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말을 못 하는 남동생
- 그때 서하은은 스무 살이었다. 또래 아이들이 인생의 막막한 첫걸음을 내딛을 나이인데, 그녀는 이미 죽을 힘을 다해 버텨왔다. 잃은 아이의 원수를 갚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 목표를 이루려면 끝없이 위로 기어올라가야만 했다—불바다와 칼날 사이를 뚫고 살아남듯이. 이 지독한 고초를 겪은 모습은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았다.
- “좋아요. 갈게요.” 서하은은 마침내 수긍했다.
- 서하영의 미소가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설마 진짜로 응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일부러 훈련소를 지옥처럼 과장해서 말한 건, 겁먹고 포기하게 만들어 윤아연 앞에서 망신 주려던 계획이었는데, 정작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