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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웃긴 이야기

  • 다니엘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 "우리 집 마당에 오래된 폐창고가 하나 있었어요."
  • 에바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 "저는 그 안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고 굳게 믿었죠. 아니면… 적어도 비밀 통로 정도는 있을 거라고요."
  • 그녀의 목소리에는 추억의 온기가 스며 있었다.
  • "그래서 저는 '탐험대'를 꾸렸어요. 손전등을 챙기고, 부엌칼도 들고 갔죠… 왜 가져갔는지는 지금도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옆집 고양이도 데려갔어요."
  • "고양이?"
  • 다니엘이 힘없이 웃었다.
  • "물론이죠."
  • 에바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탐험에는 파트너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다만 그 파트너는 제 계획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지만요."
  • 다니엘은 조용히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곧바로 통증이 밀려왔는지 아주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 "죄송해요…"
  • 에바가 즉시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말했다.
  • "아니… 계속해."
  • 그가 부드럽게 대답했다.
  • 에바의 목소리는 조금 더 낮아졌다. 마치 아주 중요한 비밀을 들려주는 사람처럼.
  • "아무튼 우리는 탐험을 시작했어요. 제가 문을 열었는데… 안은 어둡고 먼지투성이였고, 오래된 물건들이 잔뜩 쌓여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뭔가가 바스락거리는 거예요."
  • 그녀는 몸을 조금 더 가까이 기울였다.
  • "저는 정말 온 동네가 들을 만큼 크게 비명을 질렀어요. 그리고 고양이가 먼저 도망갔죠. 저는 그 뒤를 따라 달렸고요."
  • "그래서 보물은?"
  • 다니엘이 조용히 물었다.
  • 에바가 웃었다.
  • "알고 보니 그냥 오래된 빗자루가 넘어졌던 거였어요."
  • 다니엘은 다시 웃었다.
  • 이번에는 조금 더 자연스럽게.
  • 조금 더 편안하게.
  • 그리고 그는 문득 깨달았다.
  • 그 소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 삐—
  • 삐—
  •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전자음이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 거의 사라질 정도로.
  • 그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
  •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 잠시 후, 부엌에서 이사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밥 다 됐어!"
  • 방 안은 서서히 따뜻한 음식 냄새로 채워졌다. 평범하고 익숙한 집밥의 향기였다. 병원의 무균적인 냄새에 익숙해져 있던 다니엘에게는 그 향기가 이상할 정도로 생생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 세 사람은 함께 식탁에 앉았다.
  • "이사벨, 너 정말 마법사 같다."
  • 다니엘이 진심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에바도 바로 맞장구를 쳤다.
  • "정말이에요."
  • 이사벨은 살짝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내렸다. 하지만 입가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 "별거 아니야. 얼른 먹기나 해."
  •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 에바가 조심스럽게 다니엘의 접시를 그의 쪽으로 밀어주는 모습.
  • 다니엘이 그녀를 필요 이상으로 오래 바라보는 모습.
  •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친구 같았다.
  • 하지만 그들 사이에는 이미 다른 무언가가 존재하고 있었다.
  • 조용하고.
  • 따뜻하며.
  • 아직 말로 표현되지 않은 감정.
  • 그것은 시선 하나에도, 우연히 스치는 몸짓 하나에도 스며들어 있었다.
  • 식사가 끝나자 이사벨이 접시를 치우려 했지만, 에바가 부드럽게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막았다.
  • "오빠랑 같이 있어요."
  • 그녀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 "오랜만에 만났잖아요. 정리는 제가 할게요."
  • 이사벨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마치 그 말 자체보다, 그 말에 담긴 진심을 보고 있는 사람처럼.
  • 그리고 이내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 "고마워."
  • 그녀와 다니엘은 거실로 들어갔다.
  • 다니엘은 통증을 덜 느낄 수 있는 자세를 찾으려 애쓰며 조심스럽게 소파에 몸을 기댔다. 여전히 움직임 하나하나가 힘겨워 보였다.
  • 이사벨은 그의 옆에 앉아 몸을 살짝 돌린 채 한동안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 그러다 문득 그녀의 눈빛에 익숙한 장난기가 스쳤다.
  • "에바 좋아해?"
  • 그녀가 가볍게 웃으며 물었다.
  • 질문은 거의 아무렇지 않게 들렸지만, 너무도 직설적이었다.
  • 다니엘은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 "응."
  • 그가 대답했다.
  • 간단하게.
  • 솔직하게.
  • 농담으로 넘기려 하지도 않았고, 애매하게 숨기려 하지도 않았다.
  • 이사벨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마치 그런 대답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 "좋은 사람이네."
  • 다니엘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 그의 눈빛이 조금 더 깊어졌다. 숨기려 해도 감출 수 없는 망설임이 그 안에 스쳤다.
  • "근데…"
  • 그가 조용히 말했다.
  • "나도 에바한테 그런 존재일까? 아니면… 그냥 죄책감 때문에 내 곁에 있는 걸까?"
  • 이사벨은 조금 더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 그 눈에는 놀림도, 장난도 없었다.
  • 오직 따뜻한 이해만이 있었다.
  • "아이고, 우리 동생."
  • 그녀가 옅게 웃으며 말했다.
  • "그건 시간이 지나면 네가 직접 알게 될 거야."
  • 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듯.
  • 그리고 이번에는 조금 더 진지하게 덧붙였다.
  • "하지만 내 생각엔… 에바도 널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 그녀의 목소리에는 이상할 만큼 사람을 안심시키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 대화는 천천히 잦아들었다.
  • 그리고 그 자리는 그저 평온하고 따뜻한 침묵이 대신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