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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머리를 써야지, 힘으로 해서는 안 된다

  • 요리가 모두 나오자 그녀는 정교한 찻잔을 들고 말했다.
  • "최 대표님,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 사모님의 건강과 모든 일도 잘 풀리시길 기원합니다!”
  • 그녀가 사모님을 언급한 것은 최시환에게 유정이라는 큰 압박을 가하려 했던 것이었다.
  • 그런데 최시환이 어디 압박을 받을 사람인가?
  • 표면적으로 그는 전반적인 정세를 돌볼 줄 알지면 위로는 정책이 있고 아래로는 대책이 있으니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그만이었다.
  • “감사합니다. 저희 어머니 건강은 항상 좋으니 괜찮은데 모든 일이 다 잘 풀릴지는 저도 말 못 하겠네요!”
  • 그는 말하면서 한쪽으로 정율의 손을 잡아 살짝 들면서 도발하듯이 두 여인 사이에 전쟁의 불씨를 지폈다.
  • 정율은 웃고 있지만 웃는 게 아니었고 속으로는 이 분위기를 풀어나가고 싶어 했다.
  • 이 여자와 여자가 왜 굳이 싸우냐 말이다.
  • 남자는 먹잇감이 아니라 맹수인데!
  • 허안안은 최시환을 얻고 싶어 한다.
  • 이 남자는 피부도 좋고 몸도 바르고 등 뒤에는 어마어마한 재력도 있고 정말 사람을 유혹하는 보석 같은 남자였다.
  • 그래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애썼고 끊임없이 차와 반찬을 권하며 정율을 투명인간 취급했다.
  • 분위기가 너무 민망했다.
  • 정율은 아예 이야기에 끼어 들수 없었고 최시환은 자꾸 그녀에게 금술 좋은 연기를 하였고 자꾸 반응을 하라고 눈치를 주었다.
  • 어쩔 수 없이 정율은 최시환을 깊게 쳐다보고는 주동적으로 술잔을 들어 담담하게 얘기했다.
  • “허 비제이님,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 당신이 저의 시환 오빠를 이렇게나 존경해 주니 말입니다.”
  • ‘이 여자 용기가 대단하네! 배포가 더 넓네!’
  • 최시환은 몸을 돌려 칭찬의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격려했다.
  • “음. 역시 내 여자친구야.”
  • 그도 대단한 것이 자신의 여자친구를 칭찬하는 동시에 자신도 끌어올렸으니!
  • 원래 허안안은 정율을 무시하고 말을 섞지 않으려 했으나 지금 그녀의 이 승부에 가만히 있으면 안 되였다.
  • 그리고 저 둘이 서로 그윽하게 바라보는 모습을 보니 속이 괜찮을 수가 없었고 부글부글 화가 치밀려 올라왔다.
  • 눈빛을 보아하니 화를 뿜을 것 같았지만 이런 애송이 때문에 떨어져 나갈 여자가 아니었다.
  • “좋죠! 최 대표님의 매력이 이렇게나 어린 동생 마음까지 빼앗아 놓았으니 저도 기쁩니다. 오늘 취할 때까지 마십시다!”
  • 허안안 말하면서 그녀 앞의 잔을 들어 정율에게 눈치를 주면서 평정심을 유지한 채 말했다.
  • “건배! 바쁜 저 대신 최 대표님을 보살펴줘서 고마워요.”
  • 뒤에 한마디를 했을 때, 그녀는 이미 완전히 높은 여주인의 자태였다!
  • 자신에 찬 눈빛으로 정율을 뚫어져라 보았다.
  • 그렇지만 그녀도 생각이 있었다.
  • 몸을 돌려 부드러운 눈빛으로 최시환을 보면서 유약하게 말했다.
  • “최 대표님, 걱정 마세요. 저는 신세대 여성이랍니다. 독립적이고 온화하면서도 대범하다고요.”
  •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잔을 입에 갖다 대고는 한 입에 다 마셨다.
  • 호방하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았다.
  • 남자의 공력만 꺾었다면 정율은 정말 한탄했을 것이다!
  • 하물며 그녀는 원래 어떻게 할 생각도 없이 단지 허안안이 어려움을 알고 물러나기만 바랬을 뿐인데!
  • 오히려 더욱 용감하게 싸울 줄 누가 알았겠는가!
