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오직 그녀만을 기다렸다
Yanika Lero
Last update: 1970-01-01
제1화 귀환
- 니콜라스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휴대전화를 꽉 움켜쥐었다.
- “그녀가 돌아온대…”
- 그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았다. 마치 자신의 것이 아닌 чуж른 사람의 목소리처럼 낯설게 울렸다.
- 가느다란 떨림이 양팔을 타고 흘렀지만, 그는 그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화면은 이미 꺼졌지만, 그는 여전히 그 검은 액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어머니의 말이 다시 떠올라,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 현실임을 증명해 주기라도 바라는 사람처럼.
- 어머니의 목소리는 아직 귓가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진 대화의 내용은 흐릿하게 흩어져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더 했더라? 기억나지 않았다.
- 그의 머릿속에 남은 것은 단 하나의 문장, 단 하나의 이름뿐이었다.
- 5년.
- 길고도 긴 5년 동안 그는 그녀를 보지 못했다.
- 그리고 이제…
- 그녀가 돌아오고 있었다.
- 휴대전화가 다시 진동하자 니콜라스는 긴 악몽에서 억지로 끌려 나온 사람처럼 흠칫 몸을 떨었다. 그는 눈을 깜빡이고 얼굴을 쓸어내린 뒤 화면을 바라봤다.
- 미란다였다.
- “말해.”
-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 “레이먼드 의원님, 내일 주 방송국 인터뷰 일정이 있다는 걸 다시 알려드리려고 전화드렸습니다.”
- 비서인 미란다의 목소리는 늘 그렇듯 전문적이었지만, 어딘가 긴장감이 묻어 있었다.
- “상원의원 선거 캠페인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지지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경쟁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아요. 내일 오전 열한 시까지 스튜디오에 도착하셔야 합니다.”
- 니콜라스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 머릿속에는 오직 한 단어만이 울리고 있었다.
- 돌아온다.
-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통유리창 앞으로 걸어갔다.
- 창밖에는 수많은 불빛과 타인의 삶, 끝없는 분주함으로 가득한 야경이 펼쳐져 있었다.
- 불과 몇 초 전까지만 해도 중요했던 모든 것들이 갑자기 빛을 잃어버렸다.
- “알겠어.”
- 마침내 입을 열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 내일이면 그는 모두가 원하는 말을 할 것이다.
- 카메라 앞에서 미소를 짓고, 정치라는 전쟁의 또 다른 한 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둘 것이다.
- 그는 알고 있었다.
- 이번 인터뷰는 중요했다.
- 흔들림 없이, 자신감 넘치게, 완벽한 모습이어야 했다.
- 니콜라스는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린 뒤 천천히 시선을 책상으로 돌렸다.
- 그곳에는 지난 수년 동안 한 번도 자리를 옮긴 적 없는 사진 한 장이 놓여 있었다.
- 그와 올리비아.
- 사진 속 그녀는 커다란 눈을 반짝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천진난만한 미소가 그대로 멈춰 있는 순간이었다.
- 올리비아는 언제나 그의 곁에 있었다.
- 어린 시절부터 줄곧.
- 양가 부모는 그가 기억하는 한 오래된 친구였고, 두 사람은 남매처럼 함께 자랐다.
- 적어도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 여섯 살 차이?
-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 올리비아는 언제나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고, 그가 웃으며 먼저 달려가 버려도 끝까지 따라오려 애썼다.
- ‘니키, 기다려!’
- 헝클어진 땋은 머리와 언제나 몸보다 조금 큰 우스꽝스러운 원피스를 입고 있던 그녀.
- 올리비아는 스스로를 그의 ‘조수’라고 부르며 의기양양하게 곁을 지켰고, 니콜라스가 자신을 데려가지 않으면 몹시 화를 냈다.
- ‘나 없으면 오빠 큰일 난다니까!’
- 정말 우스꽝스럽고…
- 그리고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아이.
- 니콜라스는 옅게 웃었다.
- 하지만 그 미소에는 예전의 가벼움이 없었다.
- 언제부터였을까.
- 그녀의 웃음소리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은.
- 언제부터 그녀의 미소가 그의 심장을 조여 와 숨쉬기조차 힘들게 만들었을까.
- 그는 눈을 감았다.
- 올리비아가 돌아오고 있었다.
- 니콜라스는 손가락으로 사진 액자를 천천히 쓸었다.
- 무심코 그녀의 눈동자 위에 시선이 머물렀다.
- 이 사진은 그녀가 대학에 떠나기 직전 찍은 것이었다.
- 올리비아는 웃고 있었다.
- 따뜻하고 밝으며, 장난기 어린 미소.
-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그는 그때는 보지 못했던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 슬픔이었다.
- 늘 밝은 모습 뒤에 깊숙이 감춰 두었던 아픔.
- 숨겨져 있었을 뿐, 분명 살아 숨 쉬고 있었던 진짜 상처.
- 그녀는 그보다 일 년 전 부모를 잃었다.
- 정확히 말하면…
- 실종되었다.
- 니콜라스는 미간을 찌푸렸다.
- 기억이 짙은 안개처럼 밀려와 그의 의식을 뒤덮었다.
- 그날들…
- 두려움과 희망이 번갈아 찾아왔고, 새로운 아침이 밝을 때마다 새로운 고통이 시작되었다.
-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짧은 기대가 피어올랐다.
- 혹시 그들일까?
- 혹시 발견된 걸까?
- 하지만 결과는 언제나 같았다.
- 아니었다.
- 그의 부모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 최고의 전문가들을 동원했고, 인맥과 돈, 영향력까지 총동원했다.
- 찾고 또 찾았다.
-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남아 있는 한 포기하지 않았다.
- 하지만 라벨 부부가 탑승했던 비행기는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 그 후로는 아무런 신호도, 흔적도, 설명도 남지 않았다.
- 실종.
- 단 두 글자가 모든 것을 끝내는 선고가 되었다.
- 모두에게.
- 오직 그녀만을 제외하고.
- 올리비아는 여전히 그들이 어딘가에서 살아 있다고 믿었다.
- 니콜라스는 기억하고 있었다.
- 매일 밤 그녀가 휴대전화를 꼭 끌어안은 채 잠들던 모습을.
-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깜짝 놀라며 일어나던 모습을.
- 수신 목록에서 익숙한 번호를 필사적으로 찾던 모습을.
- 하지만…
- 끝내 전화는 오지 않았다.
- 니콜라스는 이를 악물고 억지로 시선을 사진에서 떼어냈다.
-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었다.
- 내일은 또 다른 싸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 선거전은 그의 생각과 힘을 모두 집어삼키고 있었다.
- 휴식도, 소소한 행복도 허락하지 않았다.
- 머릿속에는 이미 내일 인터뷰에서 할 말과 전략, 그리고 반드시 신경 써야 할 수치들이 떠오르고 있었다.
- 그는 수도꼭지를 틀고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바라봤다.
- 피로가 짙게 내려앉은 얼굴.
- 그리고 그 순간에도—
- 그녀가 돌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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