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군용기
- 보기 드문 소해의 유명 인사들 중에는 군 장교, 대장군도 있었다.
- 심지어 육해공 3대 군단장도 있었다.
- 그러나 그들은 모두 반서윤의 생일을 위해 왔다.
- 소해를 봐라, 도대체 누가 이렇게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 소해시 시장도 이렇게 대단한 지위를 갖고 있진 않을 것 같았다.
- 지금 반서윤의 동창들은 모두 바보처럼 멍하니 있었다.
- 조금 전, 유림은 반서윤이 예쁜 외모 덕분에 스카이 인터내셔널의 어떤 중요한 고위층에게 스폰을 받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 상황을 보면 스폰서 정도가 아닌 것 같았다.
- 스카이 인터내셔널의 대표 원곤도 반서윤의 스폰서가 될 자격이 없을 듯했다.
- “우겸아,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 유림은 민우겸 옆에서 속삭였는데, 방금 오만했던 기색은 온데간데없었다. 다들 소해의 유명 인사들이었으니까.
- “나도 모르겠어!”
- 민우겸은 몸을 덜덜 떨었다.
- “림아, 반서윤이 정말 망한 아가씨일 뿐이라는 거, 확신해?”
- 눈앞의 장면을 도저히 믿기 어려웠다.
- “스카이 인터내셔널의 고위층한테 스폰 받고 있는 거 아닌가?”
- 이 말을 한 유림은 즉시 입을 다물었다.
- 이 말이 반서윤의 귀에 들어가서 반서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아마 유림은 소해에서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 “이럴 수가, 말도 안 돼……”
- 강신영은 유명 인사들이 줄지어 반서윤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바라봤다.
-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붉은 입술을 꿈틀거렸다.
- “난 서윤이를 잘 알아. 서윤이는 그냥 반 씨 가문에서 아무 지위도 없는 아가씨일 뿐인데, 어떻게 생일에 이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지?”
- 여주인공?
- 누가 이곳의 진짜 여주인공인가?
- 유림인가?
- 아니……
- 그녀는 단지 보잘것없는 들러리일 뿐이었다.
- 여주인공은 반서윤이었고, 유림의 스포트라이트도 진작에 반서윤에게 빼앗겨버렸다. 두 사람은 같은 차원의 사람이 아니었다.
- 지금 이 순간에도, 반서윤 이 바보 같은 여자아이는 여전히 멍한 얼굴로 눈앞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 그리하여 반서윤은 입을 열었다.
- “누가 당신들을 초대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 소해에서 또 누가 이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겠는가.
- “반서윤 아가씨, 예의를 차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늘 아가씨의 생일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 점, 부디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 이가연 대법관은 사과하는 표정으로 몸을 숙였다.
- “맞습니다. 반서윤 아가씨, 다 저희 불찰입니다. 아무도 우리를 초대하지 않았습니다!”
- 군부 대령 임성남도 똑같이 설명했다.
- 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고, 모두가 얼굴에 공손한 기색을 띠었다.
- 반서윤:“……”
- 지금 이 순간, 반서윤은 더욱 막막해졌다. 그녀는 이 사람들을 전혀 모르는데, 왜 이 사람들은 그녀에게 이렇게 공손한가.
- 그러자 아름다운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 “하……하지만 저는 당신들을 몰라요!”
- “저희는 단지 보잘것없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반서윤 아가씨는 당연히 저희를 모르시겠지만, 저희는 아가씨를 알고 있습니다.”
- 대장군 육호석이 즉시 말했다.
- “앞으로 우리가 쓰일 수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불러만 주십시오!”
- 웃기지도 않는 농담이다. 군수님의 아내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여인인데, 누가 감히 그녀에게 무례하게 대하겠는가.
- “여보, 이 사람들이 모두 당신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이상, 당신은 아무 생각 말고 생일만 보내면 돼!”
- 조태수는 곁에서 담담하게 말했다.
- “하지만……난 정말 이 사람들을 몰라!”
- “방금 말했잖아. 모두 보잘것없는 사람들이니까 여보가 모르는 게 정상이야.”
- 반서윤:“……”
- 반서윤은 묻고 싶었다. 그럼 난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도 돼?
- “이분 말씀이 맞습니다. 반서윤 아가씨는 저희 같은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모르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 공군 군단장이 즉시 앞으로 나아갔다.
- “이분이 반서윤 아가씨의 남편이라면, 이분이 바로 오늘 밤의 남자 주인공입니다!”
-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밖의 많은 스튜어디스들이 가지런히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통일된 복장을 입고 있는 모습은 참 눈을 즐겁게 했다.
