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불륜을 생중계했습니다
Anja
Last update: 1970-01-01
제1화
- 신제품 런칭 쇼케이스를 코앞에 둔 시각, 남편의 여비서 강희주가 콧소리 섞인 거친 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 “가슴이 너무 답답한데... 진혁 씨가 좀 봐주면 안 돼요?”
-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두 사람은 VIP 대기실로 쏙 들어가 버렸다. 슬쩍 열린 문틈 사이로 낯 뜨거운 대화가 흘러나왔다.
- “아, 너무 뜨거워요. 녹아내릴 것 같아.”
- “착하지, 조금만 참아. 네 가슴이 워낙 커서 석고가 다 벌어지잖아.”
- 콰당-!
- 머릿속이 웅웅거리며 끊어질 듯한 진동이 일었다. 나는 참지 못하고 문을 발로 걷어찼다.
- 대기실 안, 비서는 상반신을 완전히 드러낸 채 가슴에 번들거리는 바셀린을 잔뜩 바르고 있었다. 그리고 내 남편 서진혁. 그의 두 손은 강희주의 가슴을 움켜쥐고 있었다.
- 나와 눈이 마주친 강희주는 당황하기는커녕 천연덕스럽게 생긋 웃었다.
- “이수진, 갑자기 왜 들어와? 진혁 씨가 아직 본을 다 못 떴단 말이야.”
- 나는 대답 대신 손에 들고 있던 망원 렌즈를 들어 올려 그녀의 가슴팍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 찰칵, 찰칵-!
- “이렇게 열정적인 비하인드 씬을 업계 전체에 공유 안 하면 너무 아쉽잖아, 그치?”
- ......
- 강희주의 얼굴에서 천진난만한 표정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당혹감이 서린 기색이 역력해졌다.
- 하지만 온몸이 석고 속에 박제된 듯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자,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 “진혁 씨! 이거 다 오해예요!”
- 서진혁의 반응은 빨랐다. 그는 잽싸게 몸을 날려 내 카메라를 낚아채려 들었다. 나는 기민하게 한 발 뒤로 물러나며 카메라를 가방 안으로 깊숙이 밀어 넣었다.
- “오해는 무슨 얼어 죽을!”
- “대낮부터 내 눈앞에서 대놓고 불륜을 저질러놓고, 어디서 오해 타령이야?”
- 내 서슬 퍼런 일갈에 복도를 지나던 동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 “서 팀장님, 무슨 일이에요? 웬 소란이래요?”
- 개발팀의 김 과장이 가장 먼저 뛰어 들어왔다. 그는 살벌하게 굳은 내 얼굴을 힐끗 살피더니 은근슬쩍 상황을 수습하려 들었다.
- “에이, 이수진 대리. 이게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오늘 신형 가슴 보형물 발표 날이잖아요. 희주 씨는 지금 팀장님 요청으로 인체공학 테스트 도와주던 중이었다고요.”
- 그러자 주변에 있던 다른 직원들도 기다렸다는 듯 비아냥거렸다.
- “이 대리는 홍보팀이라 개발 쪽이 얼마나 개고생하는지 전혀 모르나 보네.”
- “이번 신제품 샘플링하느라 희주 씨 가슴이 퉁퉁 부었을 정도라던데, 그걸 보고 질투를 해요? 와, 사람 무섭네.”
- 강희주는 그 흐름을 놓치지 않고 눈물을 툭 떨구며 가련한 척을 해댔다.
- “수진아, 미안해... 네가 이렇게까지 불쾌해할 줄은 정말 몰랐어. 난 그냥 회사 일이 급하다고 해서 도와준 것뿐이야. 정말 네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 아니야.”
- 그 가식적인 대사 한마디에 비난의 시선이 전부 나에게로 꽂혔다. 마치 내가 앞뒤 분간도 못 하고 열폭하는 악녀라도 된 분위기였다.
- 저들끼리 북 치고 장구 치며 완벽한 각본을 짜 맞추는 꼴을 보고 있자니, 기가 차서 실소조차 나오지 않았다.
- 도와주는 게 고작 옷까지 벗겨놓는 거였어? 내가 두 걸음만 늦게 들어왔어도 서진혁의 물건이 강희주 몸 안으로 박히고도 남았을 상황이었다.
- 게다가 대체 무슨 대단한 샘플링이길래 대표가 직접 손을 대서 주무르고 있냔 말이다. 저들은 지금 나를 등신 취급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 더는 추잡한 꼴을 보기 싫어 고개를 돌려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하지만 서진혁이 금세 뒤쫓아와 내 손목을 거칠게 낚아챘다.
- “이수진! 희주는 지금 본 뜨느라 화상 입을 뻔했어. 넌 마누라가 돼서 왜 이렇게 배려가 없어?”
- “배려?”
- “당장 사진 지워! 너 신제품 홍보 총괄 본부장 아냐? 회사 이익은 안중에도 없냐고!”
- 그를 보는데 구역질이 목구멍까지 치밀었다. 이 남자 하나 믿고 억대 연봉 자리까지 던진 채 맨바닥에서부터 함께 회사를 일궈왔는데. 고작 돌아온 결과가 불륜녀를 감싸고 도는 꼴이라니.
- 나는 그의 손을 혐오스럽다는 듯 힘껏 뿌리쳤다.
- “회사 이익?”
- “서진혁, 그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지 않아?”
-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 등 뒤로 강희주가 울음을 삼키는 가련한 소리가 들려왔다. 서진혁이 낮게 속삭이며 그녀를 달래는 소리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 “울지 마. 수진이가 원래 좀 속이 좁고 질투가 심하잖아.”
- “진혁 씨, 얼른 가서 달래줘요. 오늘 쇼케이스 진행은 수진이가 해야 하잖아요.”
- “달래긴 뭘 달래!”
- 서진혁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복도를 타고 내 귓가를 날카롭게 찔렀다.
- “내가 오냐오냐해줬더니 버릇이 나빠져서 그래. 혼자 생각할 시간 좀 주면 알아서 기어 나오겠지!”
- 가슴이 얼음물에 담긴 듯 싸늘하게 식어 내렸다. 바람피운 남자 따위, 내 인생에서 삭제하면 그만이다.
- 다만 곱게 보내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혼 서류에 도장 찍기 전에, 네놈이 가진 모든 걸 잃게 만들어 주마.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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