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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난 네가 미워

  • 변태!
  • 쓰레기!
  • 색마!
  • 바로 이때 서지연은 머릿속에서 떠오를 수 있는 욕은 다 했다.
  • “읍...”
  • 서지연이 말하려 했으나 입은 여전히 진호에게 막혀있었다.
  • 오히려 이 말하려는 시도 덕분에 진호에게 협조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 너 이 색마, 죽여버릴 거야!
  • 서지연은 속으로 분노하며 외쳤다.
  • 오른손으로 더듬더듬하다가 한 막대기가 손에 잡혔다.
  • “응?”
  • 서지연에게 이상한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느낀 진호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 마치!
  • 싸늘한 눈빛이 자신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 진호가 뭐라 하기도 전에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 “퍽퍽퍽...”
  • 격렬하게 때리는 소리가 진호의 왼쪽 팔에서 들려왔다.
  • “찰칵... 아...”
  • 갑자기 뭔가가 부서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진호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
  • 그는 튀어 오르며 자신의 왼팔을 안고 서지연에게서 떨어졌다.
  • “도망가? 진호, 난 네가 정인군자인 줄 알았어. 하지만 넌 사람의 탈을 쓰고 짐승 짓을 하는 쓰레기였어. 어쩐지 탈세까지 한다 했어! 오늘 내가 너 때려죽이지 않으면 내 이름은 서지연이 아니야!”
  • 진호가 튀어 오르는 모습을 보고 서지연이 몸을 일으키며 손에 그 막대기를 쥐고 진호를 향해 외쳤다.
  • “서지연, 너 미쳤어? 다짜고짜 사람을 때리려고 하다니. 내가 너를 구해주고 싶어서 구한 줄 알아? 그리고, 사람 때리기 전에 네가 지금 무슨 상황인지나 봐!”
  • 진호는 왼팔을 안고 개의치 않는 듯 말했다.
  • 지금 그는 서지연의 아름다운 몸을 감상할 기분이 전혀 아니었다.
  • 그의 왼팔이 아파 죽을 것 같았다.
  • “응?”
  • 진호가 일깨워주자 서지연은 그제야 뭔가 잘못됨을 느꼈다.
  • 고개를 숙여서 보니!
  • “아... 너의 쓰레기 자식!”
  • 서지연은 순간적으로 자신이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 그녀의 은밀한 부위가 모두 드러났다.
  • 그녀는 바로 쭈그리고 앉아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 “진호, 나 너 증오해! 엉엉... 엉엉... 너 감히 내가 쓰러져 있을 때 나를 강... 엉엉... 너 미워! 너 미워!”
  • 서지연 자기 가슴을 끌어안고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크게 외쳤다.
  • “너 진짜 밑도 끝도 없어? 네가 그런 일을 당했는지 안 당했는지 너 몰라? 그런 일을 했다면 네 그곳이 안 아파?”
  • 진호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 이 여자는 젠장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 자기가 험한 짓을 당했는지 안 당했는지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걸까?
  • “응?”
  • 서지연이 멈칫했다.
  • 그래!
  • 그녀의 그곳은 별다른 이상한 느낌이 없었다!
  • 그러니까 그녀는 그에게 그런 일을 당하지 않았다...
  • “너... 아무 짓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내 옷을 어디에 가져간 거야, 얼른 돌려줘!”
  • 서지연이 다시 외쳤다.
  • “옷? 서지연, 제발 생각 좀 해, 크루즈가 사고 날 때 뭘 하고 있었는지 생각해 봐. 네 옷을 내놓으라고? 내가 어디서 찾아 주라는 거지?”
  • 진호가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 “음...”
  • 그러자 서지연은 완전히 기가 꺾이게 되었다.
  • 그녀는 드림호에 사고가 나기 전에 자기가 무엇을 하려고 했던지 기억났다.
  • 샤워를 하려던 참이었다!
  • 그 결과 옷을 금방 벗었는데 크루즈는 사고를 당했다.
  • 그 후에...
  • 서지연이 다시 눈을 떴을 때 진호가 몹쓸 짓을 하는 것을 보았다.
  • “흥, 네 옷 내놔. 얼른!”
  • 서지연이 불만스러운 듯 콧방귀를 뀌었고 진호를 향해 외쳤다.
  • 이때 진호는 티셔츠 한 벌과 청바지를 입고 있을 뿐이었다!
