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다정함엔 내가 없었다
"8년 동안 남편이 추모했던 '전우'가, 사실은 그의 '첫사랑'이었다."
결혼기념일, 남편의 SNS 프로필이 '3일 공개'로 제한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 동료의 아내가 남긴 우연한 댓글 하나.
[준우 씨, 또 그 '첫사랑' 보러 갔나 보네? 8년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정말 지극정성이다.]
머릿속이 멍해졌다.
첫사랑? 남편은 내게 매년 오늘, 목숨을 걸고 자신을 구했던 전우를 추모하러 간다고 했었다.
'목숨을 구해준 은혜는 평생 갚아도 모자라.' 지난 8년간 내가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던 그 말.
나를 향한 다정한 미소 뒤에 숨겨진 소름 돋는 기만.
내 남편의 지고지순한 순애보 속 주인공은, 처음부터 내가 아니었다.
나는 그저 '첫사랑'의 그림자에 가려진 가엾은 대역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