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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장미 줄까? 하얀 장미 줄까?

검은 장미 줄까? 하얀 장미 줄까?

서연스럽다

Last update: 2022-04-25

화1

  • 우리는 태어나는 날 죽는 날을 선고 받는다. 나를 지켜보는 나의 모든 순간들이 헛 되지 않게 하고 싶었던 걸까? 아님 나와 함께 했던 사람들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덜 이라는 단어로 대체 하고 싶었던거였을까? 난 잘 모르겠다. 내가 태어난 순간 1994년 5월 17일 2021년 9월 28일 지금 난 28살이다. 그리고 내가 선고 받은 날 2021년 9월 30일 남은시간은 48시간 난 왜 다른 이들 보다 죽음이 빨라야 했던 걸까? 하늘에서의 나의 자리가 허전했다고 느껴진 건가 싶어 난 가만히 있지 못했다.
  • “야 너가 죽는다고 생각해봐”
  • 나는 전화 넘어 친구의 말에 소리쳤다. 죽는 날이 아직 많이 남아 자기는 50살에 죽는 다는 친구는 내게 말했다.
  • “그래 한영아, 가서 편히 쉬어라”
  • 땀이 흐르고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신체 건장한 남자가 죽는 이유가 뭐였으면 할까? 싶어 이럴 시간도 없을 것 같아 나는 책상에 앉아 유서를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가 살았던 28년 인생은 완벽하진 못했어도 돌아보니 웃던 날이 많아 참 감사 했다고 꽤 근사한 예기들로 채우기도 아까워 그저 솔직을 담아 진심을 퍼낸 순간들을 하나씩 써내려갔고 엄마 아부지 10년지기 친구 하다못해 동네 단골 슈퍼가게 사장님 마저도 이름모를 지나간 이들도 떠올리다 눈물 흘렸다.
  • “엄마, 하나뿐인 아들 먼저 가서 미안해요. 아마 나는 하늘에서 꼭 필요한 존재 였을지도 모르나봐 매일 일 핑계대며 제대로 먹지 못했던 아침 진짜 맛있었는데……”
  • “아버지 말수가 적어 멀게만 느껴져 많이 섞지 못했던 질문들 담배 피지 말라 지키지 못한 약속들 휼륭한 아들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 “준수야 시간 야속하지? 난 이 시간이 이렇게 빨리 올줄 몰랐는데 그래도 술 마실 때 내 술잔은 남겨둬 내가 비 오는 날이라도 내려 갈 테니 안주는 우리가 항상 먹던 걸로 예기도 사소한 여자 옛날 예기로 내가 너의 친구였던 날이 후회가 없어 참 다행이야 고맙다 짜식 형님 없어도 장가는 가야지~”
  • 나는 다시는 하지 못할 오글 거리는 말들 까지 거리낌 없이 하기 시작했다.
  • “엄마 사랑해요”
  • “아버지 사랑합니다”
  • 내가 죽는 날이 46 시간 남았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았을까 후회 다 못해 잘 살았다 위로하다 다시 웃어도 모자른 시간 나는 내가 잘난 사람이라고 한번도 생각 하지 못할 만큼 자존감 없을 사람 이였는데 다시 상에 앉았다.
  • 내가 만들려한 유서가 아닌 밥상에는 잡체 갈비찜 소고기 무국 내가 좋아했던 호박전 다 먹지 못할 것을 아는 아버지도 아무말 하지 않으셨다.
  • 마지막에 김치를 놓으실 때 엄마의 눈에 담긴 눈물은 뭐였을까? 아들을 다시보지 못한다는 사실의 미련 이였을까 아님 다시금 남을 사랑에 애착 이였을까 나는 밥 한 숟가락에 먹지 못할 음식들을 담아옴겨 삼켰다.
