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 앨리스는 여전히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 숨은 가쁘게 끊어졌고, 심장은 가슴속에서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 낯선 남자가 그녀를 향해 몸을 돌렸다. 분노와 결의로 가득 찬 그의 눈빛이 앨리스를 꿰뚫듯 바라보았다.
- 그 시선에는 사람을 한없이 작고 무력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 그가 날카롭게 물었다.
- 시선은 단 한순간도 앨리스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 그의 목소리에는 질책뿐만 아니라 진심 어린 우려도 담겨 있었다.
-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을 벌인 거야? 네가 감당하지도 못할 힘을 세상에 풀어놓을 뻔했다는 걸 알고는 있나?”
- 남자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다.
- 그의 분노는 마치 폭풍우가 몰아치기 직전의 먹구름처럼 선명하게 느껴졌다.
- “누가 널 가르쳤지? 그 주문은 어디서 얻은 거냐?”
- 앨리스는 마비된 사람처럼 꼼짝도 하지 못했다.
- 입술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공포가 그녀를 완전히 옥죄고 있었다.
- 주변의 공기마저 무겁고 끈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 낯선 남자는 계속해서 그녀를 응시하며 대답을 기다렸다.
- 하지만 앨리스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불안감에 심장이 점점 더 세게 조여 오는 것만 같았다.
- 그때였다.
- 문이 다시 열리며 중년의 남자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
- 희끗한 수염과 깊게 들어간 눈매를 가진 그는 눈빛만으로도 걱정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의식용 마법사 복장 위에 짙은 녹색 망토를 걸친 그의 모습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 그의 눈은 먼저 에드리안을 찾았고, 곧 움직임 없이 서 있는 앨리스에게로 향했다.
- “전하, 괜찮으십니까?”
- 남자가 다급히 물었다.
- 동시에 그는 방 안을 둘러보며 조금 전까지 남아 있던 어둠의 마력의 흔적을 살폈다.
- “그래, 타르쿠스. 무사히 끝났다.”
- 에드리안은 길게 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 아드레날린이 폭발한 탓에 미세하게 떨리던 그의 손도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있었다.
- “우리가 근처에 있지 않았다면 이 아이는 아침을 맞이하지 못했을 거다. 게다가 왕국 전체가 어둠의 세력으로 뒤덮였을 수도 있었지.”
- 빛의 왕국의 마법사이자 왕실 고문인 타르쿠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그는 다시 한 번 앨리스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 그의 눈에는 전문가다운 호기심과 걱정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 “아직 어리지만 분명 강한 힘을 지녔군요.”
- 타르쿠스가 조용히 말했다.
- 시선은 여전히 앨리스에게 머물러 있었다.
- “엄청난 잠재력이 숨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힘은 축복이 될 수도, 저주가 될 수도 있어요. 신중하게 다뤄야 합니다.”
- “잠재력이 있든 없든 우선 자신의 힘을 통제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 에드리안이 단호하게 말했다.
-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 앨리스는 멍하니 서 있었다.
- 자신이 거의 세상 밖으로 풀어놓을 뻔한 재앙이 더 두려운지, 아니면 지금 눈앞에 있는 빛의 왕국의 황태자가 더 두려운지조차 알 수 없었다.
- 그녀의 눈동자는 공허했고,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 방금 일어난 일을 이해하려 애썼지만 생각은 자꾸만 뒤엉켰다.
- 그때 타르쿠스의 엄한 목소리가 그녀의 생각을 끊었다.
- “이름이 무엇이냐, 아이야?”
- 앨리스는 흠칫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 “아… 앨리스예요.”
- 긴장과 피로가 뒤섞인 목소리가 떨렸다.
- 타르쿠스는 무언가 떠올린 듯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 “앨리스라…”
-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 “그래, 네 이야기를 알고 있다. 네 어머니가 네가 갓난아기였을 때 점술사 살마에게 널 맡기고 떠났지.”
- 앨리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 눈가에는 고통과 그리움이 어렸다.
- “네. 살마 할머니가 제게 남은 유일한 가족이에요. 어머니에게서 남은 건 마법 책들뿐이었고… 저는 그 책들을 읽으며 혼자 마법을 배웠어요.”
- 타르쿠스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 그의 눈빛에 연민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 “그렇다면 지금까지 전부 독학으로 익혔다는 말이냐?”
- 그가 물었다.
- 목소리에는 존중과 놀라움이 함께 담겨 있었다.
- “책만으로 이런 수준까지 도달했다면 네 안에는 엄청난 힘이 잠들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반드시 그 힘을 제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네 재능은 언젠가 위험한 무기가 될 수도 있어.”
- 타르쿠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 그러다 마침내 무언가를 결심한 듯 눈빛이 밝아졌다.
- “네 스승이 되어 줄 사람을 알고 있다.”
-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 “숲마을 외곽에 위대한 마도사가 살고 있다. 약 스무 해 전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인물이지만, 그동안 빛의 왕국에 대한 충성과 헌신을 충분히 증명해 왔지.”
- 타르쿠스는 앨리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 “내일 그분이 직접 너를 찾아올 것이다, 앨리스.”
- 그는 잠시 말을 멈춘 뒤 단호하게 덧붙였다.
- “하지만 그때까지는 절대로 혼자 마법을 연습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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