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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무너진 왕관

  • 강태준 시점
  • 저녁에 눈을 떴다. 서혜린이 내 품 안에 몸을 웅크린 채 자고 있었다. 오늘은 검은 란제리를 입고 있었다. 가슴은 규칙적으로 오르내렸고,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고른 숨결이 새어 나왔다. 머리는 실크 보넷 안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 평소였다면 귀엽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기분 좋게 한 번 안아줬을지도 모르고, 적어도 저렇게 달라붙는 걸 그냥 내버려뒀을 거다. 그런데 오늘은 아니었다. 짜증이 위 속에서 산처럼 끓어올라 목구멍 끝까지 치밀어 올라왔다. 숨을 막아버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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