  • 밥상앞에 정적이 흘렀다. 나의 한마디가 소중한 날이 오늘보다 더 있을까 나는 고개를 들지 못하는 엄마께 말했다.
  • “엄마 아들 얼굴 좀 봐요 많이 봐둬야 우리 아들이 가서도 이렇게 잘생겼었구나 하지”
  • 난 그때 아버지가 우는 걸 처음 봤다. 그리 화려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묵직하지도 않았다. 그저 나도 울줄 아는 사람인데 울지 못해 억울하것 같아 그 표정을 난 설명조차 하지 못했다.
  • 아버지는 떨린 손을 나에게 옮겨담아 나의 마디를 붙잡고 말씀하셨다.
  • “아들….아…아버지가 곧 따라갈게”
  • 먹지못한 밥상에 엄마의 울음이 전달 되었다. 엄마는 다시금 만지지 못할 나의 머리를 쓰담었다.
  • “아이고 언제 이렇게 컸을 꼬……내 새끼 엄마가 많이 해주지 못해 미안해”
  • 나의 긴 시간이 새벽으로 바뀌어도 난 잠을 못 이뤘다.
  • 20살의 나는 누구보다 무모하고 과감했으며 (한 소년이 주방에서 행주를 집어던지며)
  • “ 아 사장님 이럴거면 저 그만 두겠습니다. ”
  • 23살에 나는 현실을 직시하는 평범한 인턴 이였으며
  • “네 LCK 저희 본부에서는 고객님 그런 품목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만…..”
  • 26에 나는 (휴게실)
  • “저 사직 아니 아니 건강 상으로 잠시….. 아 네 팀장님~”
  • 어쩌면 많이 용감하지 못해 시간을 더써 망설였다.
  • 그리고 28 7월 나는
  • " 우리 헤어지자 "
  • 너무 나도 많은 말을 하고 싶었던 사랑에게 많은 말을 꾹 눌러 담아 삼켜 한마디 말로 해버렸다. 그녀의 웃음이 순수해서 내가 그녀를 울리기에는 너무나도 나쁜 사람이라 놓아줘도 날 많이 기억해 주지 않았으면 했다.
  • 날짜가 지났다. 2021년 9월 29일 들고 가지도 못할 짐들을 나누어 주어도 못전한 말들 마음들이 너무나도 많아 내가 범접 할수 없었다. 엄마는 내가 좋아했던 얼큰 수제비국도 밤새 끓려 내게 건냈다.
  • 이게 다 무슨 소용 일까? 싶어 밥 숟가락도 뜨다 못해 눈물을 흘렸다. 울기는 어제 다 운 것 같은데 나는 떨리는 목소리를 차마 모색 할수 없었다.
  • “엄마 나 내일 죽어 내일 죽는다고 나한테 이러지마요 나 그냥 그냥”
  • 난 엄마가 해준 밥상이 먹고싶어 가서도 꿈으로 엄마를 괴롭힐까봐 소리쳤던 것일까? 아님 엄마가 앞에 있어도 보고 싶었던 걸까? 차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아버지도 오늘은 출근을 하지 않으셨나보다. 날 마주하고 앉아 말씀 하셨다.
  • “후회 되는 게 있음 지금 하거라”
  • 질문도 아닌 것에 뭔 대답이 이렇게 많았던건지 딱하나 고르지도 못할 거면서 골라도 되돌리지 못할 것들 이면서 뭘 그리 정적 했는지 없을 것입니다 없습니다 아니 있지도 못할 것입니다 또 아니 있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
  • “누가 가는 건 중요하지 않지 내가 찾아 갈게요”
  • 난 자리에서 일어나 서둘러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을까? 나는 이미 그녀의 집 앞으로 가고 있었다.
