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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의 데릴사위

천하제일의 데릴사위

타이거T

Last update: 2024-06-02

제1화 군수님이 돌아오셨다

  • 소해시, 국제공항.
  • 웅웅웅~
  • 군용차들이 한 대씩 줄지어 들어와 노천 주차장에 가지런히 주차했다.
  • “모두 내려라!”
  • 빳빳한 군복을 입은 3성급 대령 한 명이 쩌렁쩌렁하게 고함을 질렀다.
  • 잠시 후 수백 명의 병사들이 일제히 차에서 내려 대령 맞은편에 가지런히 서서 의식적으로 차렷하고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H 국의 군위를 과시했다.
  • “북야군구 군수님이 오늘 소해에 오신다. 5분 후에 우리 소해 국제공항에 도착하시는 이분은 우리 H 국의 국문을 지키는 장관님이시다. 단 하나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된다, 즉시 장내를 정리하라!”
  • 격앙된 소리와 함께 수백 명의 장병들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 주변에 마중 나온 사람들이 알아서 비켜주자 군인 전용 통로는 곧 텅 비게 되었다.
  •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 소해에 오길래.”
  • 주변 접객 인파들은 어떤 인물이길래 삼성급 대령이 직접 마중나오는 것인지 저마다 속으로 추측했다.
  • “보고드립니다, 정리 완료하였습니다!”
  • “좋다!”
  • 삼성급 대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 “장병들이여, 모두 가장 숭고한 예의를 갖추어 군수님을 영접하거라!”
  • 북야군구는 H 국 최정예 군사 구역이었다.
  • 조태수 군수가 나라의 기둥을 짊어지고 국문을 지켰기에 오늘날 H 국의 평화가 있을 수 있었다.
  • 조태수는 그야말로 북야군구의 신화였다.
  • 겨우 27세의 나이에 무수한 전공을 세웠고, 북야군구의 20만 장병에게 있어서 그는 신앙 그 자체였다.
  • 태평세월이 어디 있겠는가.
  • 그저 누군가가 나라의 기둥을 짊어지고 너를 위해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것일 뿐.
  • 사실 이런 영접 방식은 오히려 다소 절제된 편이었다.
  • 조태수 같은 인물이 일단 소해에 진주하면, 예의에 따라 시내 전체의 도로를 봉쇄하는 정도의 대접은 아무것도 아닌 수준이었다.
  • 어쨌든, 그는 나라의 기둥일 뿐만 아니라, 까마득하게 높은 직급에 신분이 혁혁했으니까.
  • 얼마 후 군인 전용 통로에서 한 청년이 코트를 입고 천천히 걸어 나왔다. 오랜 세월 군생활에 익숙했던 조태수는 군대의 틀에 얽매여 있지 않더라도 말과 행동은 여전히 보통 사람과 달리 타고난 군인의 포스를 풍겼다.
  • “차렷!”
  • “경례!”
  • “강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군수님!”
  • 조태수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삼성급 대령을 비롯한 수백 명의 장병들이 가장 숭고한 의례로 맞이했다.
  • 주위 사람들이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
  • 군수?
  • 비록 군대 계급장엔 그런 계급이 없었지만, 호칭만 들어도 엄청난 인물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 후-
  • 조태수는 탁한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는 전용 군용기를 십여 시간 타고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왔다. 10년 군 생활 동안 그는 마음에 걸리는 것이 너무 많았다. 이 고향에는 그가 평생 잊지 못할 여자가 있었다.
  • “최대한 절제하라고 하지 않았나.”
  • 조태수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선두에 있는 대령을 힐끗 보았다. 그의 말 속에 책망하는 뜻이 은근히 담겨 있었다.
  • 그러나 대령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도 절제하고 싶었지만, 위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와 도저히 이 이상으로 조용하게 맞이할 수는 없었다.
  • 사실, 이것도 충분히 절제한 것이었다.
  • 이어서, 대령이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
  • “군수님, 차에 타십시오!”
  • “됐다!”
  • 조태수는 손을 흔들며 엄숙하게 말했다.
  • “이번에 돌아와서 군부에 묵을 생각이 없으니 모두 돌아가!”
  • 그 말인즉 그는 이 사회에 녹아들겠다는 뜻이었다.
  • 10년의 군 생활로 인해 그는 전쟁터에서의 싸움과 살육에 싫증이 난 상태였다.
  • “그건……”
  • 대령은 난처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어쨌든 눈앞에 있는 이분은 H 국의 위인이자 세계를 놀라게 한 전설적인 인물이 아닌가. 최고의 영예를 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한데, 오히려 거절당하다니.
  • “무슨 일 있으면 자네한테 도움을 청하지!”
  • 조태수는 대령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빙긋 웃고는 혼자 캐리어를 끌고 쓸쓸히 걸어 나갔다.
