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 그 주먹이 내 얼굴에 꽂혔다. 세고, 정확했다.
- 뒤통수가 벽에 꽝 부딪치고, 눈앞에 별이 번쩍였다. 입안에는 피비린 쇠 맛이 퍼졌다.
- “감히 내 여동생을 건드려? 나 강태준이 가만 안 둬!”
- 키 큰 남자가 내 앞에 섰다. 밝은 갈색 머리에 험악한 인상. 낡고 지저분한 작업복 재킷을 걸친 남자였다.
- 그가 내 멱살을 틀어쥐고, 바닥에서 날 번쩍 들어 올렸다.
- “오늘 당장 서아한테 책임져. 아니면 죽여버린다!”
- 말하려 했지만, 입안에 고인 피 때문에 기침만 쏟아졌다.
- “난 아니—”
- 끝까지 못 말했다. 또 한 대가 날아왔다.
- 이번엔 입꼬리에 꽂혔다. 살이 찢어지는 통증에 온몸이 순간 굳어버렸다.
- 나는 고통에 허리를 숙이고, 두 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피가 한 방울씩 바닥으로 떨어졌다.
- 한서아는 옆에서 엉엉 울어댔다. “책임져! 네가 나 임신시켰잖아. 도망치지 마! 오빠, 그만해!”
- 그녀의 친구들도 달려들었다. 누군가는 내 다리를 걷어찼고, 누군가는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누군가는 가방으로 내 등을 때렸다.
- “쓰레기! 변태!”
- “여자만 괴롭히는 겁쟁이야 뭐야!”
- 그 덩치 큰 남자는 내 가슴팍을 한 번 더 걷어찼다. 나는 뒤로 밀려나 바닥에 쓰러졌다. 등이 바닥에 세게 부딪혔다.
- 그는 내 가슴 위를 발로 짓눌렀다.
- 무겁고. 아팠다.
- 숨이 턱 막혀 답답했다.
- 어떻게 사실 확인도 안 하고 사람부터 때릴 수 있지? 나는 여자다. 내가 어떻게 그녀를 임신시켜?
- 저 배 속 아이 아빠는 대체 누구인데?
- 또 설명하려 입을 떼는데, 한서아가 달려와 내 위에 덮치고 울면서 주먹을 휘둘렀다.
- 그녀의 친구들은 옆에서 꺅꺅 소리질렀다.
- 주변 사람들도 나만 욕했다.
- 아무도 내 말을 듣어주지 않았다.
- 오해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내 목소리는 전부 묻혔다.
- 남자가 다시 쭈그려 앉더니, 내 머리채를 잡아 억지로 들어 올렸다.
- “다시 묻는다. 책임질 거야, 말 거야?”
- 주변에서도 욕설과 비난이 쏟아졌다.
- 시야가 흐려졌다. 왼쪽 눈은 피에 젖어 그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 그 순간 처음으로 진짜 두려움을 느꼈다.
- 감옥이 무서운 게 아니었다.
- 내가 한 짓이 아니다. 조사해도 상관없다.
- 내가 무서운 건, 처음부터 지금까지 아무도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지 않았다는 거였다.
- 그들은 그냥 나쁜 놈 하나만 찾으면 됐다.
- 그리고 마음대로 죄를 씌우면 끝이었다.
- 나는 이를 악물고, 목구멍에서 겨우 한 마디를 짜냈다. “난 아니—”
- 강태준의 주먹이 다시 들렸다.
- 그때, 사람들 뒤쪽에서 누군가 외쳤다.
- “학교 경비팀 왔다! 비켜, 비켜!”
-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칼날처럼 웅성거림을 쫙 갈랐다.
- 강태준의 주먹이 허공에서 멈췄다.
- 한서아의 울음도 잠깐 뚝 끊겼다.
- 주변에 몰려 있던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좌우로 한 발씩 물러섰다.
- 조용해졌다.
-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렸다. 아무도 나를 욕하지도, 때리지도, 내 목소리를 덮지도 않았다.
- 나는 그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 온몸의 힘을 끌어모아 바닥을 짚고 일어났다. 벌어진 틈을 향해 소리쳤다—
- “너희 미쳤어? 나 여자라구!”
- 목소리가 공터에 펑 터졌다.
- 모두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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