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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잊어야 할 시간

  • 그는 그녀의 부모에게 여러 번 전화를 걸어 조금이라도 단서가 될 만한 정보를 얻으려 했지만, 그들은 도움을 줄 수 없거나 혹은 아예 돕고 싶어 하지 않는 듯했다. 매번 허탕을 칠 때마다 그의 마음에는 분노와 그리움이 뒤섞여 조용히 번져갔다. 이제 곧 마요르카로 향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그 감정들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그를 집어삼킬 듯했다.
  • 이준은 혼자 있는 것이 견딜 수 없어 부모의 집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잠시라도 머리를 식히고, 주말만큼은 차분하게 보내고 싶었다.
  • 집에 도착하자 익숙한 풍경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어린 시절 수많은 기억이 깃든 정원과 푸른 녹음이 그를 맞이하자, 그의 마음은 묘하게 가라앉았다. 부모는 정원 한켠의 편안한 의자에 앉아 드물게 찾아온 서울의 따뜻한 가을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누구도 이 짧은 평온을 놓치고 싶지 않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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