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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4

  • 나윤아가 갑자기 눈물을 흘려, 옆에 있는 한나를 가슴 아프게 만들었다. 그들은 어릴 적부터 친구였다.
  • 그동안, 한나의 마음속에서 나윤아는 항상 똑똑하고 고귀한 아가씨였다. 그녀는 지금처럼 억울해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 이 모든 것은 김준혁이라는 이 녀석 때문이다!
  • 몇 분 후, 나윤아는 점차 진정하고 티슈를 받아 눈물을 닦았다. 그녀는 거울을 꺼내 메이크업을 고치고, 곧 다시 상태를 회복하고 한나를 보며 물었다. "한나, 네 사촌 오빠가 서울 타임즈의 기자를 알고 있다며? 그는 독점 보도를 하고 싶어 할까?"
  • "그래, 지금 바로 사촌 오빠에게 전화할게. " 한나는 잠시 멍하니 있었다가, 바로 반응하여 휴대폰을 꺼냈다.
  • 나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 3년이 지났다. 그녀는 드디어 자신이 김준혁의 마음속에서 송연희를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패배했다.
  • 그러나 그동안 그녀가 김 씨 가문에서 겪었던 모욕과 수치는 그렇게 쉽게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 "저녁에 계속 놀러 갈 거야?" 한나가 사촌 오빠와 통화를 마치고, 머리를 돌려 나윤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 "아니, 내일 또 좋은 구경이 있을 테니까." 나윤아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 밤 10시가 되기도 전에 나윤아는 이미 휴식을 취했지만, 반면에 한나는 트위터에서 나윤아를 비난하는 낯선 사람들과 싸우느라 밤을 새웠다. 그 결과 다음날 일어나지 못할 뻔했다.
  • 한나가 눈을 비비며 방문을 나설 때, 나윤아는 이미 완전히 준비가 되어 있었다.
  • 오늘, 제시카는 간단하면서도 섹시한 옷을 입었다. 상의는 깊은 갈색의 루즈한 스웨터였고, 금색의 긴 곱슬머리는 어깨 위로 흩어져 있었다. 하의는 짙은 파란색의 청바지였고, 검은색의 하이힐을 매치해 가녀린 발목을 드러냈다.
  • 한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가봐. 과거와 작별하고 미래를 맞이해."
  • 나윤아는 웃으며 문을 열고, 햇빛을 맞이하며 밖으로 나갔다.
  • 그녀가 법원 앞에 도착했을 때, 김준혁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어제 그녀는 변호사에게 공증된 이혼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도록 의뢰했기에, 오늘은 단지 절차만 밟으면 된다.
  • 5분이 지난 후에야, 나윤아는 대문 밖에서 들어오는 남자를 보았다.
  • 김준혁은 예전처럼 정장을 입고 있었고, 각진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 그는 나윤아의 시선을 의식하고 약간 고개를 돌려서 나윤아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그동안 나윤아는 항상 그에게 바로 다가갔지만, 이번에는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 김준혁은 어쩔 수 없이 발을 내딛어 그녀에게로 걸어갔다.
  • "안녕, 판사님이 우리를 기다리고 계셔." 나윤아가 김준혁에게 머리를 끄덕였다.
  • "정말로 결정했니?" 김준혁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 "매우 명확해." 나윤아는 한 글자 한 글자씩 대답했다.
  • 처음에 그와 결혼하려고 한 것이야말로 제대로 생각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이혼을 결심한 것은 이미 3년 동안 고민한 결과이다. 충분히 생각했다.
  • 김준혁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좋아, 네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를 바란다."
  • 이혼 후, 그녀는 더 이상 김 씨 가문의 일원이 아니고, 그런 화려한 생활도 더 이상 즐길 수 없게 된다. 김준혁은 나윤아가 힘든 날들을 겪게 되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 두 사람은 말 없이 법원으로 함께 들어갔다.
  • 다시 나왔을 때, 두 사람은 이미 부부에서 낯선 사람으로 변했다. 그렇다, 그들은 심지어 친구라고도 할 수 없다.
  • 김준혁은 나윤아를 보며 말했다. "우리가 이혼했지만, 송연희의 아이가 없어진 것은 너 때문이었어. 너는 그녀에게 사과해야 해."
  • 찬바람이 스쳐 지나갔다. 나윤아는 그 바람이 자신의 마음보다도 덜 차갑다고 느꼈다. 그녀는 자신이 아직도 김준혁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는 것이 우스웠다.
  • 그녀는 곱슬머리를 귀 뒤로 넘기고, 김준혁을 보며 말했다. "네 말이 맞아. 그래서 내가 송연희에게 선물을 준비했어. 그녀가 분명히 매우 좋아할 거야."
  • 나윤아가 말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김준혁을 한 번 더 봤다가, 곧바로 돌아서서 떠났다.
  • 김준혁은 나윤아의 늘씬하고 우아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동안 제대로 그녀를 바라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괜히 짜증이 났다.
  • 그는 나윤아와 이혼할 생각을 한 적이 없었지만, 결혼할 때도 별로 내키지 않았다.
  • 이제 그들은 정말로 이혼하자, 그는 오히려 약간의 허무함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곧 감정을 조절했고, 결국 나윤아는 그가 사랑하지 않는 여자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