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남편을 버리고 황녀로 복귀한다
puff
Last update: 1970-01-01
제1화
- 결혼 7주년 기념일. 남편은 사무실 소파에서 마치 내 영혼까지 집어삼킬 듯 집요하게 매달렸다. 본능적인 욕망으로 나를 몰아붙이며 탐닉하던 그 뜨거웠던 시간들. 7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만큼 그는 내 몸 구석구석을 탐하며 갈구했다.
- 그러나 그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 반쯤 열린 문 너머로 들려온 남편과 비서의 대화는 나를 나락으로 밀어 넣었다.
- “한서희는 이제 물려. 당신처럼 탱탱하고 생기 있지도.”
- “그냥 의심받기 싫어서 맞춰준 것뿐이야. 걱정 마. 어차피 집구석에만 박혀 있는 안사람
- 일 뿐인데, 감히 나한테 기어오르기라도 하겠어? 지가 그래 봤자 내 손바닥 안이지.”
- 비참함에 눈을 감았다. 억누르지 못한 눈물이 뺨을 타고 속절없이 흘러내렸다. 철옹성
- 이라 여겼던 우리의 7년이 고작 말 한마디에 모래성처럼 허물어졌다.
- 나를 탐닉하던 그 뜨거운 숨결도, 사랑한다 속삭이던 감미로운 음성도, 결국은 내 배경을 이용하기 위한 가증스러운 연극이었을 뿐. 나는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으로 핸드폰을 들어, 그동안 애써 외면해왔던 번호로 메시지를 보냈다.
- [제가 졌어요, 아버지. 3일 뒤에 복귀할게요. 그날, 차진혁에게 부어줬던 모든 자금을 회수하겠어요.]
- 전송 버튼을 누르자마자 굳게 닫혀 있던 사무실 문이 열렸다. 차진혁의 비서이자 내연녀인 민채린이 승리감에 도취한 눈빛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내 팔에 남은 흔적을 보며 비릿하게 웃더니, 셔츠 깃 사이로 선명하게 남은 붉은 자국을 보란 듯이 드러냈다.
- “어머, 사모님. 방금 대표님이랑 아주 ‘깊숙한’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는데….”
- 가식적으로 입을 가리며 여우처럼 웃는 꼴이 역겨웠다.
- “아차, 제가 깜빡했네요. 사모님처럼 집구석에 박혀서 살림이나 축내는 식충이가 뭘 아시겠어요? 사회생활이라곤 해본 적도 없는 분한테 ‘비즈니스’가 뭔지 설명해 드려 봤자 입만 아프지.”
- 내가 대꾸조차 않자, 민채린은 이내 내 귓가로 바짝 다가와 소름 끼치도록 낮게 속삭였다.
- “방금 들었죠? 당신이랑 있으면 꼭 목석이랑 하는 기분이라 구역질 난대요. 어쩜 그렇게 지루하고 밋밋하냐면서.”
- “아, 그리고 왜 몇 년 동안 아이가 안 생겼는지 알아요? 관계가 끝날 때마다 차진혁 씨가 당신한테 피임약을 먹였거든요. 살림이나 하는 여자 배 빌려서 자식 만들기 싫다면서요.”
- 순간 동공이 거칠게 떨렸다. 나도 모르게 떨리는 손으로 아랫배를 감싸 쥐었다. 결혼 생활 내내 그토록 간절히 아이를 원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소식은 없었다. 그때마다 차진혁은 나를 품에 안고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남편처럼 위로했었다.
- “괜찮아, 서희야. 때가 되면 우리한테도 예쁜 천사가 찾아오겠지.”
- 그러면서 매번 내밀던 따뜻한 우유 한 잔. 정사를 마친 후 단 한 번도 거르지 않았던 그 우유가 머릿속을 스치자 심장이 얼음장처럼 식어버렸다. 나를 생각해서 준 게 아니라, 내 핏줄의 씨를 말리려고 먹인 독이었구나.
- 목적을 달성한 민채린이 비릿하게 웃음을 흘렸다. 뒤에서 발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돌연 들고 있던 뜨거운 커피를 내 팔 위로 쏟아버렸다.
- “아악!”
- 살점이 타들어 가는 듯한 통증이 팔을 덮쳤다. 하지만 민채린은 오히려 제 뺨을 감싸 쥐며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익숙한 향수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내 남편, 차진혁은 비명을 지르는 나를 철저히 외면한 채 쓰러진 민채린을 다급히 부축했다.
- “한서희! 지금 뭐 하는 짓이야?!”
- 민채린의 뺨에 남은 선명한 손바닥 자국을 보며 차진혁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 괴로워했다. 언제 지가 때렸는지 알 수도 없는 저 자국에 남편이라는 작자는 세상이 무너진 표정을 지었다.
- “누가 내 사무실에서 천박하게 손찌검하라고 했어! 당신, 미쳤어?”
- 그의 노골적인 편들기에 가슴이 갈가리 난도질당했다. 붉게 데어버린 팔보다 마음이 수만 배는 더 아려왔다. 민채린은 가증스럽게 차진혁의 옷소매를 붙잡으며 가련한 척 연기를 시작했다.
- “진혁 씨, 사모님 탓하지 마세요…. 다 제가 모자라서 그래요. 사모님 심기를 건드리는 말실수를 하는 바람에 화가 나신 것뿐이에요.….”
- 그 말에 차진혁의 눈빛이 살얼음판처럼 차갑게 변했다.
- “한서희, 당장 채린이한테 무릎 꿇고 사과해.”
- 나는 터져 나오려는 비참함과 분노를 억누르며 그를 똑바로 응시했다.
- “차진혁, 난 저 여자한테 손댄 적 없어. 사무실에 CCTV가 있으니 지금 당장 직접 확인해 봐.”
- 내 당당한 태도에 차진혁이 반신반의하며 마우스로 손을 뻗는 순간, 민채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갑자기 내 발치로 기어 와 무릎을 꿇고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 죄송합니다. 사모님! 제가 다 잘못했어요! 대표님은 하루 종일 일하느라 피곤하신데, 저 같은 것 때문에 CCTV까지 확인하게 하지 마세요. 제발요! 다 제가 부덕한 탓이에요!”
- 말을 마친 그녀는 마치 퓨즈라도 끊긴 듯, 그대로 바닥에 툭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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