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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세계적 셀럽들의 생일 축하

  • 반서윤.
  • 그의 역린이었다.
  • 게다가 10년이나 찾아헤맨 역린.
  • 조태수의 일생에서 눈앞의 여인을 제외하고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비록 이 여인이 그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다 하더라도.
  • 심지어 결혼도 가족에 의해 강제로 계획되었다.
  • 하지만 조태수는 이 모든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고, 정성이 지극하면 언젠가는 반서윤이 그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 하지만 그가 떠난 이 자리에서 반서윤은 괴롭힘을 당했으니, 조태수가 참을 수 있겠는가?
  • 반서윤은 모래가 눈에 들어갔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조태수가 그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 “여보, 아니면 내가 불어줄게!”
  • 조태수는 무척 부드럽게 말했다.
  • 지금 반서윤을 괴롭힌 사람을 찾아 결판을 내지 않는 것은, 반서윤의 생일파티였기 때문에 일을 일으키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 “아……아니야!”
  • 반서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 “괜찮아!”
  • 반서윤은 여전히 조태수와 서먹서먹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그녀는 조태수를 좋아하지 않았다.
  • “서윤아, 아까는 그냥 무심코 한 말이었어. 너무 신경 쓰지 마!”
  • 유림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더니, 아름다운 눈으로 조태수를 힐끗 바라보며 비꼬듯 웃었다.
  • 그녀는 반서윤이 스카이 인터내셔널의 중요한 고위층에게 스폰을 받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면 방우성이 어떻게 그렇게 공손하게 행동했겠는가.
  • 어쨌든, 이것은 매우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
  • “그래, 그래……방금 일은 없던 일로 하자.”
  • 이성우는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 “오늘 유림이가 우리의 여주인공인데, 안 좋은 일은 웃어넘기자. 자, 우리 여주인공을 모셔보자고!”
  • 이 말이 나오자 민우겸은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 “케이크 올려!”
  • 여종업원 두 명이 푸드 카트를 밀고 왔는데, 그 위에 세 층짜리 케이크가 놓여 있었고, 케이크 위에는 브랜드 초콜릿을 들고 있는 인형이 앉아 있었다.
  • ‘유림, 생일 축하해.’
  • “이렇게 멋진 케이크를 만들 패기를 갖고 있는 사람은 민 이사님밖에 없을 거야!”
  • 말을 하면서 강신영은 조태수를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말했다.
  • “밖에 있을 때 서윤이 생일 준비한다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네.”
  • 말속에 비아냥거림이 가득했다.
  • “강신영, 그런 말 하지 마, 서윤이는 내 절친인데!”
  • 유림이 웃으며 말했다.
  • “방금 말했잖아, 오늘은 나와 서윤이의 생일이라고. 그러니까 이 케이크는 나와 서윤이의 케이크야!”
  •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찌 이 말의 속뜻을 알아듣지 못할 수 있겠는가?
  • 그녀 유림이야말로 주인공이고, 반서윤은 단지 그녀를 돋보이게 하는 들러리일 뿐이라는 뜻이었다.
  • “이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난 2200만 원을 썼고 아무나 살 수 있는 케이크가 아닌데, 넌 유림의 절친이라 유림의 덕을 톡톡히 봤네.”
  • 옆에 있던 민우겸이 담담하게 말했다.
  • “우겸아, 그렇게 말하지 마. 서윤이는 내 절친이야. 케이크를 사지 못해도 괜찮아!”
  • 유림은 민우겸을 나무라는 듯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고소해하고 있었다.
  • 그녀야말로 오늘 밤의 주인공이다.
  • 전에 뜻밖의 사고가 좀 있었다 하더라도.
  • 곧이어 유림은 반서윤의 오른손을 잡아당겨 반서윤의 허락도 없이 케이크 앞으로 다가갔다.
  • “서윤아, 우리 같이 촛불을 불자!”
  • “아니, 이 케이크는 네 남자친구가 준비한 거잖아.”
  • 반서윤은 아름다운 눈동자를 반짝이며 말했다. 그녀는 안색이 약간 창백했다.
  • 그녀가 어떻게 유림이 그녀와 그녀의 남편을 비꼬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겠는가.
  • 설령 그녀가 아직 조태수를 받아들이지 않았더라도 밖에서 조태수는 이미 그녀의 명목상의 남편이었다.
