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여사친
Cointreau
Last update: 1970-01-01
제1화
- 크리스마스 요트 만찬 파티.
- 내 남편 서도윤은 결혼식을 앞두고 자신의 여사친 차유진과 싱글 파티를 해야 한다며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
- 그들은 침대를 갑판 위로 옮겨 놓았다.
- 나는 사람들 틈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갔다. 주변은 사람들로 가득했고, 그 중심에는 서도윤과 차유진이 있었다.
- 두 사람은 침대 위에서 한바탕 쇼를 벌이고 있었다.
-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서도윤이 차유진의 어깨를 감싸 안은 채 무심하게 말했다.
- “그냥 장난이야. 설마 우리가 진짜로 그럴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 차유진은 일부러 서도윤의 목을 끌어안았다.
- “오늘 밤은 너희 결혼식 전에 미리 예열하는 거라고 생각해. 다들 내기할래? 신랑 신부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이라고 생각하자고!”
-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 “좋지! 오늘 밤 누가 제일 운이 좋은지 한번 보자고. 대신 져도 우리 원망하지 마!”
- 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속에서 말없이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서도윤의 못마땅한 시선은 애써 외면한 채.
- “좋아. 나도 끼지. 너희 게임에 재미 좀 더해 줄게.”
- …
- 내가 막 자리에 앉자 서도윤이 말했다.
- “정서아, 넌 카드도 못 하잖아. 왜 끼어들어? 피곤하면 옆방 가서 쉬어.”
- 나는 침대 위에서 카드 내기를 하려는 사람들을 둘러봤다. 그리고 서도윤의 불쾌한 기색은 무시한 채 미소를 지었다.
- “왜, 나 때문에 너랑 차유진의 베프 놀이 방해받을까 봐? 걱정 마. 나도 그냥 참가만 하는 거야. 딱히 뭘 하진 않을 테니까.”
- 내 말에 가시가 숨어 있다는 걸 눈치챈 듯 서도윤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 “그냥 게임이라니까. 유진이는 나한테 그냥 베프야. 베프 사이에 뭐가 있겠어?”
- 나는 시선을 돌렸다. 입가에 희미한 냉소가 스쳤지만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아마 그는 잊었을 것이다. 그 베프라는 여자 때문에 나를 몇 번이나 외면했는지.
- 사귄 지 1주년이 되던 날에도 나는 저녁상을 가득 차려 놓고 그를 기다렸지만, 차유진이 편두통이 심하다며 전화 한 통을 걸자 그는 나를 두고 약을 사 들고 달려갔다.
- 3년 전 내가 수술 후 합병증으로 입원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폭풍우가 몰아치던 밤에도 그는 차유진이 불면증 때문에 약이 필요하다고 하자 도시 반을 가로질러 차를 몰고 갔다.
-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우리는 십 년을 사랑해 왔고, 이제 결혼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 그런데 결혼식을 앞둔 지금, 차유진이 싱글 파티를 하자고 한마디 하자 서도윤은 거액을 들여 요트 한 척을 마련했다. 심지어 우리가 원래 준비했던 신혼침대까지 갑판 위로 옮겨 놓았다. 오직 차유진이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두 사람은 이미 침대 한가운데 누워 같은 이불을 덮고 있었고 입만 열면 베프 타령이었다.
- 내가 아직 이 배에 타고 있다는 사실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단순한 카드 게임 정도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 나는 사람들 곁에 서서 구겨진 이불 아래 옷차림이 흐트러진 두 사람을 바라봤다.
- 차유진의 팬티는 이미 내기에 걸렸다가 넘어가 침대 구석에 던져져 있었다.
- 옆에서는 서도윤의 친구 몇 명이 차유진의 팬티 냄새를 맡으며 떠들어댔다.
- “서도윤, 안 되냐? 이렇게 오래 놀았는데 아직도 못 넣었어?”
- “야, 기술 지원 필요하면 말해. 네가 못 하겠으면 내가 대신해 줄까?”
- “결혼 전 마지막 밤에 여사친이랑 이런 추억도 만들고, 서도윤 너 진짜 즐길 줄 안다.”
- 내가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오자 몇 사람은 곧바로 입을 다물고 어색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 “어... 서아 왔네. 오해하지 마. 도윤이랑 유진이는 그냥 장난친 거야.”
- 그제야 서도윤은 황급히 차유진에게서 몸을 떼어 냈다.
- 두 사람은 이미 옷차림이 흐트러져 있었고 얼굴도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 저 이불 아래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고?
- 누가 그 말을 믿을까.
- 가슴 깊은 곳의 통증을 억누르며 나는 말없이 손가락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빼냈다.
- “이 반지 주문 제작한 거야. 판돈으로 걸기엔 충분하겠지? 자, 패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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