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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은신처

  • 섬 위로 밤이 내려앉았지만, 비는 좀처럼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천둥이 연이어 울려 퍼지고, 거센 바람이 나무들을 흔들어대며 마치 자연 그 자체가 이곳에 갇힌 사람들의 인내를 시험하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 은신처 안에서 레이몬드와 라벨 가족은 당장이라도 장기 체류에 대비해 생활을 정리하고 있었다. 언제까지 이곳에 머물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 — 우리 이틀 동안이나 날씨를 확인했잖아. — 재러드가 짜증 섞인 듯 고개를 저었다. — 이렇게까지 장기간 폭우가 내릴 거라는 건 아무 징조도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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