  • “내 걸 너에게 주라고? 그럼 난 홀딱 벗고 다녀?”
  • 진호는 생각하는 듯싶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 “너... 진호야. 네 옷을 내게 줘. 돌아가면 내가 너를 도와서 회사로 가져가 줄게!”
  • 서지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 “회사? 아니, 난 싫어!”
  • “다시 말해서,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아무도 몰라. 이곳을 누군가가 찾게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란 말이야!”
  • 진호가 고개를 저었다.
  • “아닐 거야!”
  • 우리 아빠가 나한테 무슨 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꼭 먼저 사람을 보내서 나를 구하러 올 거야!”
  • “진호, 네 옷을 내게 줘. 나 꼭 회사로 돌려보내 줄게!”
  • 서지연이 다시 말했다.
  • 이번에 진호는 침묵했다.
  • 서지연의 말이 틀린 곳은 하나도 없었다.
  • 만약 소원항이 서지연이 사고 났다는 것을 알면 즉시 구급대원을 보낼 것이다.
  • 이건 분명한 일이다!
  • 하지만...
  • 여기는 어디지?
  • 구급대원이 이곳을 찾을 수 있을까?
  • “서지연, 난 너를 충격에 빠트리려고 하는 게 아니야! 지금은 정오야, 요즘 바다 위에서 상황으로 보면 지금은 태양이 가장 뜨거울 때야, 가장 더울 때라고! 너 봐봐, 이곳의 태양은 그저 따듯할 정도로 보여! 게다가 이곳은 바람이 없어. 그저 가볍게 미풍이 불어. 바람의 방향도 일정하지 않고!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있는 곳은 해양 기류가 만나는 곳의 근처야! 혹은 우리는 이미 기류 교합으로 인한 양류로 다른 곳으로 떠밀려 왔을 수도 있어. 이런 곳은 곳곳에 소용돌이와 암초가 있어. 크루즈는 고사하고 구조정도 이런 곳으로 들어설 수 없어. 구조대원이 너를 찾으려면 우리와 같은 양류와 폭풍우를 만나야만 이곳으로 올 기회가 있어! 하지만 네 생각에 이런 우연이 있을 것 같아? 있다고 해도 이런 환경은 얼마에 한 번씩 나타날 것 같아? 다시 주위의 환경을 둘러봐.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 외에 이 울창한 숲뿐이야! 간단히 둘러보면 식물의 종류도 아주 많아. 교목, 관목, 양치류 식물이 풍성하게 자라나고 파괴된 흔적이 없는 것을 보면 이곳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야! 이렇게 보면 우린 개발되지 않은 무인도에 떠밀려 온 거야. 마치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말이야. 우리가 밟고 있는 건 미지의 땅이라고! 게다가 지금의 과학기술로 발견되지 않은 곳에 너희 집 구조정이 닿을 수 있을까?”
  • 진호는 팔을 부여잡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아무렇지 않은 듯 얘기했다.
  • “아니야, 그렇지 않아. 날 속이는 거야. 넌 나를 속이고 있어!”
  • 서지연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녀는 울면서 외쳤다.
  • “내가 너를 속이는 게 아니야, 너 같은 여자는 나보다 더 잘 알 거 아니야!”
  • 진호는 서지연을 더 보기도 귀찮아 왼팔을 다시 바위 위에 올려놨다.
  • 오른손으로 골절된 곳을 잡고 반대 방향으로 힘을 줬다.
  • “찰칵... 아...”
  • 맑은소리와 함께 진호가 신음을 냈다.
  • “진호, 나 너 미워, 너 밉다고! 엉엉... 엉엉... 왜 내가 살아가려는 희망을 끊으려고 해? 왜? 엉엉... 엉엉...”
  • 진호가 머리를 바위에 기대는 모습을 보자 서지연이 다시 울며 외쳤다.
  • “너 안 힘들어? 죽고 싶으면 간단해! 바다에 뛰어들어, 아니면 바위에 부딪히던지?”
  • 진호가 바다와 바위를 가리키며 말했다.
  • “흥! 죽으라면 죽지. 너에게 유린당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아!”
  • 서지영은 콧방귀를 뀌며 몸을 일으켜 바다로 향했다.
  • 이때 그녀는 진호가 그녀의 몸을 보는 것이 더는 두렵지 않았다.
  • 가느다란 몸이 신속하게 바다를 향해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