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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다정함엔 내가 없었다
by xiaojiuyue
현대로맨스"8년 동안 남편이 추모했던 '전우'가, 사실은 그의 '첫사랑'이었다." 결혼기념일, 남편의 SNS 프로필이 '3일 공개'로 제한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 동료의 아내가 남긴 우연한 댓글 하나. [준우 씨, 또 그 '첫사랑' 보러 갔나 보네? 8년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정말 지극정성이다.] 머릿속이 멍해졌다. 첫사랑? 남편은 내게 매년 오늘, 목숨을 걸고 자신을 구했던 전우를 추모하러 간다고 했었다. '목숨을 구해준 은혜는 평생 갚아도 모자라.' 지난 8년간 내가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던 그 말. 나를 향한 다정한 미소 뒤에 숨겨진 소름 돋는 기만. 내 남편의 지고지순한 순애보 속 주인공은, 처음부터 내가 아니었다. 나는 그저 '첫사랑'의 그림자에 가려진 가엾은 대역일 뿐이었다.
시체의 미소
by Mr.C
범죄나는 지금까지 천삼백 구가 넘는 시신을 태웠다. 그런데 오늘, 그 시신이 화장로 문 앞에서 눈을 뜨는 걸 봤다니… 화장장의 조작원으로 살아온 여덟 해 동안, 수많은 기괴한 광경을 겪었다. 시신이 갑자기 움찔거리고, 화장로에서 폭발음이 울리고, 눈물로 흐느끼던 유족이 실신하는 모습까지 말이다. 하지만 죽은 사람이 눈을 뜨는 건 단 한 번도 없었다. 더 소름 끼친 건, 그가 나를 노려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는 사실이다. 경련이 아니라‘네가 올 줄 알았어' 하는 듯한, 의도가 담긴 미소였다. 나는 놀란 나머지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서며 작업용 공구 카트를 통째로 엎었다. 고개를 다시 들었을 때 화장로 문은 이미 닫히고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관찰창 너머로, 그는 불길 속에서 몸부림치며 뒤틀리고 있었다. 마치 끓는 기름 속에 갇힌 생선처럼 파닥거리며 뒤집혔다. 그가 정말 살아 있었는지 나조차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그의 화장 서류를 내가 조작했다는 것이다. 그의 신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자리를 대신 채우기 위해서였다.
메아리
by Mr.C
범죄나는 줄곧 남들의 비밀을 엿들어 왔다. 지금까지 벌써 천이백 명은 넘게 들었지.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오늘 내가 들은 건 비밀이 아니라 죽음이었다. 나는 춘천시 물환경공단 소속 수문 관측원이다. 근무지는 소양강댐 하류 3킬로미터 지점의 수문 관측소. 매일 수위, 유속, 탁도를 기록하고, 15년째 쓰는 수중 소나 배열을 관리한다. 그 소나는 원래 물고기 회유를 관측하려고 깔아둔 거다. 근데 3년 전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한 뒤로, 다른 걸 잡아내기 시작했다. 사람의 목소리. 그런데 말소리가 아니다. 사람 몸이 물에 잠기고 나서, 성대가 마지막으로 한 번 떨며 내는 그 소리. 먹먹하고, 짧고, 마치 진흙탕에 돌멩이를 툭 던진 것처럼 울려 퍼지고 사라진다. 혹은 살려달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있는데, 거친 강물이 목구멍으로 쏙 들어와 모든 음절을 으깨버리고, 결국 딱 하나의 주파수만 남는다. 400에서 600헤르츠 사이, 0.3에서 0.8초 이어지다가 0으로 떨어진다. 난 그게 뭔지 안다. 천이백 번은 넘게 들었거든. 상류에서 시신이 떠내려와 소나 배열 구간을 지날 때마다, 시스템은 물속의 이상 진동을 자동으로 감지해서 음향 지문 파일 하나를 남긴다. 3년 동안 이 강은 평균 하루에 한 구 꼴로 시신을 내려보냈다. 스스로 뛰어든 사람, 익사자, 던져진 사람, 그리고 영원히 신원조차 확인 못 하는 이들까지. 나는 전부 번호를 매겨 하드에 저장했다. 하지만 신고는 한 번도 안 했다. 내가 냉혈이라서가 아니다. 내 손에 있는 이 녹음 파일들이 돈이 되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기억 속, 두 남자의 그림자
by wulan
다크로맨스내 남편 이선우는 나를 정말 사랑하는데...그에게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기억을 잃어버려서 그래. 이선우 말로는, 내가 실수로 계단에서 떨어져서 뇌를 다쳤대. 그는 억만장자야. 호화 저택도, 예쁜 여자도 넘쳐나는데 날 속일 이유가 없다. 그는 매일 밤 나를 꽉 껴안고 새벽까지 미친 듯이 달려들고 있다. 그런데 내가 섹시한 옷을 입고 이선우에게 깜짝 선물을 하려던 순간, 누군가 몰래 들어왔다. 그 남자가 내 몸을 만지며 속삭였다. “내가 네 남자친구야, 이선우는 완전 사기꾼이야!”
완벽한 아내의 반격
by Astraea
다크로맨스서울 강남 상류사회에서 다 아는 얘기다. 강주혁은 여자의 순결에 집착하는 독특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 그를 위해 엄선된 소녀들은 모두 내가, 그의 아내가 직접 골라내고 가르친다. 나는 반드시 그녀들이 순결을 지키며 세상 물정 모르는 채, 그의 취향에 완벽히 맞도록 길러낸다. 조건에 맞지 않으면 후한 보상과 함께 조용히 보내버린다. 언론은 나를 ‘완벽한 아내’ 라고 부른다. 누군가 그에게 묻는다면, 강주혁은 피식 웃으며 새로 데려온 ‘작은 비둘기’ 를 끌어안고 이렇게 말한다. “정략결혼일 뿐이야. 그래도 그녀는 자기 위치를 잘 알고 있어.” 이젠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가 나를 위해 남산타워 불을 아흔아홉 번이나 켰던 그 순간을. “윤서연, 나의 유일한 사랑.” 그래서 강주혁이 임신한 스파 센터 직원을 집에 데려왔을 때, 그의 친구들은 내기까지 했다. 내가 애 낳을 때까지 그 여자 직접 돌봐줄 거라고. 그들은 내가 이미 이혼 서류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내가 강 씨에 진 빚을 모두 갚았다. 이제는 떠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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