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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현실 사이의 사랑

꿈과 현실 사이의 사랑

Yanika Lero

Last update: 1970-01-01

제1화 에바

  • 다니엘은 양손에 든 장바구니를 고쳐 잡으며 가게를 나섰다. 저녁은 부드러운 장막처럼 내려앉아 있었고, 마트 앞 주차장은 거의 비어 있었다. 그는 평범하고 조용한 저녁과 작별 인사를 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날카로운 여성의 비명이 정적을 갈라놓았다.
  • 그는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았다.
  • 조금 떨어진 곳, 한 차량 옆에 젊은 여성이 서 있었다. 그녀의 어깨는 떨리고 있었고, 눈은 공포로 크게 떠져 있었다. 몸짓 하나하나에 두려움이 배어 있었다. 그녀의 앞에는 젊은 남자가 자동차 문에 기대어 서 있었다. 마치 이 거리 전체가 자신의 것인 양 뻔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 "전 당신한테 관심 없어요."
  • 여자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고집이 담겨 있었다.
  • "절 내버려 두세요."
  • 남자는 코웃음을 쳤다. 가볍고도 역겨울 만큼 오만한 웃음이었다.
  • "에이, 아가씨. 왜 이렇게 차가워?"
  • 그가 한 걸음 다가서며 말했다.
  • "차에 타. 후회 안 할 거야."
  • 그는 그녀의 손을 잡으려 했다.
  • 다니엘은 천천히 장바구니를 아스팔트 위에 내려놓았다. 그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고, 입술은 가늘게 다물어졌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그러나 흔들림 없는 결의와 함께 그들에게 다가갔다.
  • "만지지 마!"
  • 여자가 비명을 질렀다.
  • "이 더러운 자식!"
  • 남자가 손을 휘둘렀지만, 그의 주먹은 허공만 갈랐다. 다음 순간, 그는 이미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내동댕이쳐져 다니엘에게 제압당한 상태였다.
  • "이분은 당신과 어디에도 가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 다니엘이 조용하지만 얼음처럼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 남자는 고통에 신음하며 몸을 비틀었다.
  • "놔줘! 알았어, 알았다고!"
  • 그는 간신히 몸을 일으키며 쉰 목소리로 외쳤다.
  • 다니엘은 천천히 그를 놓아주었다. 남자는 벌떡 일어나 차로 달려갔다. 증오가 가득한 눈빛을 한 번 던진 뒤 운전석에 올라타 소리쳤다.
  • "너, 후회하게 될 거야!"
  • 엔진이 거칠게 울부짖었고, 자동차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남겨진 것은 공허함과 희미한 배기가스 냄새뿐이었다.
  • 다니엘은 여자를 돌아보았다.
  • "괜찮으십니까?"
  • 그의 목소리는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 거의 조심스러울 정도였다.
  • 그녀는 눈물을 겨우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집까지 데려다드리겠습니다."
  • "저는… 집이 바로 근처예요."
  •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았다.
  • "그럼 같이 가드리죠."
  • 그는 그렇게 말했다.
  •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걸었다. 텅 빈 저녁 거리에서는 그들의 발소리만이 유난히 크게 울렸다.
  • "이름이 어떻게 되십니까?"
  • 한참 뒤 다니엘이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재촉하는 기색이 없었다.
  • "에바…"
  • 그녀는 거의 속삭이듯 대답했다.
  • 다니엘은 그녀가 아직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 아파트 입구 앞에서 에바가 멈춰 섰다.
  • "여기가 제 집이에요."
  • 다니엘은 옅게 미소 지으며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 "몸조심하세요."
  • 그가 돌아서려던 순간, 아주 작고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 "감사해요…"
  • 그는 뒤돌아보았다. 하지만 에바는 이미 문 안으로 사라진 뒤였다. 그녀가 안전하게 들어간 것을 확인한 그는 다시 텅 빈 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 그 순간, 강한 충격이 그의 숨을 앗아갔다.
  • 머릿속에서 고통이 폭발했고, 세상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다니엘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 흐릿해져 가는 의식 속에서 그는 세 명의 남자를 보았다. 폭행은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 "그만해!"
  •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 "헨리가 죽이라고 한 게 아니야. 그냥 병원 신세만 지게 하랬다고."
  • 헨리…
  • 어둠이 그의 의식을 완전히 삼켜 버렸다.
  • ---
  • 의식은 짙은 안개를 헤치듯 천천히 돌아왔다.
  • 온몸은 둔하고 퍼져 나가는 통증으로 반응했다.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마치 자신의 몸이 아닌 것처럼 무거웠다.
  • 그는 힘겹게 눈을 떴다.
  • 처음에는 흐릿한 빛만 보였다. 그다음에는 사람의 실루엣. 그리고 몇 초 뒤, 마침내 그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다.
  • 에바였다.
  • "다행이에요… 살아 계셨어요…"
  • 그녀가 숨을 내쉬었다. 안도감과 공포가 뒤섞인 목소리였다.
  • "구급차가 오고 있어요. 제발 움직이지 마세요. 골절일 수도 있어요."
  • 다니엘은 말을 할 수 없어 고개만 겨우 끄덕였다.
  • 에바는 떨리는 손으로 그에게 조금 더 몸을 기울였다.
  • "다 제 때문이에요…"
  • 그녀가 거의 절망에 가까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 "그 사람… 아마 누군가에게 돈을 줬을 거예요… 복수하려고…"
  • 그 순간,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가 정적을 찢어놓았다. 헤드라이트 불빛이 번쩍였고, 사람들의 목소리와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 세상이 다시 흐려지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손이 조심스럽지만 신속하게 그를 들것 위에 옮겼다. 통증이 다시 온몸을 휘감았고, 그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 "조심하세요…"
  • 어딘가 가까운 곳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