ‘둘이 언제부터 그런 관계가 되었어요?’
  • 그녀는 자기 생각을 자각하곤 쓴웃음을 지었다.
  • ‘인제 와서 그걸 알아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
  • “이 문제들은 그쪽 팀장님이 알고 싶은 것들이죠?”
  • 남준이 고개를 까닥이며 그녀의 무릎에 흘러내린 서류를 가리켰다.
  • 얼른 서류를 정리한 권민아가 민망한 듯 말했다.
  • “죄송해요.”
  • “상관없어요. 계속해요.”
  • 앉은 자세를 바꾼 남준이 차갑게 말했다.
  • 권민아는 다시 정신을 집중하며 서류의 내용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