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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괴물

  • 진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숲속에서 온몸이 칠흑같이 검은 늑대와 비슷한 괴물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 대략 1m 정도 되는 몸에 온통 검은색이었다!
  • 20cm 정도 되는 머리에 깊은 눈동자가 있었으며 싸늘한 빛을 뿜고 있었다.
  • 네 개의 10cm 정도의 긴 송곳니는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
  • 네 발엔 3cm 되는 발톱이 달려있었는데 유달리 예리했다.
  • 일단 잡히면, 그렇다면...
  • 여기까지 생각하자 진호는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 그들은 정말 이곳에서 죽는 걸까?
  • 게다가 이 몇몇 낯선 짐승의 먹잇감이 되는 걸까?
  • “진... 진... 진호야...이... 이... 이게 뭐야? 우... 우... 우리...”
  • 서지연은 이미 옷을 제대로 챙겨입었다.
  • 몸이 떨렸고 진호의 오른손을 꼭 잡았다.
  • “놔!”
  • 진호의 안색이 변했다.
  • 서지연...
  • 그녀가 자기의 오른손을 꽉 잡다니 이건 죽고 싶은 게 아닌가?
  • 그는 지금 왼손의 힘을 쓸 수 없이 오른손만 쓸 수 있다.
  • 그런데 지금 서지연이 꽉 잡고 있으니 그를 완전히 속박하게 된 게 아닌가?
  • “나... 나... 무서워... 안... 놓을래...”
  • 서지연은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바로 이때 그 몇몇 괴상한 모습의 괴물은 이미 그들과 10m 정도 떨어진 곳까지 다가왔다.
  • 진호는 약간만 조심하지 않으면 이 괴물들의 송곳니가 순식간에 목을 꿰뚫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 “서지연, 너 젠장 죽고 싶지 않으면 얼른 놔. 네가 나를 잡고 있으면 더 빨리 죽게 될 거야!”
  • 그 몇몇 괴물은 몸을 웅크리며 돌진할 준비를 했다.
  • “시... 시... 싫어!”
  • 진호가 소리치는 모습에 서지연은 더 긴장했다.
  • 늦었어!
  • 그중 한 마리가 이미 자기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 그 거센 힘은 먼 곳에서부터 진호의 얼굴까지 전해졌다.
  • 그는 순간 서지연을 덮쳤고 바닷가를 따라 몇 바퀴 굴렀다.
  • “퍽...”
  • 그 괴물은 땅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 “워...”
  • 몸을 일으키더니 검은색 괴물이 입을 벌리고 진호와 서지연을 향해 분노로 가득 찬 울음을 냈다.
  • 마치 진호가 서지연을 안고 비껴간 것에 몹시 화가 난 듯 말이다.
  • “놓으라고! 너 죽고 싶어?!”
  • 자기 몸 밑에 깔려 얼굴이 하얗게 질린 서지연을 보고 진호는 다시 한번 소리쳤다.
  • 그제야 서지연이 몸을 흠칫 떨더니 진호의 오른손을 놓아주었다.
  • 오른손을 놓자 진호는 얼른 바닥에 떨어진 크로바를 손에 쥐었다.
  • 그리고 이때 검은색 괴물이 다시 한번 손바닥을 진호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 생각을 거칠 겨를도 없이 진호는 손에 들린 크로바를 휘둘러 검은색 괴물의 발을 내리쳤다.
  • “딱...”
  • 생각밖에 강철로 만들어진 크로바가 검은색 괴물의 발톱에 부딪히자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났으며 불꽃이 사방으로 튀기까지 했다.
  • “워...”
  • 자신의 발이 막히자 그 괴물은 다시 한번 크게 울부짖었다.
  • “흥!”
  • 진호는 차갑게 코웃음 치더니 벌떡 일어나 주동적으로 검은색 괴물을 공격했다.
  • 바로 이때 진호는 자신의 오른발이 무언가에 잡힌 것을 느꼈다.
  • 그는 무방비 상태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 이 바보 같은 여자가!
  • 방금 그녀가 진호의 오른손을 놓은 후 그가 검은색 몬스터를 막아내고 공격하려던 순간 그녀는 다시 진호의 바짓가랑이를 잡았다.
  • 결국...
  • 진호가 넘어지자 그 검은색 괴물이 진호의 머리를 내리치려 했다.
