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 소문에 따르면, 차강현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었다. 잔혹하고 냉혹한 방식으로 일을 처리해, 재계에서 모두가 경계하는 존재였다. 사람들은 그를 ‘미친새끼’라고 불렀다.
- 그리고 내가 찾아야 할 것도, 바로 그런 존재였다.
- 차강현의 행적은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
- 나는 가진 돈의 마지막까지 털어 넣어, 겨우 하나의 정보를 손에 넣었다.
- 오늘 밤, 도심 서쪽에 위치한 ‘은로 클럽’에서 비공개 경매가 열린다.
- 차강현이 그곳에 나타난다.
- ‘은로’는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 지금 내가 입고 있는 낡은 검은 드레스는, 입구의 카펫조차 밟기 어려울 만큼 초라해 보였다.
- 방법은 딱 하나였다. 술을 나르는 직원들 사이에 섞여 들어가는 것.
- 매니저는 나를 훑어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나는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낮은 목소리로 먼저 말했다. “차강현 씨께서 주문하신 술입니다. 제가 직접 가져오라고 하셨습니다.”
- 그들이 직접 확인하러 갈 리 없다는 데에, 나는 모든 것을 걸었다.
- 경매가 열리는 VIP룸은 은은한 조명에 잠겨 있었다.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모두가 절제된 차림 속에서도 쉽게 감출 수 없는 값비싼 기품을 지니고 있었다.
- 나는 단번에 차강현을 찾아냈다.
- 그는 가장 안쪽 자리에 앉아, 옆에 앉은 이의 말을 들으며 손끝으로 무심하게 팔걸이를 두드리고 있었다.
- 나는 트레이를 든 채, 곧장 그를 향해 걸어갔다.
- 경호원이 나를 막아섰다. 그 순간, 나는 트레이 아래에서 과도를 꺼내 들었다.
- 그러나 칼끝은 그들을 향하지도, 차강현을 향하지도 않았다.
- 나는 그것을 내 목의 경동맥에 가져다 댔다.
- 순식간에 공간이 정적에 잠겼다.
- 모든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 “차강현 씨.” 긴장과 분노가 뒤엉켜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지만, 말은 또렷하게 이어졌다. “저랑 거래 하나 하실래요?”
- 경호원들이 움직이려는 순간, 차강현이 손가락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그 하나의 신호로,
- 사람들이 조용히 자리를 비웠다.
- 이내 방 안에는, 나와 차강현 둘만이 남았다.
- “준호가 어떻게 죽었는지, 그쪽이 알고 계시죠?”
- “강도혁과 윤세아가 어떤 사람들인지도, 이미 알고 계시고.”
- “그들을 무너뜨리는 데 도와주세요.”
- “조건은, 그쪽이 정하십시오.”
- 차강현의 시선이 내 얼굴 위에 잠시 머물렀다. 이내 그는,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옅게 웃었다.
- “서이린 씨.”
- 그는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 “그쪽 남동생… 서준호.” 그의 말투는 평온했다. 마치 하나의 작품을 평가하듯 담담하게 이어졌다. “그 애가 임모한 『산하필기』… 꽤 인상적이더라고요.”
- 심장이 순간 움츠러들었다.
- 그건 내가 옛 책 복사본을 잔뜩 찾아서, 한 장 한 장 따라 그리라고 넘겨준 거였다!
- 그는 내 반응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가볍게 시선을 옆으로 옮겼다.
- 나는 그가 가리킨 쪽으로 다가가 태블릿을 집어 들었다.
- 화면이 켜졌다.
- 왼쪽에는 서준호의 스케치가 떠 있었다. 거칠지만 생명력이 살아 있는 해바라기. 오른쪽 아래에는 서툰 서명과 날짜가 남아 있었다.
- 오른쪽에는 윤세아의 작품, ‘타오르는 해바라기’. 구도와 붓놀림,
- 그리고 위로 치솟는 듯한 그 미묘한 긴장감까지, 거의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었다.
- 화면 하단에는 감정 보고서의 결론이 표시되어 있었다. 유사도 매우 높음. 모사 또는 표절 가능성 존재됨.
- 이어 다른 영상이 재생됐다.
- 낡은 장난감 속에 숨겨져 있던 녹음기. 그 안에 담긴 서준호의 목소리는 맑고, 어딘가 혼란스러웠다.
- “누나, 도혁 형 장부가… 숫자가 이상해… 세아 누나가 준 화집 가격이랑 안 맞아…”
- “0가 엄청 많아… 이거 게임인가?”
- 장부? 화집 가격? 자금세탁?
- 몸이 서서히 식어 갔다.
- 차강현은 태블릿을 거두었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았다. 마치 흥미로운 도구를 평가하듯, 차갑고도 집요한 시선이었다.
- “복수하고 싶어요?”
- “네.”
- “나랑 결혼해요. 법적인 관계로.”
- 그는 옅게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눈에 닿지 않았다. 그의 시선 깊은 곳에는, 이해할 수 없는 고통과 그보다 더 짙은 계산이 뒤섞여 있었다.
- 그가 말을 이었다.
- “자원도, 신분도 내가 마련해 줄게요.”
- “때가 되면 강도혁의 약혼식에 이린 씨가 직접 가고… 그 자리를 그쪽 손으로 직접 무너뜨리면 돼요.”
- 잠시 멈춘 뒤 그가 덧붙였다.
- “근데 내 말을 제대로 들어야 돼요. 내가 시키는 대로만 움직여야 합니다.”
-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 “좋아요.”
- 차강현은 내 대답이 마음에 든 듯, 작은 검은색 USB를 내밀었다.
- “계약금이에요.”
- “보고 나서 정하시죠. 이 노예 계약서에 사인할 건지.”
- USB는 아주 작았다. 그러나 손바닥 위에 놓인 그것은, 마치 달궈진 쇳덩이처럼 뜨겁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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