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화
- 그해 막 홍익대에 발을 들인 김지수는 부산 외갓집에서 살면서 익숙해진 사투리가 말투에 조금 남아 있었다. 박태민은 그때 금빛이 도는 선배 같았다. 그녀의 허둥대는 세계에 불쑥 나타난 사람, 그는 SKY 명문 연세대 경영학과 학생으로, 집안도 넉넉했다. 교양으로 미술사를 듣는다고 하며, 홍대 근처 갤러리에 자주 출몰했다.
- 박태민은 김지수를 국립현대미술관에 데려가, 그림 한 점 한 점 뒤에 숨은 이야기를 차분히 설명해 줬다.
- 서울 장마는 들이닥치듯 길었다. 박태민은 우산도 없으면서, 입고 있던 맞춤 슈트 재킷을 벗어 그녀 머리 위에 덮었다. 하얀 셔츠 한 장 입은 본인은 비에 흠뻑 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