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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 하렘

무인도 하렘

dazzle

Last update: 2021-10-14

제1화 구사일생

  • “철썩... 철썩...”
  • 차디찬 바닷물이 진호의 몸에 닿자 그가 흠칫 몸을 떨었다.
  • 희미하게 눈을 떠 보니 진호는 그제야 자기의 몸 절반이 여전히 바닷물에 잠겨져 있는 것을 보았다.
  • “젠장, 이래도 죽지 않았어. 망할 하늘, 나를 갖고 노는 거야?”
  • 진호는 화가 나서 욕을 했으나 곧바로 냉정을 되찾았다. 지금은 욕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 “아, 젠장!”
  • 벌떡 일어나는 순간 진호는 자신의 왼쪽 팔이 탈골된 것을 발견했다.
  • 이는 방금 바다에 떨어질 때 어떤 테이블에 부딪히면서 생긴 결과였다.
  • 왼팔을 부여잡고 천천히 바닷가로 걸어가는 진호의 얼굴은 어둡기 그지없었다.
  • 그는 드림 호라는 호화 크루즈에 타고 있었다. 그 크루즈는 삼생 바이오 테크놀로지에서 거액을 들여 만든 것인데 전문기관의 검측에 따르면 드림호는 해면의 10급 강풍을 견딜 수 있었다.
  • 하지만 이렇게 호화로운 여객선이 한 평범한 폭풍우로 인해 파괴되었다.
  • 진호는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폭풍우가 평범하지 않은 걸까 아니면 드림 호가 유명무실한 걸까?
  • 하지만 어떤 결과였든 간에 진호는 사람을 욕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수 없었다.
  • 그는 워낙 바다에 나와 죽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큰 조난을 하고도 살아있게 되었다. 이거... 너무나 괴로운 상황이었다.
  • 좋은 친구 안창위가 자신의 재산을 노리며 가짜 명세표를 만들어 진호가 탈세하고 있다고 고소하여 어쩔 수 없이 조사를 받게 되었다.
  • 그리고 그가 상관 부문의 조사를 받게 되었을 때 안창위는 기회를 틈타 자신의 여자친구 우희연과 함께 하게 되어 자신의 모든 재산을 차지하게 되었다.
  • 진호가 풀려난 그 날이 바로 드림 호가 떠나는 날이었다.
  • 그는 안창위와 우희연 이 두 쓰레기 연놈이 꼴도 보기 싫어서 드림호에 탑승하여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할 생각이었다.
  • 하지만 누가 알았을까. 안창위와 우희연도 그 크루즈에 있었고 온종일 그의 앞에서 사랑을 과시하며 애정이 흘러넘쳤다.
  • 드림호에 사고가 날 때까지 진호는 바다에 뛰어들 기회를 찾지 못했다.
  • “삼생 바이오, 당신들은 사회에 이렇게 많은 뛰어난 젊은이들을 무료로 공해 유람을 시켜준다고 해놓고 드림호에 이런 사고가 나게 되었으니 공분을 사는 것이 두렵지 않아? 아니면 당신들은 일부러 그렇게 한 건가?”
  • 진호가 중얼거렸다.
  • “젠장 이게 어떤 곳이지?”
  • 진호는 어이가 없다는 듯 하늘을 쳐다봤다.
  • 뜨거운 태양 아래 그는 약간 어지러움을 느꼈다.
  • 진호는 자신의 왼팔을 보았다. 다행인 것은 그냥 탈골되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 이런 미지의 곳에서 손을 다쳤다는 것은 절반 목숨을 잃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 20m 밖의 울창한 삼림이 있는 바닷가에 많은 암석이 있었다.
  • 진호는 한 암석 앞으로 다가와 왼손을 눌렀다.
  • “찰칵.... 아...”
  • 뼈마디가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진호가 아픈 듯 소리를 질렀다.
  • 탈골된 팔을 다시 맞춰 넣은 것이었다.
  • 몸을 돌려 암석 위에 앉아 진호는 거의 몇 분을 쉬다가 겨우 정신이 돌아왔다.
  • 미세하게 왼팔을 움직여보니 비록 여전히 아프지만 억지로 움직일 수 있었다.
  • 이런 결과를 보니 그나마 많이 안심되었다.
  • “꼬르륵....”
  • 배에서 항의하듯 들려오는 소리에 진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 그는 먹을 것을 찾아 허기를 달래야 했다.
  • 앞에 있는 삼림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바닷가에서 게나 조개를 찾을 수밖에 없다.
  • 얼마 걷지 않아 진호의 안색이 차츰 변하기 시작했다.
  • 앞쪽에 한 사람이 바닷가에 누워있었는데 실오라기도 거치지 않았다.
  • “저건...”
  • 그 모습을 보다 진호는 퍼뜩 그녀가 누군지 기억났다.
  • 서지연!
  • 원항그룹 회장 소원항이 애지중지하는 사람으로서 젊은 나이에 원항그룹의 대표가 되었다. 이스트 오션 시티에서 원항그룹은 첫째, 둘째를 다투는 존재였다.
  • “젠장, 재수 없어!”
  • 서지연을 흘끗 보더니, 진호가 욕했다.
  • 그는 서지연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녀는 알몸이었고 봐야 할 곳과 보지 말아야 할 곳이 모두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 하지만 진호는 이 아름다운 몸을 감상할 기분이 전혀 아니었다.
  • 손을 뻗어 그녀의 호흡을 확인하니 미세하게 숨이 붙어있었다.
  • 다시 그녀의 배를 보니 하복부가 살짝 부어올라 있었다.
  • 진호는 한가지는 확신할 수 있었다!
  • 서지연 나이가 어린 여자였다!
  • 그녀의 그곳은 보기에 아직...
  • 아무튼 임신은 아니었다!
  • 하지만 지금 배가 부어오른 것은 아마 바닷물을 많이 마셔서일 것이다.
  • 이 생각이 미치자 진호는 두 손으로 그녀의 아랫배를 눌렀다.
  • 비록 왼팔이 여전히 아팠으나 진호는 힘을 좀 줘서 눌렀다.
  • 그러자 서지연이 배가 다시 평평해질 때까지 바닷물을 연신 토해냈다.
  • 그제야 진호는 멈췄고 숨을 확인했는데 그의 얼굴이 대뜸 굳어졌다.
  • 서지연은 호흡이 멈춘 듯했다.
  • 이거...
  • 죽은 거야?
  • 안 돼!
  • 진호는 깜짝 놀랐다!
  • 그는 얼른 서지연의 코를 막고 그녀의 작은 입을 열었다.
  •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서지연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힘껏 빨았다.
  • 잠시만...
  • 진호가 힘껏 빨아들인 순간 서지연이 갑자기 그녀의 맑은 두 눈을 뜨고 진호가 그녀에게 입을 맞춘 것을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