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4화 스승과 함께한 아침 식사

  • 고요한 방 안에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조심스러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 똑똑.
  • 앨리스는 화들짝 놀라 몸을 움찔했다.
  • 심장이 다시 빠르게 뛰기 시작했고, 가슴 한편에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감이 피어올랐다.
  • 그녀는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 가쁜 숨을 가라앉히고 평정을 되찾으려 애쓰며 천천히 문 쪽으로 걸어갔다.
  • 하지만 한 걸음씩 다가갈수록 마음속의 긴장감은 더욱 커졌다.
  • 겨우 용기를 끌어모은 그녀는 숨을 죽인 채 문손잡이에 손을 얹었다.
  • 그리고 천천히 문을 열었다.
  • 문 앞에는 중년의 여성이 서 있었다.
  •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우아한 품격이 느껴지는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차분하면서도 고귀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 지혜와 통찰력이 담긴 눈동자가 앨리스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 어제 타르쿠스가 말했던 바로 그 스승이었다.
  • “안녕하렴, 앨리스.”
  • 여성이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 “나는 린다라고 해. 앞으로 네 스승이 될 사람이란다. 혹시 쉬는 걸 방해한 건 아니겠지?”
  • 앨리스는 아직도 악몽의 여운 때문에 몸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 그녀는 애써 불안감을 감추며 예의 바른 미소를 지었다.
  • 그리고 문을 더 넓게 열어 주었다.
  • “아니에요. 전혀 방해되지 않았어요.”
  • 앨리스가 대답했다.
  • 목소리에 남아 있는 긴장을 숨기기 위해 노력하면서.
  • “들어오세요. 마침 아직 아침을 먹지 않았거든요. 괜찮으시다면 함께 드실래요?”
  • 린다는 감사의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그녀는 우아한 걸음으로 집 안으로 들어섰다.
  • 시선은 소박하지만 아늑하게 꾸며진 실내를 천천히 훑어보았다.
  • “고맙구나, 앨리스.”
  • 린다가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 그녀는 들고 있던 가방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 “아침 식사는 대화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란다.”
  • 앨리스는 부엌으로 가서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 린다는 식탁에 앉아 그녀를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물었다.
  • “앨리스, 혼자 이곳에서 살기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니?”
  • 앨리스는 팬 위에서 납작한 빵을 뒤집다가 잠시 멈칫했다.
  • “성인이 된 뒤에 이곳으로 이사 왔어요.”
  • 그녀가 조용히 대답했다.
  • “어머니는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저를 점술사 살마에게 맡기고 떠나셨어요. 대신 저를 위해 마법 서적들을 남겨 주셨고….”
  • 말을 하던 그녀가 갑자기 멈춰 섰다.
  • 오래된 상처가 다시 아파 오는 것처럼 목소리가 흔들렸다.
  • “그리고?”
  • 린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 앨리스가 계속 이야기할 수 있도록 다정하게 이끌어 주었다.
  • “목걸이도 하나 있었어요.”
  • 앨리스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 “살마 할머니는 그 목걸이가 저를 지켜 준다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무엇으로부터 지켜 주는지는 끝내 알려 주시지 않았죠.”
  • 린다는 미소를 지었다.
  • 하지만 그녀의 눈빛에는 순간 설명하기 어려운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 “어쩌면 네 부모님은 널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숨기려 했던 걸지도 모르겠구나.”
  •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 “그 목걸이는 네 부모님이 준비한 복잡한 보호 마법의 일부일 수도 있어.”
  • 앨리스는 생각에 잠겼다.
  • 시선이 아래로 떨어졌다.
  • “그럴 수도 있겠네요.”
  • 잠시 후 그녀가 말했다.
  •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어요.”
  • 린다는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 “그럼 마법은 어떻게 배우게 된 거니?”
  • 그 질문에 앨리스의 생각은 또 다른 기억 속으로 향했다.
  • “조금 자란 뒤에 어머니가 남겨 주신 책들을 읽기 시작했어요.”
  • 그녀가 설명했다.
  • “이유는 모르겠지만 책에 적힌 내용들이 너무 쉽게 이해됐어요. 읽으면 읽을수록 더 빠져들었고, 결국 몰래 마법 연습을 시작하게 됐죠.”
  • 앨리스는 희미하게 웃었다.
  • “하지만 살마 할머니께 들키고 말았어요.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마법을 배우면 안 된다고 엄하게 금지하셨죠.”
  • “그런데도 계속했구나?”
  • 린다가 재미있다는 듯 물었다.
  • 앨리스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웃었다.
  • “네. 몰래 숲으로 들어가 계속 연습했어요.”
  • 그 말을 들은 린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 앨리스도 어린 시절의 장난스러운 자신을 떠올리며 고개를 숙였다.
  • “어느 날 살마 할머니가 저를 이 집으로 데려오셨어요.”
  • 그녀는 이야기를 이어 갔다.
  • “그리고 성인이 되면 이곳에서 살게 될 거라고 말씀하셨죠. 하지만 저는 너무 성격이 급했어요. 그래서 몰래 이 집에 찾아오기 시작했죠.”
  • 그녀의 눈빛에 그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 “여기서 치유 물약 만드는 연습을 했어요. 한 번은 제가 만든 물약으로 살마 할머니의 병을 낫게 해 드리기도 했죠.”
  • “그래서 허락해 주셨니?”
  • “네. 그 일 이후로는 물약 연구만큼은 허락해 주셨어요. 하지만 마법 사용은 여전히 금지였죠.”
  • 앨리스는 어깨를 으쓱했다.
  • “성인이 된 뒤 이곳으로 이사 와서 본격적으로 마법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모든 게 잘되고 있었는데… 어제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는요.”
  • “에드리안 전하가 근처에 계셔서 정말 다행이었구나.”
  • 린다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 앨리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 “네.”
  • 그녀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 “전하께서 제 목숨을 구해 주셨어요.”
  • 어느새 아침 식사가 완성되었다.
  • 앨리스는 정성스럽게 식탁을 차렸다.
  • 향긋한 차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피어올라 부엌 가득 퍼졌다.
  • 쟁반 위에는 갓 구워낸 황금빛 빵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 따뜻한 온기가 아직 남아 있는 빵에서는 고소한 냄새가 흘러나왔다.
  • 앨리스는 모든 것이 아늑하고 보기 좋게 보이도록 세심하게 신경 썼다.
  • 이상하게도 그녀는 린다에게서 칭찬 한마디를 듣고 싶었다.
  • 왜 그런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 하지만 그 여인의 인정이 자신에게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게 느껴진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