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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 조 실장이 들어와서 차우진을 보았다.
  • "이번 한 번만 눈감아 주면, 네 사채 빚 우리가 대신 갚아 주지."
  • "아니면 네 어머니, 지금 당장 병실에서 쫓겨날 거다. 너도 어머니랑 같이 길바닥에 나앉는 수밖에."
  • "우리가 그 정도 힘은 충분히 있다는 거, 너도 잘 알 텐데!"
  • 차우진은 몸을 흠칫하더니, 망설이는 눈으로 나를 두어 번 쳐다보고는 결국 빠르게 나가 버렸다.
  • 서태준이 바로 수하들에게 나를 이동식 침대로 옮기라고 지시하고, 내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 "됐어, 지안아. 그냥 계속 자라."
  • "또 말 안 들으면, 약을 더 세게 쓰는 수밖에 없거든……"
  • 차가운 약물이 다시 온몸으로 퍼졌다. 절망이 파도처럼 들이닥쳐 나를 집어삼켰다.
  • 그는 수하들에게 카트를 밀라고 지시하고 문 쪽으로 향했다.
  • 너무 급하게 나가려다 카트 모서리가 문틀에 세게 부딪혔다.
  • 쾅!
  • 내 머리가 관성에 밀리며 보호 난간에 세게 부딪혔다.
  • 뼛속을 찌르는 고통이 번개처럼 치고 지나갔다.
  • '아……'
  • 나는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 그런데도 서태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밀라고 손짓했다.
  • 하지만 그 통증 덕분에 정신이 훨씬 또렷해졌다.
  • 서태준이 보지 못하는 사이, 나는 손가락으로 수액 관을 꽉 쥐어 막았다.
  • 차가운 약물의 흐름이 드디어 멈췄다……
  • 이제 막 저택 대문을 나서려는 순간, 차우진이 불쑥 우리 앞을 가로막았다.
  • 그가 라벨 종이 한 조각을 번쩍 치켜들었다.
  • "쓰레기통에서 방금 주운 거다. 이 약, 임상 승인 받은 약이 아니야!"
  • "성분도 확인했어. 내 짐작이 맞았어. 넌 진짜 약으로 친동생을 가두고 있는 거야!"
  • 그 말을 듣자마자 서태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 그가 미처 대응하기도 전에, 차우진이 자기 가슴 주머니를 가리켰다.
  • "네가 기어이 지안 씨를 데려가겠다면, 지금 당장 조직원들 전부에게 이 음성을 들려줄 거다. 보스가 친동생을 어떻게 다루는지."
  • 주머니 밖으로 만년필 끝이 살짝 삐져나와 있었다.
  •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녹음펜이야. 클라우드에 바로 올라가고 있지."
  • 옆에 있던 조 실장이 비웃듯 코웃음을 치더니, 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차우진에게 내밀었다.
  • 병실에 누워 있는 그의 어머니 사진이었다.
  • "내가 전화 한 통만 하면 네 어머니 인공호흡기 전원, 바로 꺼진다. 진짜 다 같이 죽자는 거냐?"
  • 조 실장의 말이 칼끝처럼 차우진의 목을 겨눴다.
  • 라벨을 들고 있던 그의 손에 힘이 풀리며 툭 내려갔다.
  • 그는 나를 돕고 싶어 했다. 하지만 현실이 산처럼 짓눌러 와 숨이 턱 막혔다.
  • "살려 줘…… 나 좀……"
  • 내 목소리가 그의 등 뒤에서 새어 나왔다.
  • 현장에 있던 모두가 동시에 놀라 고개를 홱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