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 “사장님. 연락됐습니다. 방금 전화해서 이태민 아내는 바로 오라고 했습니다. 날 밝기 전에는 도착한다고 합니다.”
- 김지훈은 눈에 띄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온몸의 힘이 빠진 사람처럼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 “좋아. 그러면 아내가 오면 바로 3층 응접실로 데려와. 작업장 쪽은 절대 지나가게 하지 말고, 괜한 소동 벌어지면 안 되니까.”
-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막 말을 꺼내려던 순간, 이서준이 마치 속을 꿰뚫어 보려는 사람처럼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는 태연한 척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리고 내 곁을 지나치며 불쑥 낮게 말했다.
- “일 처리하나는 빠르네요?”
- 순간 속이 뒤틀리는 기분이 들었지만 나는 애써 표정을 유지했다.
- “안 급할 수가 있나요? 지금 공장에서 사람이 죽었어요. 이 과장님 말투 보니까 제가 이런 일은 감당 못 할 것 같아서 직접 나서고 싶단 얘기인가요?”
- 이서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나가버렸다. 더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 그 뒤로 몇 시간 동안 나는 속이 타들어 가는 기분으로 시간을 버텼다.
- 그리고 마침내. 아침 8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복순이 공장에 나타났다.
- 머리는 헝클어졌고 걸음걸이도 휘청거렸다. 어디서 구했는지 촌스러운 작업복까지 걸친 채였다.
- 눈은 새빨갛게 충혈돼 있었고 넋이 나간 사람처럼 공장 안으로 들어왔다. 잠시 후, 사무실 안까지 그녀가 악쓰며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 “태민아, 니가 왜 이렇게 갑자기 가버려! 네가 죽으면 나는 어떡하라고!”
- 나는 속으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분위기도, 복순의 연기도 내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 김지훈은 이미 초조함에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복순이 아직 공장 입구 쪽에 있을 때부터 그는 경비에게 전화를 걸어 사람을 바로 안쪽 회의실로 안내하라고 지시했다.
- 회의실 안에는 김지훈과 복순,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이서준까지 자리하고 있었다.
-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런 사고는 저희도 바라지 않았어요.”
- 김지훈은 억지로 표정을 가다듬은 채 복순에게 말했다.
- “이태민 씨 일은 저희도 정말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번 일은 공장 관리에도 분명 문제가 있었어요. 그 책임, 저희가 피하지 않겠습니다. 보상도 최대한 해드릴 생각입니다.”
- 복순이 번쩍 고개를 들었다. 울면서 비벼댄 탓인지 두 눈은 새빨갛게 부어 있었다. 그녀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악을 쓰듯 소리쳤다.
- “보상? 사람이 죽었는데 무슨 보상이야? 사람 다시 살려낼 수 있어? 멀쩡히 집 나간 사람이 지금 죽었다고 하잖아! 나 경찰에 신고할 거야! 너희가 태민이를 죽인 거잖아! 너희가 사람 죽인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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