  • 하지만 가는 도중에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
  • 공항 후문, 승합차 한 대가 멈춰 서더니 조태수가 캐리어를 끌고 나타나자 우람한 남자 한 명이 차에서 내렸다.
  • “군수님!”
  • 우람한 남자는 조태수를 향해 표준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군례를 한 뒤, 조태수에게서 캐리어를 받았다.
  • “찾았나?”
  • 조태수는 뒷좌석에 앉아 담담하게 물었다.
  • 차를 몰던 원곤이 대답했다.
  • “찾았습니다. 10년 전의 그 어린 소녀는 반 씨 가문의 아가씨로, 이름은 반서윤이라고 합니다!”
  • 그 말에 조태수는 마음속으로 긴장하기 시작했다.
  • 벌써 10년이다.
  • 만약 10년 전 그 밥 한 끼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조태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는 꼬박 10년 동안 사람을 보내 조사했다.
  • 그가 이번에 제대하고 돌아온 것은 바로 그 여자를 찾기 위해서였다.
  • 그는 십 년을 그리워했다.
  • 그는 그 어린 소녀가 진작에 자신을 잊었을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 그는 원래 북쪽 최고 명문가의 도련님이었고, 조 씨 가문의 후계자였으니 이미 지극히 평범하지 않은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
  • 그러나 재벌가의 사람들은 줄곧 재산권 다툼으로 인해 혈육의 정은 거의 없었다. 10년 전, 조 씨 가문의 한차례 사업에서 그는 누명을 쓰고 수천억의 손실을 입게 되었고 조 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은 그가 조 씨 가문의 유일한 상속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 무엇보다 그의 아버지마저 그를 믿지 못하고 무능하다고 여기며 자신의 생애 최악의 실패작으로 몰아 가문에서 쫓아냈다.
  • 마치 길바닥에 나온 쥐를 사람마다 잡으라고 외치는 꼴이었다.
  • 하룻밤 사이에 그의 신분에 천지개벽의 변화가 일어났다.
  • 그러나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추격을 당한 끝에 소해로 도망쳤지만, 큰 부상을 입고 거리에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 만약 그 여자아이가 그에게 밥을 한 입 주고 그의 상처를 치료해 주지 않았다면, 조태수는 이미 10년 전에 죽었을 것이다.
  • “하지만!”
  • 원곤이 갑자기 말했다.
  • “형수님은 지난 10년 동안 즐겁게 지내지 못했습니다. 반 회장님이 남아 선호 사상을 지닌 사람인데다 반 씨 가문의 재산권 분란까지 겹쳐 형수님 일가가 가장 먼저 가문에서 쫓겨났기 때문입니다!”
  • “게다가 오늘은 형수님의 결혼식 날인데, 결혼 상대가 바로 이 씨 가문의 그 악질 도련님입니다. 반 가는 기업의 발전을 위해 형수님을 거래 물건으로 쓴 겁니다!”
  • 원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태수의 머릿속에 또렷하게 전해졌고, 조태수의 눈빛이 급격하게 싸늘해졌다.
  • 원곤은 계속 말했다.
  • “그 인간은 그까짓 집안 배경만 믿고 사람들을 적지 않게 괴롭혔습니다. 만약 형수님이 그 인간에게 시집을 간다면, 앞으로 절대 행복하게 살 수 없을 겁니다!”
  • “이 씨 가문?”
  • 조태수가 차갑게 말했다.
  • “날 데려다주는 김에, 그 이 씨 가문의 문도 좀 두드려봐.”
  • 감히 반서윤을 건드려? 머리가 몇 개라도 되나?
  • 이어 조태수는 캐리어에서 낡은 옷을 한 벌 꺼냈다.
  • 이 옷은 이미 색이 바랬지만, 조태수에게는 아주 큰 의미가 있었다.
  • 그는 10년 전 반서윤이 그에게 준 옷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옷을 여태까지 보관하고 있었다.
  • 디럭스 호텔.
  • 오늘은 반서윤이 시집가는 날이라 수십 개의 술상이 홀에 차려졌다.
  • 회장님이 일부러 마련한 것이었다. 반서윤이 사는 곳은 허름한 동네였기 때문에, 그곳에서 시집을 가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를 것이 분명했으니까.
  • 회장님이 입으로는 그럴듯하게 반서윤에게 집안이 비슷한 도련님을 찾아줬다 했지만, 이 씨 가문의 큰 도련님은 매일 할 일 없이 빈둥거리고 이 여자 저 여자 건드리며 방탕하게 놀고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사람을 괴롭히기 좋아하는 놈이라는 걸 누가 모르겠는가.
  • 그에게 시집가면 과연 행복할까?
  • “왜?”
  • 호텔 스위트룸에서 반서윤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 “우리 가족은 이미 가문에서 쫓겨났는데, 할아버지는 왜 내 인생마저 마음대로 쥐락펴락하려는 거야?”
  •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할아버지는 날 한 번도 안아준 적이 없는데, 무슨 자격으로 이러는 거냐고.”
  • “난 싫어!”
  • 반서윤은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그는 이진우가 어떤 사람인지 진작에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