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밉상
- 서하은의 걸음이 느려졌다. 그녀가 그를 한 번 바라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막 시선을 거두려는데, 며칠 전 최고 집정관이 보내 온 그 영상이 갑자기 머릿속에서 번쩍 하고 스쳐 지나갔다. 눈앞에 서 있는 말끔하게 옷을 갖춰 입은 남자가, 기억 속의 그 어떤 옷 한 올 걸치지 않은 낯뜨거운 화면과 순간적으로 겹쳐졌다. 열기가 확 치밀어 올랐다. 볼이 붉게 달아올랐고, 목까지 새빨개졌다.
- "왜 그래요?"
- 구서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의 이마를 향해 손을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