  • 만약 제대로 맞게 되면 그의 머리통은 깨질 것이 분명했다.
  • 하지만 지금 바짓가랑이가 서지연에게 꽉 붙잡혀 있었다.
  • 지금의 그녀는 두 눈을 꼭 감고 몸을 떨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진호를 죽음의 문턱까지 내밀었다.
  • “내가 죽기를 바라? 넌 아직 멀었어!”
  • 진호는 분노하며 버럭 소리 질렀다.
  • 몸은 얼른 오른쪽을 향해 비켰다.
  • “푹... 아...”
  • 검은색 괴물의 발톱이 순식간에 진호의 왼쪽 어깨에 네 갈래의 피로 흥건한 상처를 남겼고 그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 바로 이때 그 괴물은 커다란 입을 쩍 벌리고 진호의 목을 향해 덮쳐오고 있었다.
  • 오른손에 잡힌 크로바가 순간 움직였다.
  • “푹...”
  • 손에 들린 크로바는 검은색 괴물의 큰 입속에 박혔고 순식간에 그놈의 머리통을 관통했다.
  • “우...”
  • 검은색 괴물이 내키지 않는 듯 울부짖었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 이 모습을 보자 진호는 재빨리 바닥에서 일어났다.
  • 서지연에게 놓으라고 말하기도 귀찮아 오른손으로 그녀의 손을 때렸다.
  • 하지만 생각밖에 진호가 그녀의 손을 내리쳤어도 그녀는 여전히 그의 바짓가랑이를 꽉 잡고 놓지 않았다.
  • “서지연, 너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거지, 그렇지?”
  • “죽고 싶지 않으면 X발, 얼른 놔!”
  • 진호가 매우 화내며 호통쳤다.
  • 맞은 편에 아직도 네 마리의 같은 검은색 괴물이 있었다.
  • 만약 서지연이 계속 이렇게 자기를 잡고 있으면 그들은... 죽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 “진.. 진... 진호야... 나... 나... 무서워!”
  • 서지연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얼른 놔, 그렇지 않으면 다 죽게 돼. 들었어?”
  • 진호가 다시 외쳤다.
  • 바로 이때 서지연이 번개처럼 손을 거두며 진호를 놔줬다.
  • 하지만 순간일 뿐 그녀가 다시 진호를 잡으려고 할 때 진호는 이미 어느 정도 물러난 뒤였다.
  • 그는 다른 한편에 놓여있던 도끼를 주워들었다.
  • 왼쪽 어깨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진호는 오른손으로 도끼를 들고 싸늘하게 눈앞의 네 마리의 괴물들을 바라봤다!
  • “죽고 싶나 봐? 얼른 덤벼.”
  • 진호는 손에 들린 도끼로 앞을 가리키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눈앞의 괴물을 바라봤다!
  • “우어어...”
  • 그중 한 검은색 괴물이 이미 죽어버린 그 괴물을 보고 괴상한 울음을 내더니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 네 마리의 괴물이 물러나는 모습을 보고 진호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 그놈들이 죽기가 두렵다면 그거로 다행인 것이다!
  • 진지한 얼굴로 네 마리의 괴물이 물러나는 방향을 보며 진호는 그 자리에 거의 반 시간 동안 서 있었다.
  • 그간 네 마리 괴물은 세 번 다시 돌아왔다.
  • 또 십 분 정도 기다리니 숲속에서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진호는 그제야 잔뜩 긴장했던 신경을 풀게 되었다.
  • “아...”
  • 진호가 고통을 호소했다.
  • 왼쪽 팔이 끊어졌고 이제 왼쪽 어깨도 다시 이 괴물에게 긁혀 상처를 입었으니 화끈거리는 상처 입구가 몹시 괴로웠다.
  • 진호의 고통스러운 신음을 듣자 서지연은 그제야 덜덜 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진... 진호야... 너... 너 괜찮아?!”
  • 진호의 몸 절반이 붉은 피로 물들자 서지연이 울음을 터트리며 물었다.
  • “우리 하마터면 너 때문에 죽을 뻔했어, 너 알아?”
  • 진호가 분노하며 외쳤다.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 만약 서지연이 그의 바짓가랑이를 잡지 않았더라면 그는 넘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재빨리 반응하지 않았더라면 상처 입은 것은 어깨가 아니라 머리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