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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사고? 음모?

  • 서지연의 완벽한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진호는 약간 넋이 나갔다.
  • “하나, 둘, 셋! 뒤 돌아, 달려...”
  • 진호가 담담하게 말했다.
  • 진호의 말처럼 그가 셋까지 세자 서지연이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그를 향해 달려오자기 시작했다.
  • 순식간에 무작정 진호의 품에 뛰어들어 그를 꽉 끌어안았다.
  • “상...상...상어....상어야... 진호, 저기 상어가 있어...”
  • 서지연이 황급하게 바다를 가리키며 말했다.
  • “그건 상어가 아니야.”
  • 진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 “후, 놀라 죽는 줄 알았어. 난 상어인 줄 알았어!”
  • 서지연 급히 자신의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 하지만 서지연은 이때 진호가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 “그건 상어가 아니야. 정확히 말하면 괭이상어, 괭이상어 무리야!”
  • 진호의 말에 서지연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 가슴을 쓸어내리던 손이 멈칫했다.
  • 괭이상어!
  • 바다 생물 중 아주 흉악한 괴물이었다.
  • 게다가 이곳의 괭이상어는 한마리가 아니라, 온 바닷가에 눈에 보이는 곳이라면 모두 있었다. 이는 괭이상어 무리였다.
  • 이 역시 진호가 그들이 있는 곳이 무인도라는 것을 확신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 해도 중 괭이상어 무리에 둘러싸인 섬은 어디에도 없었다.
  • “그...그럼 우리 이제 완전히 돌아갈 수 없게 된 거야?”
  • 서지연이 넋이 나가서 진호를 바라보며 겁에 질려 물었다.
  • “돌아갈 가능성이 없는 게 아니라 기회가 희박한 거야!”
  • “이 괭이상어들은 무슨 영향으로 인해 이곳으로 몰려든 게 분명해!”
  • “우리가 이렇게 떠밀려 온 것을 보면 그 당시에 괭이상어들은 이 구역에 없었어! 그러니까 우리가 떠나려면 다음번 특별한 환경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게다가 그런 특별한 환경이 나타날 때가 바로 괭이상어가 떠날 때야!”
  • 진호가 앞쪽의 괭이상어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 그는 서지연을 속이지 않았다.
  • 이는 그가 지금 유일하게 생각해낼 방법이었다.
  • “비록 이 방법이 가능할 수 있지만 다음번 이런 환경이 나타나기 전까지 우린 반드시 살아남아야 해! 아직 이곳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 몰라!”
  • 진호는 울창한 숲을 보며 안색이 진지해졌다.
  • 이런 숲의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없다.
  • 흉악한 동물, 야생인 등등...
  • 이 모든 것은 치명적인 적이 될 수 있었다.
  • “보아하니 너도 나쁜 놈은 아닌가 보네? 분석은 잘했어! 하지만 왜 하필 탈세했어? 안창위가 과감하게 나서서 문제가 생겼던 그 프로젝트를 조사하여 상관 부문에 주동적으로 건네주지 않았더라면 네 회사도 그토록 큰 문제에 휘말리지 않았었겠지!”
  • 서지연도 창피해하지 않고 얼굴을 붉힌 채 진호를 향해 말했다.
  • 그녀도 민망해하고 싶었다!
  •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소용이 없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 진호가 정말 그녀를 어떻게 하려고 한다면 반항할 수도 없었다.
  • “너 정말 내가 탈세했다고 믿어?”
  • 진호가 싸늘하게 웃으며 물었다.
  • “안창위가 내 회사를 차지하고 특별히 그가 아는 사람에게 가짜 명세표를 만들게 했어! 그리고 나를 고소하여 그에게 철저하게 조사할 최고 권력을 그에게 부여하게 했어! 결과 조사가 끝나자 그는 주동적으로 세금을 추가로 내서 나의 결백을 증명했어! 하지만 내가 조사받던 그사이에 안창위와 우희연, 한 사람은 나의 최고 권력을 부여받았고 다른 한 사람은 나의 약혼녀 신분이었어. 얼마 되지 않아 회사의 모든 것을 고쳤지! 내가 나올 때쯤 회사는 이미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게 되었어! 내가 드림호를 탄 이유는 공해에 뛰어들어 죽기 위해서야! 하지만 생각밖에 안창위와 우희연이 이 배에 타고 있었어. 매일 내 앞에서 연애질하며 죽을 기회도 주지 않았지! 난 또 크루즈가 사고를 당하며 다 끝나는 줄 알았는데 결국... 하늘이 또 나와 장난을 쳤어. 나를 다시 살린 거야! 지금 이곳을 보니 난 오히려 죽고 싶지 않게 됐어! 삼생 바이오는 십 급 돌풍도 견딜 수 있는 호화 크루즈이고 상관 부문의 검증이 끝났기에 이 점은 의심할 필요가 없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드림호는 여전히 한 번의 폭풍우로 인해 산산이 부서졌어. 이건 누군가가 일부러 만든 특별한 폭풍우일까? 아니면 우리는 정말 우연히 이 폭풍우를 만나게 된 걸까!”
