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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조심해

  • 다니엘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마치 그녀가 말로 표현하지 않은 무언가를 읽어내려는 사람처럼.
  • "혹시 죄책감 때문에 이러는 거라면…"
  • 그가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조용히 말했다.
  • "그럴 필요 없어."
  • 에바는 잠시 시선을 내렸다가 다시 그를 바라보았다.
  • 그리고 미소 지었다.
  • 따뜻하게.
  • 차분하게.
  • "제가 이러는 건… 제가 원해서예요."
  • 그녀가 부드럽게 대답했다.
  • ---
  • 이틀 후, 다니엘은 병원에서 퇴원했다.
  • 그는 묘한 양가감정을 안고 병원을 떠났다. 한편으로는 모든 일이 끝났다는 안도감, 거의 기쁨에 가까운 감정이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몸을 붙잡고 있는 무력감이 있었다. 그날의 일을 모든 움직임마다 상기시키는 고통이었다.
  • 퇴원하기 전, 램지 박사는 다시 한번 그를 꼼꼼히 진찰했다. 그의 눈빛에는 자신의 지시를 무시하는 것을 결코 좋아하지 않는 사람 특유의 엄격함이 담겨 있었다.
  •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 그가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 "갑작스럽게 움직이지도 말고, 몸을 숙이지도 마십시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상태를 과신하지 마세요."
  • 다니엘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이곳을 떠나 있었다.
  • 그 곁에는 에바가 서 있었다. 그녀는 그의 팔을 조심스럽게 받쳐 주고 있었다. 거의 티 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웠지만, 그가 의지할 수 있을 만큼은 충분히 단단했다. 그녀는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그의 팔을 놓지 않고 의사에게 물었다.
  • "산책은 해도 되나요? 예를 들면… 공원 같은 곳에서요."
  • 의사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 "물론입니다. 신선한 공기는 오히려 필요합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피곤함을 느끼면 바로 쉬어야 합니다. 절대 무리하면 안 됩니다."
  • 에바는 그 말이 마치 자신에게 직접 하는 당부인 것처럼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토마스와 시실리아도 의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모두 함께 출구로 향했다.
  • 다니엘은 병실 밖으로 첫걸음을 내디뎠다. 조심스럽고 느린 걸음이었다. 움직일 때마다 힘이 들었지만, 그는 애써 내색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에바는 그의 곁에 있었다. 그녀의 손은 그의 팔을 놓지 않았다. 그 조용하고도 과하지 않은 배려 속에는 단순한 걱정보다 더 깊은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 다니엘도 그것을 느꼈다.
  • 그리고 마음속 깊이 새겨 두었다.
  • "이사벨은 어디 있어요?"
  • 그가 병원 로비에 도착했을 때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 "곧 도착할 거야."
  • 시실리아가 대답했다.
  • 그들은 병원 밖으로 나왔다.
  • 신선한 공기가 얼굴을 스쳤고, 오랜만에 마주한 강한 햇빛에 다니엘은 잠시 눈을 가늘게 떴다. 병원의 무균적이고 조용한 공간에 익숙해진 탓인지, 바깥세상은 지나치게 생생하고 선명하게 느껴졌다.
  • 그때였다.
  • "다니엘!"
  • 목소리가 들렸다.
  • 그는 고개를 들었다.
  • 한 여성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키가 크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생기 넘치는 눈빛과 활기찬 움직임은 금방이라도 달려올 것처럼 보였다.
  • 그리고 실제로 그녀는 뛰기 시작했다.
  • 하지만 시실리아가 재빨리 손을 들어 그녀를 막았다.
  • "이사벨, 조심해!"
  • 이사벨은 순간 멈칫했다. 정신을 차린 듯 속도를 늦춘 그녀는 이번에는 훨씬 조심스럽게 다니엘에게 다가왔다. 그녀의 몸짓에는 평소와는 다른 부드러움과 조심스러움이 배어 있었다.
  • 그녀는 다니엘을 끌어안았다. 그를 아프게 하지 않으려 애쓰면서도, 잠시 동안은 꼭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처럼 힘을 주어 안았다.
  • "정말 많이 걱정했어…"
  • 그녀가 낮게 속삭였다.
  • 다니엘은 가볍게 미소 지었다. 가슴 한편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며.
  • "와줘서 고마워."
  • 이사벨은 몸을 떼고 그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마치 눈앞에 있는 사람이 정말 살아 있는 다니엘인지, 환상이 아닌지 직접 확인하고 싶은 사람처럼.
  • 그리고 나서야 그녀의 시선이 옆으로 향했다.
  • 에바였다.
  • 그녀의 눈에 순간적인 놀라움이 스쳤다. 한쪽 눈썹이 살짝 올라갔고,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 "혹시… 네 여자친구야?"
  • 그녀가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 에바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고, 다니엘을 바라보았다.
  • 다니엘 역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 짧은 순간, 두 사람 사이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머물렀다. 따뜻하고, 연약하며,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감정이었다. 그들은 여전히 친구였다. 하지만 익숙한 관계의 경계 너머 어딘가에서는, 두 사람 모두 느끼고 있으면서도 감히 입 밖에 내지 못하는 감정이 이미 조용히 싹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