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 새벽 한 시를 조금 넘겼을 때, 휴대폰 벨소리에 잠이 확 깼다.
- 흐릿한 정신으로 화면을 확인하자, 미친 듯이 진동하는 화면 위로 사장 김지훈의 이름이 떠 있었다.
- 나는 잠시 멍해졌다. 그를 마지막으로 본 건 두 달 전이었다. 평소 그는 도박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고, 공장에도 좀처럼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그런데 왜 하필 이 시간에 전화를 걸어온 걸까?
-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등골을 타고 내려왔다.
- 나는 급히 침대에서 내려와 전화를 받았다. 김지훈의 목소리는 몹시 불안정했다. 분노와 공포가 뒤섞인 채, 그는 전화기 너머로 고함을 질렀다.
- “송지욱! 사람 뽑으랬더니 너는 대체 무슨 멍청이들을 데려왔냐!”
- “그 이태민이라는 놈, 야간 근무 때 규정 안 지키고 기계 만지다가 혼합기에 말려 들어갔어!”
- “찾아냈을 땐 이미 다 갈려 있었다고!”
- 거친 숨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새어 나왔다.
- 나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힘이 풀린 몸을 겨우 벽에 기댔다.
- 큰일 났다.
- 이태민. 그 이름은 애초에 내가 만들어낸 가짜였다. 존재하지 않는 직원이 어떻게 출근을 하고, 또 어떻게 혼합기 안에서 죽는단 말인가?
- 머릿속이 순식간에 엉망으로 뒤엉켰다.
- 전화기 너머에서 김지훈은 여전히 고함치고 있었다.
- “송지욱! 말해! 당장 답을 내놔!”
- “뭘 하고 있든 당장 공장으로 와!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일은 공장에 영향 가면 안 돼!”
- 전화가 끊기자 손끝이 차갑게 식었다. 얼굴에서는 핏기가 사라졌고 속이 뒤틀렸다.
- 머릿속에서는 한 가지 생각만 계속 맴돌았다.
- 이태민이라는 사람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럼 대체 누가 기계에서 죽은 걸까?
- 나는 반드시 이 비밀을 지켜야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새어나가서는 안 된다.
- 이태민이라는 직원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내가 급여를 빼돌려 왔다는 것도 전부 밝혀질 것이다.
- 그러면 아내의 치료비도 끝이고, 나도 업무상 횡령죄를 피할 수 없게 된다.
- 그렇다면 위험이 아무리 크더라도, 이를 악물고 끝까지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부디 이번만큼은 무사히 넘어가길 바랄 뿐이었다.
- “네, 사장님.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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