- 앞에 가장 기품 있는 스튜어디스가 푸드 카트를 밀고 왔고, 그 위에 커다란 케이크 하나가 놓여 있었는데, 케이크 주위에는 보석이 박혀 있었고 조명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 무척이나 진귀해 보였다.
- 보석 한 알도 가격이 굉장히 비쌌는데, 케이크 주위에 그렇게 많은 보석이 박혀 있었으니 그 케이크의 가치는 엄청날 것이 분명했다.
- 민우겸이 준비한 케이크와 비교하면, 정말 하늘과 땅 차이였다.
- 2천만 원이 넘는 케이크를 반서윤이 먹어본 적이 없다고?
- 하지만 지금은?
- “이건……”
- 동창들은 하나같이 넋을 잃었다.
- 그중 유림도 포함되어 있었다.
- 성대한 광경이란 게 무엇인가.
- 이거야말로 성대한 광경이었다.
- 그럼 유림은 지금 무슨 자격으로 반서윤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단 말인가.
- “서윤아, 우리는 가장 친한 친구잖아. 방금 내가 한 말은 좀 심했어. 서윤아,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줘!”
- 유림은 즉시 앞으로 나가 반서윤의 팔짱을 끼며 아첨했다.
- “내 아내가 그쪽이랑 무슨 상관이 있나?”
- 조태수가 한 걸음 앞으로 나가 반서윤을 끌어안으며 유림을 내팽개쳤다.
- 조태수는 반서윤에게 말했다.
- “여보, 오늘은 당신 생일이야. 같이 촛불 불자!”
- “응!”
- 반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설레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
- 어쨌든 이 사람들은 모두 소해의 유명 인사들이었고, 모두가 그녀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 어려웠다.
- 하지만 조태수의 커다란 손에 안기자,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안도감이 들었다.
- 흥!
- 유림은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코웃음을 쳤다.
- “쓸모없는 남편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날 그렇게 말하는 거야? 오늘이 서윤이의 생일이라고 해도, 너 같은 쓸모없는 남편이랑 무슨 상관이야?”
- “게다가 데릴사위라고 들었는데!”
- 유림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동창생들도 이미 들었다.
- “맞아!”
- 이성우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 “데릴사위 주제에, 내가 보기엔 자기 아내 덕을 본 것 같은데. 어쩌면 자기 마누라가 다른 사람의 스폰을 받고 있는 것도 모르는 걸지도 몰라!”
- “데릴사위였구나!”
- 민우겸은 애써 침착한 척 술잔을 흔들며 말했다.
- “참 대단한 남자네!”
- 그 말인즉, 조태수는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뜻이었다.
- 조태수는 민우겸 일행을 쓱 훑어봤을 뿐, 아랑곳하지도 않았다.
- 그러나 조태수의 눈빛을 본 그들은 왠지 섬뜩한 기분이 들었고, 마치 조태수의 눈빛 하나만으로도 그들을 함락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 파티가 끝나자마자, 국제호텔 정문에 헬기 한 대가 착륙했다.
- 헬기 문 위에 ‘공군’이라는 글자가 눈에 확 띄었다.
- “군용기야!”
- “군용기가 왜 여기에 왔지?”
- 민우겸 일행은 아연실색했고,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 군용기의 위엄은 비할 바 없이 엄청났다.
- 특히 유림은 숨이 막혔다. 군용기 양옆에 공군들이 장총을 메고 꼿꼿하게 두 줄로 서있는 모습은 위압감이 넘쳤다.
- 소해의 유명 인사들이 한데 모였고, 군용기가 마중 나왔다.
- 만약 그녀가 이런 식으로 생일을 보낸다면 얼마나 영광스러울까!
- 하지만 유림은 절대 그럴 수 없었다!
- 스쿠터를 타고 오면 뭐 어때?
- 지금 반서윤은 군용기를 타고 있는데.
- 게다가 소해시 각계의 유명 인사들과 함께.
- 더욱 중요한 것은 군용기 통로 양쪽에 공군들이 장총을 메고 두 줄로 똑바로 서서 신성하고 장엄하게 반서윤을 향해 경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 “여보, 먼저 탑승해, 난 할 일이 좀 있어!”
- 조태수는 반서윤을 군용기에 탑승하게 한 후, 문을 닫았다.
- 문이 닫히면, 반서윤은 외부에서 발생한 모든 일을 알 수 없게 된다.
- “군수님!”
- 바다, 육지, 하늘, 세 명의 수장이 공손한 자세를 취하며 웅장한 목소리로 경례를 했고, 민우겸 일행의 귀에 그대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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