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책임져
#연하남# “이름이 뭐예요?”권지안은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는 남자의 질문을 듣게 되었다.
곱슬거리는 흑발을 지나 검게 반짝이는 눈동자, 그때 백화점에서도 그녀는 그런 남자의 두 눈에 끌렸었다.
“나랑 나갈래요?”
붐비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그녀는 그에게로 다가가 물었다.
그리고 남자는 귀신에 홀리기라도 한 듯 그녀를 따라 호텔 스위트룸으로 향했다.
샤워, 그리고 이어진 광란의 밤.
“그쪽, 이름이 뭐예요?”
남자가 세 번째로 그녀의 이름을 묻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피식 웃으며 답이 되지 않는 답을 뱉었다.
“어제 생일이었어요.”
남자는 당황한 듯, 횡설수설했다.
“전 주서온이라고 해요. 올해 24살이고요. 저…”
권지안은 또다시 실소를 터뜨리며 매혹적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당신이 내 생일 선물이었어요.”
충동과 욕망으로 얼룩진 그녀의 스물아홉 생일.
하지만 그녀가 직접 택한 생일 선물에는 이름이 붙을 필요 따위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