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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생존자

  • 진호가 그 사람들에게 발각되면 그 결과는 뻔했다!
  • “스스슥...”
  • 앞쪽에서 횃불의 밝은 빛과 신속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 이 사람들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진호는 얼굴이 굳어졌다.
  • 그는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으며 천천히 몸을 돌려 오던 방향을 향해 신속하게 이동했다.
  • 횃불이 더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것을 보고 진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 더는 멈추지 않고 몸을 돌려 달빛을 빌어 왔던 길을 따라 온힘을 다해 달렸다.
  • 그는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 그는 감히 멈출 수도, 무작정 다가갈 수도 없었다.
  • 진호가 동굴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자정이었다!
  • 나무로 된 문을 두드리고 진호는 한참 조용히 기다렸다.
  • 하지만 안에서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 “서지연, 나야!”
  • 진호가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 “진호!”
  • 진호의 소리를 듣고 서지연이 흐느끼며 대답했고 얼른 나무 문을 열어주었다.
  • 이 문은 며칠 전 진호가 근처에서 만든 것이다.
  • 동굴에 들어서자 진호는 기진맥진하였다.
  • “어때, 이곳에 뭐가 나타났어?”
  • 진호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 “진호, 저녁 무렵에 누군가 이곳에 왔었어! 문을 몇 번 두드렸지만 내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으니 그냥 떠났어!”
  • 서지연이 황급히 말했다.
  • “응?”
  • 진호가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
  • 동굴 안의 희미한 불빛을 빌어 진호는 서지연이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음을 확신했다.
  • 하지만...
  • 만약 누군가 이곳에 왔다면 그건 그들 외에 다른 누군가가 이곳에 있다는 뜻이다.
  • 그럼...
  • 그들은 누굴까?
  • 생존자일까?
  • 아니면 원주민일까?
  • 진호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곳이 발각되었다는 것이다!
  • 그와 서지연은 아주 위험한 상황일 수도 있다.
  • “진호야 그 괴물은 어떻게 됐어?”
  • 서지연이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 그녀는 진호가 전에 그 괴물이 복수심이 깊다는 것을 말해서 잊지 않고 있었다.
  • “죽었어. 다른 사람에 의해 죽었어! 날이 너무 어두워서 알 수 없었어. 그들이 원주민인지 아니면 생존자인지!”
  • 진호의 낯빛이 어두워지며 말했다.
  • “뭐?”
  • 서지연이 놀라서 물었다.
  • “그 괴물이 일부러 나를 그곳으로 유인했어. 그리고 또 일부러 그들이 설치한 함정에 걸려들었고. 더 나아가 그들이 나를 괴물의 동료라고 생각하게 했어! 내가 보기에 그 사람들 내일 꼭 이 방향을 따라 수색할 거야!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린 아주 위험해! 이런 곳에서 사람은 동물보다 더 무서워!”
  • 진호가 진지하게 말했다.
  • “그... 그럼 우린 어떡해?”
  • 서지연이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 “일단 쉬고 내일 네가 말한...”
  • “스스슥...”
  • 진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동굴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 진호는 저도 모르게 몸을 돌려 진지한 표정으로 동굴 밖을 바라봤다.
  • 그들이 온 걸까?
  • ”응...”
  • 갑자기 진호의 품에 사람이 한 명 더 늘게 되었다. 덜덜 떠는 몸이 진호의 몸과 끊임없이 마찰하고 있었다.
  • 이거...
  • 이 시각 진호는 서지연이 떨리는 몸으로 그에게 안기며 비비적대자 호흡이 약간 가빠지고 몸이 달떴다.
  • 진호는 울고 싶었다. 서지연 이 요물 같은 여자는 정말 자기 몸이 정상적인 남자에게 어떤 유혹인지 모른단 말인가?
  • “흑... 흑흑...”
  • 갑자기 문밖에서 바람 소리가 들려왔고 그제야 진호는 안도하며 숨을 내쉬었다.
  • 다행히 방금 난 소리는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드는 소리였다.
  • 하지만...
  • 그의 거친 호흡과 뜨거운 몸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서지연도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있게 하였다.
  • 서지연은 살짝 불그레한 얼굴을 들고 진호를 바라봤다.
  • 그는 지금 진호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를 리가 없었다.
  • 그녀의 두 눈은 억울한 빛으로 가득했다.
  • 마치 갈망하듯...
  • “진호, 너 나를 버릴 거야?”
  • 서지연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 “나도 알아, 나 아무 쓸모 없는 거. 하마터면 우리를 죽게 만들뻔했어! 하지만 정말 너무 무서워! 오늘 나 네 말대로 했어. 얌전히 동굴에서 너를 기다렸잖아. 혹시 나 버리는 거 아니지?”
  • 서지연이 무서워하며 말했다.
  • “네가 겁이 많아서 내가 너를 버리지 않는 거야! 최소한 넌 나를 해하려 하진 않을 테니까! 지금 드림호에 사고가 난 지 반 달이 넘었어. 살아남은 사람은 아무런 생존방식도 없다면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거야!”
