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무엇을 말하는 거예요
- 긴 비행 끝에 지칠 대로 지친 올리비아였지만, 공항을 나서 신선한 바닷바람이 섞인 짭조름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순간 설명할 수 없는 활력이 온몸을 감쌌다.
- “안녕, 밀라비아.”
- 올리비아는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마치 도시가 그녀의 인사에 화답하는 것만 같았다. 몇몇 행인들이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지만, 그런 시선은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이곳에서, 이 공기 속에서, 그녀는 다시 집으로 돌아온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 그때, 사람들 사이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 “라벨 양이십니까?”
- 올리비아는 재빨리 뒤돌아봤다.
- 눈앞에는 제복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엄격한 인상과 반듯한 자세만으로도 그의 직업적 면모가 느껴졌다.
- “네.”
- 올리비아는 약간 경계하며 대답했다.
- 운전기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제시간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 “저는 대런이라고 합니다. 니콜라스 레이먼드 씨의 전담 운전기사입니다. 도련님께서 아가씨를 모셔 오라고 하셨습니다.”
- 그는 절제된 미소를 지으며 또렷하게 말했다.
- 올리비아는 놀란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마거릿은 니콜라스가 직접 마중 나올 거라고 했기에 당연히 그를 만나게 될 줄 알았다.
- “본인은 어디 있죠?”
-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그녀가 물었다.
- “레이먼드 씨께서는 직접 오시지 못했습니다. 오늘 중요한 방송 인터뷰가 있으셔서요.”
- 운전기사는 사무적으로 답했다.
- 올리비아는 살짝 실망했지만, 곧 그것이 니콜라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이해했다. 그녀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는 미소를 지었다.
- “그럼 괜히 방해하지 않는 게 좋겠네요.”
- 그녀는 운전기사를 따라 차에 올랐다.
- 한 시간 후, 그들은 레이먼드 가문의 호화로운 저택 앞에 도착했다. 차가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현관문이 열리며 마거릿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의 몸짓 하나하나에서 기다림과 설렘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 “올리비아!”
- 차에서 내리는 그녀를 보자마자 마거릿이 반갑게 외쳤다.
- “드디어 집에 왔구나! 정말 보고 싶었어!”
- 마거릿은 달려와 올리비아를 꼭 끌어안았다.
- 따뜻한 온기가 몸을 감싸자, 올리비아의 모든 불안과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이 정말 집으로 돌아왔음을 실감했다.
- 이곳에는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 “마거릿, 그러다 절 질식시키겠어요!”
- 올리비아는 웃음을 터뜨렸다.
- “이제 영원히 돌아온 거니까, 앞으로 실컷 귀찮게 해드릴게요.”
- “무슨 소리니, 얘야.”
- 마거릿이 환하게 웃었다.
- “넌 이 집의 햇살 같은 아이란다. 네가 돌아왔으니 이제 모든 게 달라질 거야.”
- 두 사람은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
- 올리비아는 마음속 깊은 곳까지 포근함이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이곳은 단순한 집이 아니었다.
- 언제나 자신을 기다려 주는 곳이었다.
- “많이 피곤하지?”
- 마거릿이 다정하게 말했다.
- “우선 맛있는 것부터 먹이고 푹 쉬게 해 줄게.”
-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마거릿. 저도 이제 다 큰 어른인걸요.”
- 올리비아가 웃음을 터뜨리자, 맑고 경쾌한 웃음소리가 집 안 가득 퍼져 나갔다.
- 마거릿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눈에는 따뜻함과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 올리비아가 어른이 된 것은 단지 나이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녀가 견뎌 온 수많은 시련들이 그녀를 성장시켰다.
- 하지만 마거릿에게 올리비아는 언제나 사랑스러운 그 소녀 그대로였다.
- 집 안 가득 퍼진 갓 구운 빵 냄새를 맡은 올리비아는 긴 여정 끝에 자신이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를 새삼 깨달았다.
- “리처드는 어디 계세요?”
- 주위를 둘러보며 그녀가 물었다.
- “벌써 출근하셨나요?”
- “아니란다, 곧 내려올 거야.”
- 마거릿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 “회사에서 급한 연락이 와서 통화를 하고 있었어. 이 사람들은 정말 일밖에 모른다니까.”
- “아침부터 남편 흉을 보는 사람이 누구지?”
-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 올리비아는 고개를 돌렸고, 계단 위에 서 있는 리처드를 발견했다.
- “리처드!”
- 그녀는 반갑게 외치며 서둘러 달려갔다.
- 리처드는 활짝 웃으며 그녀를 아버지처럼 따뜻하게 품에 안았다.
- “우리 대녀가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구나.”
- 그의 강한 팔에 안긴 올리비아는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 언제나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귀환을 이렇게까지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을 줄은 몰랐다.
- 세 사람은 식탁에 둘러앉았고, 갓 내린 커피 향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 따뜻한 가족 분위기 속에서 아침 식사가 이어지던 중, 리처드가 뜻밖의 질문을 던졌다.
- “올리비아,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해 봤니?”
- “여보, 아이가 좀 쉬게 해줘요.”
- 마거릿이 나무라듯 그를 바라봤다.
- “괜찮아요.”
- 올리비아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 “이미 몇 군데에서 일자리 제안을 받았어요.”
- 부부는 서로를 슬쩍 바라봤다.
- 짧은 눈빛 교환이었지만, 올리비아는 놓치지 않았다. 순간 그녀의 직감이 경고음을 울렸다.
- “리비.”
- 리처드는 컵을 내려놓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 “굳이 일하지 않아도 된다. 넌 부유한 상속녀니까.”
- 올리비아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 방금 자신이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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