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끝에서의 사랑
Yanika Lero
Last update: 1970-01-01
제1화 어둠의 각성
- “빛과 어둠의 마력이여, 저 멀리 감춰진 문을 열어라…”
- 앨리스는 조용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주문을 읊조렸다.
- 그녀의 목소리는 작은 방 안의 정적을 타고 메아리처럼 퍼져 나갔다. 마치 이 은밀한 공간의 벽마다 스며든 오래된 마법을 깨워내는 듯했다. 그녀는 제단 앞에 서 있었다. 제단 위에는 고대의 마도서에 적힌 대로 촛불과 마력석들이 정교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 앨리스는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했다.
-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방 안은 여전히 익숙한 침묵에 잠겨 있었다. 심지에 불이 타들어 가며 내는 작은 소리와 희미하게 흔들리는 촛불만이 고요를 깨뜨리고 있었다.
- 가벼운 실망감을 느끼며 앨리스는 제단 중앙에 놓인 고대 유물을 바라보았다. 알 수 없는 문양들로 가득 새겨진 그 돌은 조금 전과 다를 바 없이 생명력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 앨리스는 미간을 찌푸렸다.
- 자신감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 ‘내가 뭔가 놓친 걸까?’
- 그녀는 다시 마도서 위로 몸을 숙였다.
- 시선이 고대 문헌의 문장들을 빠르게 훑어 내려갔다. 그녀는 하나하나의 기호와 글자를 꼼꼼히 확인하며 어디에서 실수했는지 찾으려 했다. 페이지를 넘긴 뒤 주문을 다시 한 번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 ‘촛불 배치는 맞아. 마력석도 제대로 놓였고…’
- 앨리스는 제단을 둘러보았다.
- 모든 것이 원래 있어야 할 모습 그대로였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어떤 오류도 없었다.
- 깊게 숨을 들이마신 그녀는 다시 시도하기로 결심했다.
- 이번에는 더욱 확신을 담아, 모든 집중력을 유물에 쏟아부으며 주문을 외웠다.
- “빛과 어둠의 마력이여, 저 멀리 감춰진 문을 열어라…”
- 마지막 음절이 방 안에 울려 퍼진 순간이었다.
-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무겁게 가라앉았다.
- 동시에 촛불의 불꽃이 거세게 치솟으며 벽마다 길고 음산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 앨리스는 주변 공간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 공기에는 차가운 기운이 스며들었고, 벽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조금씩 움직이며 그녀를 어둠의 품 안으로 가둬 버리려는 듯했다.
- 그녀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
- 예상치 못한 공포에 숨이 턱 막혔다.
- 제단 중앙의 유물이 불길한 검은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 빛은 점점 커지며 주변을 집어삼켰다.
- 짙은 안개 같은 암흑의 기운이 돌에서 솟아올라 순식간에 그녀를 감싸기 시작했다. 마치 불길한 거미줄처럼.
- 앨리스는 본능적으로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그녀는 직감했다.
- 유물 깊은 곳에서 해방된 어둠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방 안을 채워 나갔다.
- 사방에서 밀려오는 암흑에 둘러싸인 앨리스의 가슴속으로 절망과 공포가 스며들었다.
- 그녀는 자신의 마력을 끌어올리려 애썼지만 이미 깨어난 힘은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선 존재였다.
- 시간이 흐를수록 숨쉬기조차 힘들어졌다.
- 주변의 어둠은 더욱 짙어졌고, 마치 그녀의 존재 자체를 집어삼킬 듯 다가왔다.
- ‘이제 끝이야…’
- 앨리스는 공포에 질린 채 생각했다.
- 눈앞으로 다가오는 어둠은 조금의 자비도 없이 그녀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 ‘결국 부모님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한 채…’
- 그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 쓰라린 후회와 깊은 아쉬움이 그녀의 가슴을 가득 채웠다.
- 그 순간이었다.
- 쾅!
- 굉음과 함께 문이 거칠게 열리더니 한 남자가 집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 키가 크고 당당한 모습의 그는 앨리스를 둘러싼 암흑의 힘 앞에서도 조금의 두려움조차 보이지 않았다.
- 오히려 그의 존재감은 강렬하고 압도적이었다.
- 그는 마치 폭풍처럼 방 중앙으로 달려들며 상황을 순식간에 파악했다.
- 이윽고 그의 목소리가 팽팽한 긴장으로 가득 찬 침묵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
- 그가 외우는 주문 하나하나에는 오래된 마력이 깃들어 있었다.
- 앨리스는 움직일 수 없었다.
- 마치 얼어붙은 사람처럼.
- 그녀의 시선은 낯선 남자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 눈을 뗄 수가 없었다.
- 그의 모든 몸짓과 모든 말에는 자신이 결코 따라갈 수 없는 강대한 힘이 담겨 있었다.
- 홀린 듯 바라보는 사이, 그녀가 직접 불러낸 어둠의 힘은 그의 압도적인 마력에 밀려 조금씩 물러나기 시작했다.
- 암흑은 마치 이곳을 떠나기 싫다는 듯 미친 듯이 꿈틀거리고 몸부림쳤다.
- 하지만 낯선 남자의 마법은 너무나도 강력했다.
-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어둠의 존재들을 완벽하게 제압해 나갔다.
- 그리고 마침내.
- 검은 기운은 자신들이 태어난 심연 속으로 다시 빨려 들어가듯 모습을 감추었다.
- 방 안의 빛은 다시 안정적으로 흔들렸고, 공기를 짓누르던 긴장감도 서서히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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