  • 진호가 진지하게 말했다.
  • 어쩌면 서지연에게 진호와 함께한 것은 행운일 수도 불행일 수도 있다!
  • 만약 서지연이 진호와 같은 곳에 떠밀려 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강하게 살아남거나 이미 죽었을 것이다!
  • 하지만 그녀는 진호를 만났다.
  • 행운인지 불행인지도 모른 채!
  • 행운이라면 지금 당장 살아있다는 것이고 불행은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알 수 없다는 것이다.
  • 매일 죽음에 둘러싸여 있는 기분은 몹시 괴로웠다!
  • “고마워!”
  • 서지연이 한마디 하더니 진호의 입가에 뽀뽀하고 도망갔다.
  • 그녀는 진호와 언젠가 하게 될 날이 올 것이라 예상했다.
  • 하지만 그녀는 원하지 않았고 그렇게 제멋대로였다.
  • “됐어, 오늘 얼른 휴식해!”
  • 서지연이 피하는 것을 보고 진호는 상관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 지금 그는 그런 일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전혀 없었다.
  • 흑초가 그를 데리고 간 곳에 있던 사람은 누굴까?
  • 오늘 이곳에 와서 문을 두드린 사람은 또 누굴까?
  • 진호는 모른다.
  • 그는 돌벽에 기대어 천천히 눈을 감았다.
  • 얼마 후 서지연이 진호의 곁에 와서 스스럼없이 진호의 품에 엎드렸다.
  • 서지연을 안고 진호는 곧바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덕분에 걱정 가득하던 서지연도 옅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다행이다!
  • 진호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 그녀는 천천히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 이는 이곳에 오게 된 이후로 진호가 가장 편하게 잔 날이었다!
  • 흑초의 위협도 없는 터라 깊게 잠들었다.
  • 다음 날 태양이 솟아오른 후 진호는 그제야 제멋대로 지푸라기 바닥에 누워있는 서지연을 보게 되었다.
  • 그녀는 아주 편하게 자고 있었다.
  • 진호는 동굴을 나서서 기지개를 쭉 켰다!
  • 그리고 떠오르는 태양을 마주하고 천천히 눈을 감고 태양의 따스함을 느꼈다.
  • “진호! 진호야!”
  • 동굴에서 서지연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나 밖에 있어!”
  • 진호가 다급히 말했다.
  • “휴, 놀라 죽는 줄 알았어. 난 또 네가 어디 간 줄 알았어!”
  • 서지연이 안도하며 말했다.
  • 진호가 보이지 않으니 그녀가 어떻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을까!
  • 매번 일을 그르치기만 하는 자신에 비하면 진호가 새로운 동료를 찾아 나설 가능성이 아주 컸다!
  • 그렇게 되면 그는 돌아가는 방법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 하지만 지금 그녀 자신은 진호에게 짐만 될 뿐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 “이른 아침에 무슨 소리를 질러, 좀 더 자면 안 돼?”
  • 진호는 동굴을 나서는 서지연을 보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 “너 지금 뭐 해? 스트레칭?”
  • 진호의 천천히 움직이는 몸을 보고 서지연이 궁금한 듯 물었다.
  • “고대식 태극이야! 진씨 가문의 최초의 태극!”
  • 진호가 말했다.
  • “뭐?”
  • 서지연은 궁금한 듯했다.
  • “진 씨네 태극이라고. 언제부터 시작된 건지 알 수 없지만 진씨 가문의 사람이라면 이런 종류의 태극을 할 줄 알아! 진씨 가문의 태극은 일반적인 태극과 달라. 우리의 태극은 몸을 조화롭게 하고 하나로 융합되게 도와줘. 여러 가지 형이 있는데 화려한 발차기 같은 것이 아니라 진정한 살인 기술이야. 하지만 내가 지금 하는 건 살인 기술이 아니라 몸을 조화롭게 해주는 부분이야. 이 부분의 태극을 하면 인체를 더 민첩하게 컨트롤할 수 있어서 반응이 더 빨라지지만 소나무처럼 조용하고 바람처럼 움직일 수 있어! 빠르기는 번개 같고 느리기는 거북 같아!”
  • 진호가 말하더니 멈췄다.
  • “배울래? 내가 가르쳐 줄까? 비록 진씨 가문의 태극은 다른 성씨의 사람에게 알려주지 않지만 이곳에는 진씨 가문의 다른 사람도 없으니 너를 가르쳐도 알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야!”
  • 진호가 몸을 돌려 서지연을 보며 말했다.
  • 서지연에게 이것을 가르쳐주려는 이유는 이곳이 점점 더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 가끔 그는 서지연을 보호할 여력이 없을 때도 있었다.
  • 만약 그녀에게 자신을 보호할 힘이 있다면!
  • 그건 진호에게 있어 가장 큰 도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