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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추격

  • “쓱...”
  • 비수는 공기를 가로질러 도망가는 괴물을 향해 날아갔다.
  • “우어어...”
  • 비참한 울부짖음이 먼 곳에서 전해졌다.
  • “아... 아... 이... 이게 무슨...”
  • 진호의 옆에서 서지연이 얼른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 그녀는 옆에 있는 검은색 괴물이 내키지 않는 듯 눈을 퍼렇게 뜨고 있는 모습을 보고 살짝 두려워졌다.
  • 방금 그녀는 잠이 들었다!
  • “얼른 동굴로 돌아가, 문을 막아! 그 괴물이 죽지 않는 이상 우린 아주 귀찮게 될 거야!”
  • 진호가 낮게 한마디 하고 바로 쫓아갈 태세였다.
  • “진... 진호야... 나... 나... 무서워... 못 하겠어...”
  • 서지연이 떨며 말했다.
  • “무서우면 그놈들에게 죽기를 기다려! 지금 네게 두 개의 선택이 있어. 하나는 용기를 갖고 동굴로 숨어 들어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함께 이곳에서 괴물과 실랑이를 벌이다 기진맥진하는 순간에 죽임당하는 거야!”
  • 진호가 서지연을 흘끗 보더니 말했다.
  • “그... 그럼 너... 꼭 빨리 돌아와야 해!”
  • 서지연이 다시 떨면서 말하고 몸을 돌려 동굴이 있는 쪽을 향해 뛰었다.
  • 진호는 서지연이 떠나는 모습을 보며 그제야 그 검은색 괴물이 있는 방향을 향해 쫓아갔다.
  • 이곳은 그들이 사는 동굴과 그리 멀지 않았다. 걸어서 십여 분 정도였다.
  • 비록 진호는 서지연을 데려다주고 싶었으나 그는 이 검은색 괴물이 복수심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능이 아주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지금 한 마리만 남게 되었기에 그는 싸우는 쌍방이 모두 죽게 되는 상황이 오는 것이 걱정되었다.
  • 예를 들어...
  • 그가 더 무서운 괴물을 이끌고 와 그 괴물이 진호와 서지연을 발견하게 하고 두 사람은 추격당하는 상황에 놓이는 것 등이다.
  •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진호도 더는 제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 그는 전에 던진 비수를 찾아 들고 바닥에 있는 핏자국을 발견했다.
  • 이는 그 검은색 괴물이 남긴 것이었다.
  • 핏자국을 따라 진호는 신속하게 앞을 향해 쫓아갔다.
  • 당연히 진호도 무작정 쫓지 않았고 조심스럽게 그 뒤를 쫓아갔다.
  • 이 괴상한 곳은 곳곳에 괴상한 것들이 숨겨져 있어 한 시라도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
  • 반 시간 후 진호는 무서운 일 하나를 발견했다.
  • 그 검은색 괴물은 마치 진호가 그의 흔적을 발견하는 것을 두려워하기라도 하듯 앞쪽에서 몇 분간 머물다가 그제야 앞을 향해 걸어갔다.
  • 이것을 발견하자 진호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 이거...
  • 계속 쫓아갈까?
  • 아니면 그냥 돌아갈까?
  • 진호가 전에 생각했듯 이 괴물들과 몇 번 교전해보니 그들의 지능이 절대 낮지 않았다.
  • 만약 이 검은색 괴물을 살려두면 나중에 어떤 꿍꿍이를 갖고 있을지 알 수 없었다.
  • 그는 더 주저하지 않고 핏자국을 따라 다시 앞으로 쫓아갔다.
  • 한 시간 후 진호는 검은색 괴물을 보게 되었다.
  • 그 괴물은 진호의 앞 100m 정도 되는 곳에 있었다!
  • 이거라는 진호가 비수를 던져도 털끝 하나 건드릴 수 없었다.
  • “우어어...”
  • 진호를 보자 그 검은색 괴물이 진호를 향해 분노로 가득 차서 울부짖었다.
  • 두 눈에 살기가 번뜩였다.
  • “빌어먹을!”
  • 진호가 낮게 한 마디 했고 괴물을 향해 돌진하려 했다.
  • 하지만 뜻밖에도 그가 괴물을 향해 돌진할 때 그 괴물은 신속하게 몸을 돌려 먼 곳으로 도망갔으며 항상 진호와 100m 정도의 거리를 유지했다.
  • 진호가 앞으로 달려가면 그는 뒤로 물러났다!
  • 진호도 뒤로 물러나며 천천히 그를 따라갔다.
