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화를 못 견뎌?
- 반 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을 내쫓으라고?
- 모든 경호원들은 완전히 넋을 잃었다. 반 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을 내쫓으라니……매니저님, 진심이세요?
- 우리가 잘못 들었나.
- 아니면 매니저님이 잘못 말씀하신 건가?
- “왜 멍하니 있어? 일 하기 싫다는 거야?”
- 허한이 박력 있게 고함을 질렀다.
- X발, 이게 무슨 상황인지 누가 말해줄래?
- 우리는 아직 이해를 못하겠어.
- 대도시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겠어. 집에 가서 농사나 지을래.
- 주변 종업원들은 모두 망연자실했다. 이 모든 것이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느꼈다. 매니저님이 연간 수억 원을 소비하는 고객을 쫓아낸다고?
- 반서윤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 특히 반석호와 그의 여자친구는 더욱 어리둥절했다.
- “반 씨 가문 둘째 도령, 우리가 예의를 지키지 않는다고 탓하지 마십시오. 매니저님의 명령은 거역할 수 없으니까!”
- 선두의 경호원이 경찰봉을 휘둘렀다.
- 반석호는 겁이 났다.
- “나는 너희들의 하느님이고, 더욱이 반 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고, 우리 아버지는……”
- “당신의 아버지가 수장이어도 소용없어요!”
- 그 보디가드는 흥 하는 소리를 내며 한방에 반석호를 날려보냈고, 또 두 개의 치아가 빠지자 반석호는 완전히 넋이 나가버렸다.
- 그는 왜 자신을 공격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 그 더러운 여자가 아니고 왜 나를?
- “더 이상 물러나지 않으면, 내가 대포라도 쏘아 올려 바로 우주 여행을 보내 주겠다!”
- 허한이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 반석호의 여자친구는 반석호를 부축하고 눈 깜짝할 사이에 흔적도 없이 도망쳤다.
- “조태수,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왜 저 둘을 쫓아낸 거야?”
- 반서윤도 이해하지 못했다. 원래는 그들을 쫓아내야 하는 게 아닌가.
- “여보가 예뻐서 그런가 봐.”
- 조태수는 어깨를 으쓱했다. 이유가 억지스러웠다.
- “내가 그 헛소리를 믿을 것 같아?”
- 반서윤은 조태수를 흘겨봤다. 그녀가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니고.
- “오늘 반서윤 아가씨가 온 것을 모르고 제가 실수를 해서 아가씨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렸습니다. 제가 아가씨께 사죄드리겠습니다!”
- 그런데 이때 허한이 반서윤 앞에 와서 겸손한 미소를 지었다.
- 반서윤은 멍해졌다. 사죄한다고? 이게 무슨 일이야?
- 반서윤은 앞에 있는 이 매니저가 얼마나 막대한 권력을 갖고 있는 인물인지 알고 있었다. 그는 소해 스카이 인터내셔널 산하에 있는 모든 브랜드 의류 쇼핑몰을 관리하고 있었다.
- 소해라는 도시에는 스카이 인터내셔널 산하의 의류 쇼핑몰이 수천 개에 달하고, 파는 옷도 아무렇게나 한 벌 꺼내도 200만 원이 넘었다.
- 이 패션계에서, 권력이 하늘을 찌르는 거물이 오히려 그녀 앞에서 예의를 갖추다니.
- 조태수는 옆에 서서,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허 매니저님, 내가 비록 반 씨 집안 사람이라고 해도, 난 아무 신분도, 권리도 없는데 어찌 감히 허 매니저님한테서 사죄를 받겠어요?”
- 반서윤은 가슴이 살짝 떨렸고, 허한의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전에 반석호를 쫓아냈을 때 이미 충분히 놀랐는데, 그가 또 이렇게 나오니 그녀는 정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
- “반서윤 아가씨가 이렇게 말씀하시는 건 저를 너무 추켜세우시는 겁니다. 게다가 허 매니저라니요, 황송하네요. 앞으로는 저를 허한이라고 불러주세요!”
- 허한은 마치 다른 사람처럼 반서윤에게 굽실거렸는데, 그 모습이 어딜 봐서 패션계의 대권을 쥐고 있는 사람 같은가?
- 너무 비정상적이었다.
- “우리 허 매니저님 맞아?”
- 옆에 있는 여종업원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 반서윤도 어찌할 바를 몰랐다.
- 허한은 계속 말했다.
- “조금 전, 그 망나니 놈이 반서윤 아가씨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으니, 이 카드는 반서윤 아가씨께 사죄드리는 거라 생각해 주세요.”
- 허한은 품에서 골드 카드를 한 장 꺼냈다. 순금으로 만든 카드였다.
