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그는 황제였다
                    
                                                    - “소신 폐하의 마중 나가지 못해 죄송합니다!” 
 
                                                    - 정영은 두 다리를 후들후들 떨며 앞으로 나아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 그의 뒤에 있는 의원들도 한결같이 무릎을 꿇었다. 
 
                                                    - 소지우는 닭 무리의 학처럼 멍하니 혼자 서 있다가 황급히 엎드리며 고개를 숙였다. 
 
                                                    - 모난 돌이 정 맞는 법이다. 그녀는 죽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없으면 두 아이와 나이 든 유모를 누가 먹여 살리겠는가? 
 
                                                    - 그러나 가라말 위의 잘생기고 위풍 당당한 사내는 이미 그녀를 훑어보고 있었다. 
 
                                                    - 소지우는 고개를 들지 않았지만, 싸늘하고 위엄 있는 기운이 등골을 스치는 느낌이 들었다. 
 
                                                    - “정영, 의관은 다 준비되었소?” 
 
                                                    - 사내는 맑고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엄숙하게 물었다. 
 
                                                    - “폐하께 아뢰옵니다. 의관은 모두 준비되었습니다.” 
 
                                                    - 정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폐하께서 살펴 주십시오.” 
 
                                                    - 사내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정영의 뒤에 있는 의원 30명을 스쳐보았다. 
 
                                                    - “일어나시오!” 
 
                                                    - 소지우는 제일 먼저 일어났다. 다시 봐도 여전히 놀라웠다! 
 
                                                    - 가라말 위에 있는 사내는 정말 너무너무 매력적이었다! 
 
                                                    - 어떻게 매력적인지는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 훤칠한 몸매, 차갑고 잘생긴 얼굴, 뚜렷한 윤곽, 그윽하면서도 싸늘한 눈빛, 아마도 하늘의 복을 타고난 사람이 이런 모습일 것이다. 
 
                                                    - 하지만 지금 그의 몸에서는 살벌한 결단력과 사나운 기운이 흐르며 주변 공기를 얼어붙게 하고 있었다. 
 
                                                    - 이 사람은 절대적으로 위험한 인물이다! 
 
                                                    - 소지우는 겁에 질려 고개도 들지 못하고 숨을 길게 들이쉬었다. 
 
                                                    - 가라말 위의 사내는 다시 한번 그녀를 힐끗 보며 굳어진 얼굴에 살짝 의문이 스쳤다. 
 
                                                    - “폐하, 소인을 살려 주십시오. 소인은 죽고 싶지 않습니다!” 
 
                                                    - 갑자기 한 사내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은 그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장수 한 명이 군사 한 명을 끌고 와 준마 앞에 내동댕이쳤다. 
 
                                                    - 장수는 곧장 말 앞에 무릎을 꿇었다. 
 
                                                    - “소장 이쇠가 어제 도망친 왕호를 잡아 왔습니다. 어떻게 처리할지 폐하께서 명을 내려 주십시오!” 
 
                                                    - “살려 주십시오!” 
 
                                                    - 왕호는 울면서 말했다. 
 
                                                    - “소인은 적과 내통해 나라를 배신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집에 가서 늙은 어머니를 돌봐 드리려고 했을 뿐입니다!” 
 
                                                    - “천기영이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적에게 몰살당하지 않겠느냐?” 
 
                                                    - 가라말 위의 사내는 차갑게 말했다. 
 
                                                    - “네 어머니가 중요하냐? 아니면 나라가 중요하냐?!” 
 
                                                    - “소인은 정말 적과 내통해 나라를 배신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 왕호는 애타게 말했다. 
 
                                                    - “소인이 죽는 것은 괜찮지만, 소인이 없으면 노모께서 굶어 죽을 것입니다!” 
 
                                                    - “닥치거라. 어디서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는 것이냐!” 
 
                                                    - 이쇠는 또 왕호를 일으켜서 내던졌다. 
 
                                                    - 순간 왕호의 우람진 몸이 의원들한테로 날려 갔다. 
 
                                                    - 사람들은 깜짝 놀라 사방으로 흩어졌다. 왕호는 소지우의 발치에 털썩 떨어졌다. 
 
                                                    - 이쇠는 장검을 들고 달려왔다. 
 
                                                    - “잠깐만요.” 
 
                                                    - 소지우는 왕호의 앞을 막아서며 소리쳤다. 
 
                                                    - “아마도 당신들이 이 사람을 오해한 것 같아요.” 
 
                                                    - “소지우!” 
 
                                                    - 정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죽고 싶으면 너만 죽고 나를 끌어들이지 말거라!” 
 
                                                    - “제 말은 사실이에요!” 
 
                                                    - 소지우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고 사람을 죽이는 법이 어디 있어요? 이거야말로 사람의 목숨을 너무 하찮게 여기는 거 아니에요?” 
 
                                                    - “닥쳐라!” 
 
                                                    - 이쇠는 그녀에게 검을 겨누었다. 
 
                                                    - “폐하 앞에서 함부로 대들다니. 죽고 싶은 것이냐!” 
 
                                                    - 검은 곧장 소지우의 가슴으로 향했다. 의원들은 깜짝 놀라 멍해졌다. 
 
                                                    - 이때 쨍 소리와 함께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다. 가라말 위에 있던 사내가 몸을 날려 7척의 청봉검으로 이쇠의 검을 물리쳤다. 
 
                                                    - 요행 목숨을 건진 소지우는 다리가 나른해서 하마터면 까무러칠 뻔했다. 
 
                                                    - “넌 누구냐?” 
 
                                                    - 사내는 훤칠한 몸으로 소지우의 앞에 우뚝 섰다. 순간 위험한 기운이 소지우의 온몸을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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