  • 그 모습은 마치 진호와 체력 승부를 펼치려는 듯했다.
  • 그런 결과라면... 진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 이놈...
  • 더는 주저하지 않고 진호는 힘을 내서 검은색 괴물을 향해 달려갔다.
  • “스스슥...”
  • 진호가 달려오자 그 검은색 괴물은 상처 입은 한쪽 다리를 끌고 똑같이 빠른 속도로 먼 곳을 향해 달려갔다.
  • 따라가다 보니 진호는 힘에 부쳤다. 결국 멈춰서 옆에 있는 나뭇가지를 잡고 휴식을 취했다.
  • 진호가 휴식하자 그 괴물도 같이 멈춰서 휴식했다.
  • 휴식을 마치니 그놈도 거의 휴식이 끝난 듯싶었다.
  • 진호가 다시 쫓아가자 그 괴물도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 그렇게 시간이 천천히 흘렀고 태양은 서서히 지고 있었다!
  • 숲속의 빛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 진호의 안색도 더더욱 굳어졌다.
  • 검은색 괴물과 다르게 저녁 무렵이 되자 진호는 눈앞이 점점 더 잘 보이지 않게 되었다.
  • 괴물은 아주 먼 곳을 볼 수 있었지만 진호는 보지 못했다.
  • 만약 조금의 빛도 없게 된다면 진호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 하지만...
  • 그 검은색 괴물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
  • 진호는 그가 몸을 돌리는 순간 그 괴물도 몸을 돌릴 것을 확신할 수 있었고 그에게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 하지만 진호가 틈을 보이는 순간 그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가할 것이다.
  • 진호는 자기가 빈틈없을 것이라 보장할 수 없었다.
  • 지금도 진호는 힘들어서 숨을 헉헉 몰아쉬고 있다.
  • 하지만 그는 감히 멈춰서 휴식할 수 없었다. 그렇게 되면 괴물이 그를 습격할 것이다.
  • 지난번의 교훈 덕분에 이 괴물은 좀 더 인내심 있게 진호가 잠들기를 기다려서 공격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 진호는 두려움을 느꼈다!
  • 그가 휴식을 취하자마자 깊은 잠에 빠질까 봐 두려웠다.
  • 그리하여 해가 떨어져도 진호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 그는 다시 앞으로 달려 괴물을 쫓아갔다.
  • 검은색 괴물이 앞쪽에서 내는 소리를 따라가며 그를 놓치지 않았다.
  • “바스락... 바스락...”
  • 앞쪽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진호를 멈추지 않게 만들었다.
  • 달이다!
  • 달이 하늘에 나타났다.
  • 그는 달빛의 희미한 빛을 빌어 얼른 쫓아갔다.
  • “철컥... 워...우어어...”
  • 이상한 소리와 함께 괴물의 비참한 비명이 들려왔다.
  • 그 괴성에 진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 그 소리는 마치...
  • 함정이다!
  • 이곳에 함정이 있다!
  • 검은색 괴물이 함정에 떨어진 걸까?
  • 이곳에 어떻게 함정이 있지?
  • 그 말은 이 근처에 사람이 있다는 게 아닌가?
  • 그들은 드림호의 생존자일까?
  • 아니면 이 섬의 원주민일까?
  • “얼른! 뛰어! 빨리! 사냥감이 있어, 사냥감이 함정에 걸려들었어!”
  • 진호가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환호성이 들려왔고 진호는 바짝 긴장했다.
  • “하하... 흑초야, 다들 얼른 와 봐, 이놈 아직 숨이 덜 끊어졌어!”
  • “얼른 봐, 이놈이 줄곧 저쪽을 보고 울어! 저기에 또 다른 흑초가 있는 거 아냐? 얼른, 헌터는 경계하고 나랑 함께 가보자!”
  • “이 빌어먹을 흑초들은 속도가 이상할 정도로 빠르고 교활해. 그리고 복수심도 깊지. 다른 흑초들을 꼭 찾아내야 해, 그렇지 않으면 편하게 살 생각하지 마!”
  • ...
  • 앞쪽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자 진호의 안색이 굳어졌다.
  • 과연 함정이다!
  • 이 검은색 괴물의 이름은 흑초였다!
  • 그놈이 그를 이곳까지 데려와서 이 사람들이 그를 흑초라고 여겨 죽이게 할 생각이었다!
  • 호랑이 두 마리의 싸움!
  • 아니, 한 무리 호랑이가 한 마리 호랑이를 에워싼 싸움이다!
  • 진호는 그 한 마리의 호랑이고 그를 찾으러 오고 있는 사람들이 한 무리 호랑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