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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고대식

  • 엄청나게 진지한 얼굴의 진호를 보며 서지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 그녀는 자기가 뭐라도 배워서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나도 뭐 한 번 배워볼게!”
  • 서지연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진호 곁으로 다가왔다.
  • “시작할 때 내가 네 손을 잡을 거야, 함께 하는 거야!”
  • 진호는 서지연 뒤로 다가와 가볍게 그녀의 두 손을 잡으며 말했다.
  • 진호가 진지한 얼굴로 말하지 않았더라면 서지연은 분명 그가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하려 했다고 오해했을 것이다.
  • “좋아, 이제 어떻게 하면 돼?”
  • 서지연이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
  • “그래, 넌 내가 가르치는 첫 번째 제자라고 치자! 진씨 가문의 태극을 배우려면 첫 번째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늘과 땅, 자연을 느껴야 해! 이렇게 추상적으로 들려도 사실 간단해! 긴장 풀고 자기를 자연 속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거야. 바람의 흐름, 물의 부드러움, 뜨거운 느낌, 그...”
  • 천천히 서지연은 눈을 살짝 감게 되었다.
  • 진호가 그녀를 이끌자 그녀는 자기가 마치 하늘을 나는 새가 된 것 같았다. 광활한 하늘에서 자유롭게 날아 예는 것 같았다.
  • 얼마나 지났을까!
  • 서지연이 다시 눈을 떴을 때 태양은 이미 정수리 위에 있었다.
  • 진호는 옆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 “꽤 좋아. 처음 시도에 입정을 이렇게 오래 할 수 있다니. 보아하니 넌 무술을 배우는 데 있어서 천재인 것 같은데!”
  • 진호가 미소를 지으며 눈을 뜬 서지연을 보고 말했다.
  • “뭐? 입정?”
  • 서지연이 의아한 듯 물었다.
  • “그래, 방금 내가 너에게 가르친 것은 내공심법이야. 진씨 태극 일대만 가진 특별한 내공심법! 세상 만물은 모두 음양의 파생으로 생겨났어! 그러나 태극은 바로 음양의 정의지! 내가 너에게 가르친 것은 ‘태극심경’의 수련 방법이야. ‘태극심경’을 수련한 사람은 수련을 처음 했을 때 느낀 속성이 자체의 속성으로 바뀌게 돼. 이것이 바로 ‘태극심경’의 진정한 신비로움이지! 내가 방금 네 모습을 보니 네가 느낀 것은 아마 바람일 것이야! 그것이 바로 네 속성이야, 바람. 네가 수련해낸 내력은 바로 내적인 힘이고 바람의 특징을 띄게 돼! 가볍고 날카롭지! 이게 바로 네 속성이야! 하지만 지금, 방금 고대식을 알게 되었기에 내력은 고사하고 외적인 힘도 없어. 그러니까 내력을 수련해내려면 더 힘써야 해! 이런 괴상한 곳에서 살아남아 돌아가는 방법을 찾아내려면 적어도 내력을 수련해야만 내적 힘에 도달할 수 있어!”
  • 진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내력, 내적인 힘? 내공? 무슨 소리야? 너 지금 무협 소설 쓰고 있어?”
  • 서지연이 눈썹을 찌푸리며 진호의 말을 끊었다.
  • “소설을 쓰는지 아닌지는 네가 나보다 더 잘 알 텐데? 지금의 네 몸이 전보다 더 깨어있고 민첩해진 것 같은 느낌, 들지 않아?”
  • 진호가 웃으며 물었다.
  • “응?”
  • 서지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의아한 듯 진호를 바라봤다.
  • 그녀는 진호가 말하는 것을 믿을 수 없는 눈치였다!
  • 하지만 그녀는 자기 몸이 확실히 전에 있던 무거운 느낌을 느낄 수 없게 되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전보다 아주 가벼웠다.