  • 허안안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
  • 정율은 어느 방면으로든지 그녀보다 조건이 좋지 못했다.
  • 그러나 어찌 됐든 간에 정율은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다.
  • 그녀는 가슴을 쭉 펴고 최대한 평온하게 말했다.
  • “모든 것은 실제 행동으로 증명해야죠! 건배!”
  • 그러고는 목을 들어 술을 들이켰다.
  • 주량으로 말하자면 정율은 자신이 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그녀의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두세 병의 와인을 마셔도 끄떡없었다.
  • 그러나 시간이 많이 흘렀고 그녀도 오랫동안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그 실력이 어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두 여자가 남자 한 명 때문에 술 겨루기를 하다니 참 미칠 노릇이지!
  • 최시환은 정율을 자꾸 보면서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고 눈치 주었고 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귀띔했다.
  • “머리를 써야지 힘으로 하려 하지 말고!”
  • 만약 지혜로 해결될 일이었다면 누가 힘을 쓰려고 하겠는가!
  • 지금 그녀도 다른 방법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 원래 사람을 놀라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자신이 그 구덩이에 빠지게 생겼으니!
  • 잠시 후 몇 잔의 술을 마신 후 정율은 자신이 어딘가 불편하다는 것을 느끼고 조금 다급해났다.
  • 계속 마시지 않으면 창피해질 것 같았다.
  • 술을 붓는 틈을 타 그녀는 일어서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 “시환 오빠, 저 손 씻으러 다녀올게요.”
  • 그러고는 바깥쪽으로 몸을 돌려 걸어갔다.
  • 아무튼 허안안이 계속 자신을 무시하니 똑같은 방식으로 그녀도 허안안을 무시하려 했다.
  • 가짜로 하려 할 때 오히려 더 진짜 같아 보였다.
  • 그녀의 방금 시환 오빠라는 소리는 이미 아까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불렸다.
  • 마치 그가 정말 그녀의 오빠인 것 같았다.
  • 허안안은 그녀가 나가기를 바랐다.
  • 분명 두 사람의 맞선자리였는데 정율이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것이 제일 좋은 상황이었다.
  • 당연히 허안안도 속에 계략이 있었다.
  • “최 대표님, 자, 한잔 올리겠습니다. 당신의 사업이 순조롭고 매력이 넘쳐나고 만사가 잘 풀리기를 기원합니다!”
  • 유명한 인기 비제이로서 표면적인 입에 발린 말은 자연스럽게 입 밖으로 나왔다.
  • 최시환은 귀찮아하는 표정을 보였다.
  • 그더러 시간을 여기에 허비하라는 것인가?
  • 그녀에게 압박을 가해야 할 것 같았다.
  • 그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답하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의 앞에서 있는 여자를 쳐다보았다.
  • 그러나 허안안은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수법으로 계속 몰아붙였다.
  • 정율은 화장실에 간 후 사람일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윤하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하려 했다.
  • 그녀의 애원에 전화는 두 번 울리더니 윤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정율 폐하, 궁에 돌아오려고 그러십니까? 저와 꼬물이가 침소에서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 윤하는 정말 낙관적인 사람이다.
  • 그녀의 좌우명은 ‘ 삶이 원래 쓴 것이다, 그래서 고생 속에서 낙을 찾아야 한다.”
  • 그녀가 계속 말하기 전에 정율은 그녀의 말을 끊고 말했다.
  • “빨리 와서 도와줘, 버티기 힘들어!”
  • 그러고는 간단하게 자신이 지금 처한 상황을 설명하였다.
  • 그녀의 말을 들은 윤하는 조금 원망이 섞인 말투로 말했다.
  • “너 말이야, 약을 잘 못 먹은 거 아니야? 지능 지수가 급락한 것 같아! 어떻게 주량 대결을 해? 네가 진짜 그의 여자친구니까 손에 칼을 쥐고 있는 건 너라고! 그걸로 사람을 이겨 먹어야지!”
  • 그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 “알았어. 네 말이 맞아. 근데 나 어떻게 해야 하지?”
  • 지금 정율은 조금 머리가 복잡했고 머리가 녹이 썼는지 어디에 두들겨 맞은 것 마냥 잘 돌아가지 않았다.
  • 그녀가 아직 금방 학교에서 졸업을 했으니 아직 접해본 일들이 적어서 이러는 것이 이해가 될 수 있었다.