  •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 “서윤아, 너 정말 사리를 구분할 줄 모르는구나.”
  • 강신영은 반서윤을 바라보았다.
  • “림이는 오늘이 너의 생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너랑 함께 케이크를 공유하려고 했는데, 넌 어떻게 거절할 수 있어?”
  • “그러게 말이야!”
  • 이가영이라는 여자 동창도 맞장구를 쳤다.
  • “너 방금 못 들었어? 이 케이크는 민 이사님이 무려 2200만 원을 들여서 준비한 거야. 넌 정말 유림의 덕을 톡톡히 봤어!”
  • 곧 주위에 몇 명의 동창들이 맞장구를 쳤다.
  • 정말 자기가 대단한 스폰서를 만났다고 대단한 인물이라도 되는 줄 알고 있나 본데, 까놓고 말하면 내연녀일 뿐이야.
  • 모든 동창들이 마음속으로 똑같이 하고 있는 생각이었다.
  • “조태수, 가자!”
  • 반서윤은 조태수를 보며 말했다. 속상한 기분이 들었다.
  •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민우겸은 와인 잔을 흔들며 담담하게 말했다.
  • “82년 라피트, 마셔본 사람이 몇이나 되지?”
  • 말투가 거만했다.
  •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민우겸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 어쨌든 그는 명문가 출신이었으니까.
  • “연주, 연주……”
  • 반서윤이 조태수를 끌고 막 입구에 도착했을 때, 한 청년이 빳빳한 예복을 입고 입을 열었다.
  • 일렬로 늘어선 악단이 안으로 들어왔고, 연주하고 있는 곡은 바로 생일 축하 노래였다.
  • 예복을 입은 그 청년은 손에 든 리스트를 열며, 큰소리로 말했다.
  • “어용 변호사, 강명덕!”
  • “대법관, 이가연!”
  • “법무장관, 허문범!”
  • “세계적 화가, 명철!”
  • “군부 대령, 임성남!”
  • “대장군, 육호석!”
  • “대풍은행 은행장, 모지헌!”
  • “……”
  • 그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홀에 울려 퍼지고, 소해의 유명 인사들이 성큼성큼 홀 안으로 들어섰다.
  • 홀 안의 학생들은 모두 멍해졌다.
  • 이 사람들은 모두 소해에서 보기 힘든 인물들이며, 모든 사람들이 국제적으로 매우 큰 명성을 가지고 있었다.
  • 그런데 오늘 밤, 너무도 이상하게 이곳에 모인 것이다.
  • “이게 무슨 일이래? 민우겸의 지위가 이 정도였어?”
  • 강신영, 이성우……등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민우겸에게 쏠렸다.
  • 그러나 민우겸은 와인 잔을 손에 들고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수 없어 자리에 굳어있었다.
  • 그 모습을 보면, 소해의 유명 인사들이 이곳에 나타난 것은 민우겸의 초대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 케이크를 자르려던 유림도 멍해졌다.
  • “민 이사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 한참 동안 멍해 있던 이성우가 앞으로 나가 아첨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여기에 민우겸 말고 누가 이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겠는가?
  • 반서윤은 걸음을 멈추고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다가 놀라 멍해졌다.
  • “귀한 손님 여러분, 제가 무슨 덕으로 여자친구의 생일파티에 여러분들을 초대할 수 있게 됐을까요!”
  • 민우겸은 다급히 마중 나갔지만, 아무도 그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고 민우겸은 또다시 좌절을 당해 민망하기 짝이 없었다.
  • 그러나 유명 인사들은 민우겸의 옆을 지나쳐 문과 가까이에 있는 반서윤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보였다.
  • 조태수는 반서윤의 옆에 서서 웃으며 말을 하지 않았다.
  • 소해의 유명 인사들은 모두 조태수를 한 번씩 쳐다보았지만,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하나둘씩 줄을 섰다.
  • “반서윤 아가씨의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 선두에 있는 어용 변호사 강명덕이 몸을 숙이고 오른손을 내밀며 겸손하게 말했다.
  • 반서윤은 아연실색했고,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어 완전히 돌덩이처럼 굳어버렸다.
  • 민우겸은 몸서리를 쳤다.
  • 유림의 눈빛은 충격 그 이상이었다.
  • 이성우, 강신영과 이가영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 이 사람들은 모두 반서윤의 생일을 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