  • 평범한 사람들이 만나 평한 이별을 한다는 것은 지극히 뻔한 일들이다. 내가 널 사랑한다는 것은 그것에 새로운 일로 벗어나 있었고 난 너에게 뭐였을까 싶어 생각 들때도 난 너의 손을 놓지않았다. 지금 우리가 헤어지기에는 그 보다 더 좋았던 날들이 많았으니까 조금이라도, 더 조금이라도 너가 날 떠올릴 수만 있다면 그것이 나에 대한 원망이 아니길……
  • 나는 서울 어느 빌라 4층에 멈춰 숨을 헐덕였다.
  • “하…하…..”
  • 그녀가 때마침 급히 현관문을 열어 나왔고 나는 달려가 안겼다. 눈치 채지 못한 그녀가 놀라며 말하며 돌아봤다.
  • “지금 뭐하시는……오빠…….”
  • “미안해 내가 많이 늦었지….”
  • 그녀는 내게 안겨 나를 쳐 내기 시작했다.
  • “나쁜놈 나쁜 놈 나한테 어떻게 그래 오빠가 다른사람도 아닌 오빠가….나…나한테….”
  •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다시 만난 너와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이 없을것같아 끝까지 망설였다. 결국 나의 선택의 후회는 내가 널 평생 그리워 하겠구나 느낀 그런 후회 밖에 없을 거라는 걸 나는 확신했다.
  • 우린 입을 천천히 맞추고 집안으로 쓸려 들어갔다. 현관문이 닫치고 난 천천히 윗옷을 벗기 시작했다. 날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살살이한 조개처럼 반짝이다 흔들 거렸다.
  • 난 다시입을 맞췄고 어린 기집애가 나의 손길을 기다리듯 팔을 올렸다. 나는 그녀의 옷을 벗기고 고개 목깃 한켠에 손을 옮겨 침을 삼켰다. 입은 멈출 줄 몰랐고 나는 그녀를 들어안겨 침대로 향했다.
  • 우리가 설령 결혼이라는 형식 적인 약속을 못한다 남들 다 해보는거 따라해보기로 한 것들까지 함께 하지 못한다하더라도 오늘 만은 꼭 가지마라
  • 이 시간 만큼은 지나지마라 다시 내가 너에게 달려 갈수 있는 기회를 내가 하늘에 빌어 걸어 보겠다고 약속한 그날 우리의 시간은 누구보다 애틋했다.
  • 나는 그녀와 나란히 누워 바람부는 커튼 사이에 조금 뜨거울지 모를 햋빛 등위로 그녀의 머리칼을 넘겨주며 말했다.
  • “고마워”
  • 우리 그림은 그 어떠한 걸로도 표현 할수 없었다. 너와 내가 맞추어 나갔던 발폭 그 미간들이 새겨져 있는 너의 집이 우리 집이 될 때도 익숙함에 어차피 이별 할거란 생각을 해버렸다. 넌 어쩌면 어느 순간부터 내게 귀찮아졌다.
  • 그렇다고 다른 이를 사랑 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나의 일상이 조금 바빠졌을 뿐인데 난 뭐가 그리 피곤하다고 데이트 하자는 너와의 약속을 그렇게 미뤘을까? 진정 쉬어도 다른 할 일을 안 하는 건 전혀 아닌데 잘 쉬었다고 느낀적도 한번도 없는데 익숙함을 꿈꿨던 나는 그 익숙함이 주는 무서움을 몰랐던 걸까?
  • 충분히 그러하지도 않은 것에 예민해지고 변했다는 너의 말에 이해 보다 변명을 하기 바빴다. 진심이 아닌 그냥 이순간을 피하고 싶어 나오는 미안해 라는 말이 많아져 갔고 우린 조금 씩 우리가 맞추었던 발폭을 자기만의 방식으로상대방의 동의 없이 바꾸어 나갔던 것이다.
  • 그럼에도 우린 다시 옛처럼 식탁에 앉았고 내가 바뀐건 눈길이 내 휴대폰이 아닌 너의 눈에 가 있었던 것이다. 사람은 한번 깨닫고 나면 그 깨달음을 잊지 못해 똑 같은 짓을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래서 그랬던 것일까 나는 내가 했던 모진 말들을 주워 담으려 애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