  • 진호는 멀지 않은 곳의 숲을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 “음...”
  • 진호의 말을 듣고 서지연도 침묵했다.
  • 만약 이게 정말 일부러 만들어진 재난이라면 그 말은 누군가는 이곳을 떠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 “진호, 그럼 얼른 가자. 다른 생존자가 있는지 찾아보자!”
  • 서지연이 흥분해서 말했다.
  • “너 바보야? 내 손이 네 덕분에 탈골됐는데 가는 길에 맹수라도 만나면 어쩌려고? 그리고 네가 이런 모습으로 다른 사람을 찾는다면...”
  • 진호는 아래위로 서지연을 훑어보며 말했다.
  • “보지 마!”
  • 서지연이 버럭 화를 냈다.
  • “안 볼 테니까 얼른거리기나 해! 가리지도 않고 내 앞에 있으니 안 볼 수 있겠어?”
  • 진호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 “너... 흥, 내가 힘만 있어도 너를 괭이상어...”
  • 서지연이 돌아서서 멀리 있는 곳의 괭이상어를 가리키다가 말도 채 끝나기 전에 그 자리에 서서 넋을 잃고 말았다.
  • “진호, 너 얼른 바다 위를 봐, 저건 뭐지...”
  • 서지연이 흥분해서 외쳤다.
  • 바다를 보자 진호가 미간을 찌푸렸다.
  • 그곳에 캐리어와 잡다한 상자들이 떠내려오고 있었다.
  • “잠깐 기다려. 저 물건들은 스스로 밀려올 거야!”
  • 진호가 담담하게 말했다.
  • 그리고 그의 말처럼 반 시간 뒤 그 물건들은 바닷가로 떠내려왔다.
  • 힘겹게 몇몇 물건들을 해변에 옮긴 진호는 지쳐서 쓰러질 것 같았다.
  • 캐리어는 비밀번호가 잠겨져 있어 열 수 없었다.
  • 잡다한 상자는 크루즈에서 물자를 저장할 때 사용한 것이었다.
  • 그 속에 크로바 하나, 도끼 한 자루와 비수 하나가 들어있었다.
  • 나무토막을 얻어와 상자를 뜯어내 틈으로 물건을 꺼냈다.
  • 진호는 다시 크로바로 상자를 열었다.
  • 그 속에는 자체 열기로 끓어오를 수 있는 라면 외에 낚시도구와 간단한 의료함이 있었다.
  • 라면을 본 진호는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 얼른 한 봉지를 열었고 바닷물을 넣고 익기를 기다렸다.
  • 당연히 진호는 서지연에게도 라면을 만들어 주었다.
  • 또 몇 분 휴식하자 어느 정도 힘이 회복되었고 그제야 진호는 도끼와 크로바를 함께 사용해 세 개의 캐리어를 열었다.
  • 그중 두 개는 여자의 갈아입을 수 있는 옷들로 가득 차 있었다!
  • 그것을 본 서지연은 아주 많이 들떴다.
  • 그녀는 얼른 속옷을 꺼내 진호의 앞에서 입기 시작했다.
  • 게다가 득의양양한 얼굴로 진호를 쳐다봤다.
  • “쓱쓱...”
  • 바로 이때 진호는 깊은 숲속에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을 발견했다.
  • 진호뿐만 아니라 서지연도 듣게 되었다.
  • “보지 마, 얼른 옷을 입고 신발을 신어. 우리 도망가야 해!”
  • 진호는 굳어진 얼굴로 깊은 숲속의 어렴풋하게 움직이는 검은 그림자를 보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