- 그는 또 말했다.
- “앞으로 이 카드로 스카이 인터내셔널 산하 모든 의류매장에서 공짜로 옷을 사시면 됩니다.”
- 반서윤:“……”
- 비굴하게 사과하는 것도 모자라, 뜬금없이 VIP 특권 카드까지 선물하다니, 너무 비현실적이었다.
- 아무런 이유 없이 남에게 대접받거나 선물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이치를 반서윤은 잘 알고 있었다.
- 그리고 그녀는 입을 열었다.
- “난 이 카드를 받을 수 없어요.”
- “설마 반서윤 아가씨는 이 허한이 무릎을 꿇어야만 받아주실 겁니까?”
- 역시나, 허한은 무릎을 굽히며 땅에 꿇어앉을 준비를 했다.
- 반서윤은 화들짝 놀랐다.
- “여보, 매니저가 이렇게 진지하게 사과하는데 그냥 받아주지 그래? 여보가 계속 버티면, 이 매니저가 집까지 찾아와서 사과할 것 같은데.”
- 줄곧 말이 없던 조태수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 반서윤은 조태수를 이상하게 쳐다보았고, 마음속으로 은근히 황당함을 느꼈다. 어쨌든 그녀는 전에 허한을 알지도 못했으니, 친분은 말할 것도 없었다.
- “이 형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반서윤 아가씨께서 받지 않으시면, 대표님인 곤이 형님도 저를 가만두지 않으실 겁니다. 반서윤 아가씨께서 제가 회사에서 잘리는 걸 보고만 있지는 않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 사실 허한은 그 대단한 스카이 인터내셔널의 대표인 원곤이 왜 이 여자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 설마 좋아하게 된 건가?
- 하지만 그녀는 유부녀잖아.
- 반서윤은 허한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지만, 허한이 실직하는 것을 원치 않아 결국 그 카드를 받았다.
- “그럼 이 옷은요?”
- 반서윤은 조태수가 입고 있는 양복을 가리켰다.
- “당연히 공짜로 드리죠. 아가씨께서 원한다면 여기 있는 옷들을 전부 가져가도 문제없어요!”
- 허한은 즉시 고개를 푹 숙였다.
- 반서윤:“……”
- 밖으로 나간 후.
- “조태수,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일은 심상치 않은 것 같아. 방금 그 허 매니저가 스카이 인터내셔널 대표 원곤까지 언급했어. 원곤 같은 거물급 인물이 어떻게 나처럼 아무 신분도 없는 사람을 알고 있지?”
- 스쿠터에 올라탄 반서윤은 아직도 어리둥절했다. 골드 카드를 받지 않으면 허한이 회사에서 잘린다니.
- 반서윤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었다.
- 원곤이 누구인가, 비즈니스계의 전설적인 거물에, 더욱이 군인 출신으로 배경이 엄청났으니 소해 일대에서 누가 감히 건드릴 수 있겠는가.
- “혹시……”
- “됐어, 당신이랑 말 안 할래. 말해도 당신은 모르니까!”
- 반서윤은 조태수의 말을 끊었다. 비록 허한이 묘한 내색을 했지만, 그녀는 조태수와 연결을 짓진 못했다.
- 어쨌든, 조태수의 모든 신원 정보는 결혼할 때 이미 알게 됐으니까.
- 한편.
- 의류 쇼핑몰 사무실 안, 허한은 공손히 통화를 하고 있었다.
- “대표님, 시키신 대로 다 했습니다.”
- “그럼 됐다!”
- 전화기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다만……”
- 허한은 말을 잇지 못했다.
- “무슨 말을 하고 싶나.”
- “대표님, 제가 한 말씀 묻겠습니다, 반서윤은 고작 그 작은 반 씨 기업의 아가씨일 뿐인데, 왜 대표님께서 반서윤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겁니까?”
- “5년 전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알아?”
- 전화기 너머에서, 대답 대신 되물었다.
- “북야군구 대령이십니다!”
- “반서윤의 남편이 내 직속상관이다. 이제 알겠나?”
- 우당탕-
- 그 말을 들은 허한은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그대로 자리에 굳어있었다.
- 북야군구 삼성급 대령의 직속상관이라니, 그 신분을 생각할 필요가 있겠는가.
- 원래 허한은 원곤이 반서윤의 미모에 반해서 반서윤을 각별히 챙기는 줄 알았는데, 지금 원곤의 말을 듣고 그는 순식간에 깨닫게 되었다.
- 최근에 그도 뉴스를 보고 전설 속의 군수가 소해에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하지만……
- 허한은 등골이 오싹하고 식은땀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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