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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나를 구해준 너

  • 어둠의 존재들이 물러난 뒤, 야영지는 서서히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깊은 밤은 모든 것을 짙게 덮고 있었고, 곳곳에 피워진 모닥불만이 어둠을 갈라내며 지친 마법사들의 얼굴 위로 불안정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공기에는 짙은 연기 냄새와 마력의 잔향, 그리고 희미하게 스며든 피비린내가 뒤섞여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 에이드리언은 여전히 현장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부상자 치료와 진지 강화 작업을 냉정한 결단력으로 지휘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고, 그 위로는 책임이라는 무게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었다.
  • 야영지는 분주했다. 마치 밤조차도 이들이 지쳐 쓰러지지 않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듯했다. 마법사들은 남은 힘을 쥐어짜 복잡한 마법식을 이어 나갔다. 그들의 손끝에서 빛나는 문양들이 허공에 그려졌고, 그 선들은 서로 얽히며 기묘한 형태를 이루다 천천히 야영지를 감싸는 방어 결계로 확장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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