  • “네가 이미 고대식을 연습하기 시작했으니 너한테 설명해야 할 것이 있어. 고대 무술의 레벨에 대해! 고대 무술은 고대 선인들이 만들어낸 가장 직접적이고 효율적인 살인 방법이야. 하지만 역사에서 몇 번 금무령이 내려지며 고대 무술이 심각하게 유실되었지. 지금 전해져 내려온 진정한 고대 무술은 아주 희귀해! 대부분 고대 무술 마스터들은 보여주기식의 고대 무술 연마자로 전락했고 아무런 실전 능력이 없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의 사회가 법으로 통하는 사회란 거야. 더는 고대처럼 말 한마디 없이 칼을 겨누는 시대가 아니란 말이지! 지금 사회에서 고대 무술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너무 적어. 그러니 자연스럽게 고대 무술을 익히는 사람도 줄어들었지. 설령 진씨 가문의 태극이라 할지라도 진정한 살인 기술을 연마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돼. 하지만 내가 바로 그거의 없는 사람 중의 한 명이야! 그러니까 우리가 만약 돌아가게 된다고 해도 네가 고대 무술을 할 줄 아는 것에 대해 좋기는 폭로하지 마. 안 되는 건 아닌데 사람들이 비웃을 거야! 네가 배우게 될 것은 살인 기술이지 퍼포먼스가 아니야. 일단 공격하면 상대방은 죽지 않으면 다치게 돼. 그런 결과는 법의 심판을 받게 되니 수지가 맞지 않아! 고대 무술의 레벨에 따라 나누면 보통 무술인, 바로 너 같은 유형, 그리고 외적 힘 무술인, 내적 힘 무술인, 마스터 레벨 등등이 있어! 외적 힘은 네가 공격할 때 공기 중의 속성을 흡입하여 강화하는 거야! 이 강화는 비록 얼마 되지 않지만 확실히 존재해! 내적 힘, 다시 말해서 내력은 네 몸 안에서 자라나는 너만의 힘이야! 이 힘이 나타나면 실력을 대폭 상승시킬 수 있어. 그 속엔 속도와 공격력 등이 포함돼. 심지어 세포의 노화도 늦춰 젊어 보이게 하는 작용도 있어! 마스터는 자기의 외력을 모두 밖으로 내뿜어 그에 상응한 공격을 하는 거야! 마스터 레벨 외에 더 높은 레벨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내 생각하고 있을 것 같아!”
  • 진호가 담담하게 말했다.
  • “그럼 넌 지금 무슨 레벨이야?”
  • 서지연이 궁금한 듯 진호를 보며 물었다.
  • “난 열 두 살 때 본가 사당으로 돌아가 태극을 배웠어. 지금까지 이미 십 사 년 째니까 배에 오를 때 가까스로 외적 힘을 숙달했다고 볼 수 있어! 그 몇 마리의 흑초와 싸우며 이미 내적 힘의 입구에 발이 닿았어! 얼마 지나지 않아 진정한 내적 힘을 길러내 진정한 내적 힘의 고수가 될 거라고 믿어!”
  • 진호가 웃으며 말했다.
  • 14년을 연마해서 겨우 외적 힘을 마스터했다!
  • 그러고 보니 전에 바닷가에서 진호가 흑초 한 마리를 죽여버릴 수 있는 것이 말이 되었다.
  • 가만 보자...
  • 그가 어떻게 그 괴물이 흑초라는 것을 알고 있지?
  • “흑초, 그 검은 색 괴물은 어제 그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서 알고 있어!”
  • 진호가 해명했다.
  • “참, 진호야, 어제 네가 죽인 흑초가 아직도 그곳에 있어. 그건 식량이니까 반드시 가져와야 해!”
  • 서지연은 그제야 반응하며 말했다.
  • “너 이제야 정신이 들어? 어젯밤 내가 돌아올 때 그 흑초는 이미 사라졌어. 아마 누군가가 가져갔을 거야! 본래 오늘 아침에 가보려고 했어. 하지만 너에게 고대 무술을 가르치다 보니 늦었어!
  • 진호가 고개를 저으며 서지연의 뒤를 따라나섰다.
  • 약 한 시간 뒤, 진호와 서지연은 어제 그 흑초를 죽인 곳으로 왔다.
  • 바닥엔 끌려간 흔적이 없었다. 그 말은 이 흑초가 들려지거나 누군가의 어깨에 메여져 갔다는 뜻이다!
  • 주위를 둘러보니 진호는 이곳에 그와 서지연의 것이 아닌 흔적들을 발견했다.
  • “지연, 이 방향으로 우리가 쫓아가면 나는 죽을 가능성이 크고 넌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상황이 될지도 몰라! 계속 쫓아가고 싶어? 확신해?”
  • 진호가 다른 한 방향을 가리켰다.
  • 서지연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얼굴을 보니 정말 쫓아가고 싶지 않았다.
  • 만약 상대가 원주민이라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이라고 해도 사치일 수 있다.
  • 서지연은 어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