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팬
- 서하은이 고개를 돌렸다. 구서진이 거기 서 있었다. 얼마나 오래 서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과일 바구니가 바닥에 나뒹굴고, 과일들이 사방으로 굴러다녔다.
- 옆에 있던 강달현은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불똥이 튈까 봐 두려웠다.
- 병실 안 분위기가 이미 바뀌어 있었다. 구서진의 표정은 폭풍우가 몰려오기 직전의 하늘처럼 어두웠고,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웠다. 터지기 직전이었다! 정말로 그를 따라 병원에 오지 말았어야 했다. 강달현이 막 슬금슬금 빠져나가려는 찰나, 구서진이 갑자기 성큼성큼 서하은을 향해 걸어갔다. 기세는 전혀 누그러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